서평 단신

2011-09-08     편집부

<노 머니 노 하니> 세바스티앵 루

타이의 섹스관광 경제에 대해 다룬 책이다. 사실, 타이의 섹스관광 연구는 부유한 국가 출신의 젊은 백인 남성 연구자에게는 접근하기 힘든 분야다. 하지만 사회학자인 저자는 이런 한계를 극복한다. 저자는 방콕 최대 유흥가인 팟퐁을 오랫동안 조사했다. 저자에 따르면, 타이에서는 섹스관광이 단순히 섹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금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훨씬 복잡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가령 현금 대신 선물, 식사, 결혼 형식으로도 지불되고 있다. 이런 구조로 타이 성매매 여성들은 금전적·사회적으로 남성에게 의존하게 되고, 섹스산업은 계속 존속하게 된다. 팟퐁에서 일하는 일부 성매매 여성은 ‘고객’을 애인이나 남자친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르코베를루스코니즘, 결국 위기?> 피에르 뮈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나르시시즘이 강하고, 경제계·금융계·언론과 가까우며, 권위적 정책을 편다는 점에서 닮았다. 두 사람이 이렇게 비슷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전략일까? 저자는 사르코베를루스코니즘이 기업과 경영 확대라는 이상을 지닌 유럽-지중해 신자유주의 정치 모델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실제로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은 친기업적 성향이 강하다. 두 사람은 단순히 기업정신만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경제 전쟁에서 자국을 신자유주의 국가로 무장시키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가톨릭이 기반인 남유럽’에 맞는 대처리즘을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중도좌파가 단순히 ‘안티 사르코지’, ‘안티 베를루스코니’ 노선만 내세우고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베를루스코니와 사르코지가 내세우는 모델은 굳건히 지속될지 모른다.
 

<중국에 관하여> 헨리 키신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지낸 저자는 1972년에 닉슨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기획했다. 그 뒤 저자는 중국을 50여 차례 방문해 마오쩌둥과 그 후임자들을 5번이나 만났다. 이 책은 중국의 역사, 중국에 대한 고찰, 중국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천 년 동안 중국을 이끌어온 전략을 설명한다. 중국의 바둑 전략과 서구의 체스 전략을 대비해 설명하는데, 바둑 전략이 참을성 있는 포위 전략을 중시한다면 체스 전략은 적재적소의 공격을 통해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을 중시한다. 저자는 두 가지 상반된 전략을 이해해야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좀더 적절히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1914년 이전의 독일과 영국의 관계와 비슷하다. 저자가 중국의 인권문제와 경제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점은 아쉽다.

<라르작 마을> 피에르 마리 테랄

1971년 프랑스 정부가 라르작의 농지에 대규모 군사기지를 건설한다는 발표를 하자, 농민들은 즉각 반대시위를 벌였다. 군사 요충지로서 중요한 라르작을 놓고 양쪽이 팽팽한 대결을 벌인 것이다. 농민들은 10년 동안 투쟁했다. 그러다가 1981년 마침내 해결책이 마련됐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라르작 농지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이어서 새로운 논쟁거리가 생겼으니, 바로 농부 조제 보베가 주축이 되어 벌이는 반세계화 운동이다. 반세계화 시위자들은 프랑스와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주관적 입장이 강하게 나타나 있으며 ‘우리는 라르작을 지킬 것이다’, ‘이는 당, 정체성, 역사, 전통이 요구하는 것이다’는 성격의 문장이 반복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