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이슬람주의는 다르다

2021-12-01     아레즈키 메트레프

프랑스와 이슬람. 정치 뉴스에서 등장하는 빈도가 높아지는 테마다. 철학자 압데누르 비다르는 『프랑스의 정수』(1)에서 프랑스의 문제 중 하나로 ‘정체성을 지키려는 본토 프랑스인들’과 ‘이민자 출신의 프랑스인들’ 사이의 전쟁을 꼽는다. 전자는 ‘이주민의 침략’과 ‘이슬람주의 위험’을 지적하며, 후자는 ‘백인우월주의와 기독교 중심 시각, 신(新)식민주의와 인종차별을 그리워하는 우월감’을 비판한다.

비다르는 국내의 일부 계층이 배척과 차별에 시달릴 때, 국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공화당의 좌우명이 여전히 정당한지 질문을 던진다. 그는 국가의 정체성을 ‘정수’라고 부른다. 비다르는 “이슬람은 이미 세속화된 프랑스 사회를, 다시 종교중심의 사회로 만들 수 있다”라며, 이에 대해 경계심을 표한다. 그는 “우리는 이슬람주의에 맞서기 위해, 종교에 대항하는 세속주의를 무기로 삼아 이슬람 전체와 싸우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는 덧붙여 “단 이슬람과 이슬람주의를 혼동하거나, 프랑스 공화국을 신성시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립교육감찰관이자 국가윤리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있는 비다르는, “공립학교에 이슬람이 침투할지 모른다”라는 우려를 ‘망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슬람은 정치적인 목적을 가졌기에, 모든 종교적 야심의 무덤격인 프랑스에서 뿌리내리기 어렵다”라고 주장한다.

변호사이자 파리 모스크의 대표인 쳄스 에딘 하피즈의 생각도 압데누르 비다르와 같다. 하피즈는 ‘이슬람이 이용당하는 것, 이슬람과 이슬람주의를 혼동하고, 모든 무슬림을 의심하는 오류’에 대해 경계한다. 하피즈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을 대표하는 패널의 성찰 결과인 『이슬람 테러 반대 선언』(2)에서 “이슬람이 폭력을 낳는가?”라는 민감한 질문을 언급한 후, “그렇지 않다”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그러나 하피즈는 1990년대 알제리의 비극과 9.11 테러를 포함, 전 세계에 공포를 불러일으킨 이슬람 테러를 언급하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이슬람은 위험하다”라고 경고한다. 그는 분리주의 문제를 다루며 이슬람교(신앙·윤리·전통·문명)와 이슬람 이념(전체주의 성격의 정치적 사고·코란의 진정한 의미 왜곡·이슬람 세계의 안정을 해치는 위협)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피즈는 정교분리와 프랑스 공화국법의 거부로 발생한 도시의 슬럼화 문제를 지적했다. 그리고 이슬람의 일부 대표들, 정부, 그리고 일부 정당들이 ‘변명 중심의 정책’을 내놓으며 현실적인 문제에 눈을 감는다고 비난했다. 비다르와 마찬가지로, 하피즈도 계몽시대의 이슬람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슬람 형제단의 일원이었던, 사회학자 오메로 마롱기우 페리아는 ‘페이크 뉴스’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이슬람과 동물들』(3)에서 14세기 무슬림 사회학의 아버지, 이븐 칼둔을 언급한다. 그리고 “칼둔이 인간을 원숭이의 후예로 생각해 진화론을 배제하지 않았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븐 칼둔은 “동물은 세상과, 그리고 알라와 진실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성을 타고 난다”라며, 코란이 생명윤리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글·아레즈키 메트레프 Arezki Metref

번역·이주영
번역위원


(1) Abdennour Bidar, 『Génie de la France 프랑스의 정수』, Albin Michel, Paris, 2021.
(2) Chems-Eddine Hafiz, 『Le Manifeste contre le terrorisme islamiste 이슬람 테러 반대 선언』, Erick Bonnier, Paris, 2021.
(3) Omero Marongiu-Perria, 『L’Islam et les animaux 이슬람과 동물들』, Atlande, Paris,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