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의 표현양식을 탈피한 ‘대안만화’

만화의 창의력 한켠에서 30년을 이어온 열기

2022-05-02     모르방디오 l 만화작가

마르잔 사트라피부터 루이스 트롱하임까지, 1970년대 선구자들의 계보를 잇는 대안만화가 주목을 끈다. 대부분 소규모 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대안만화 출판사는, 작화가와 작가를 겸하는 창작자를 선호하며 새로운 표현 양식을 개척했다. 오늘날 대안만화의 성공 이후, 해당 분야 노동자들의 임금문제가 조명을 받았다.

 

이 기사의 삽화는 마르테스 바토리의 『Perspective Broadway』(Les Requins Marteaux, 2013)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작품은 우연한 계기에 실험에서 탄생한 돼지들의 유토피아(Utopia Porcina) 군대가 지구를 장악한 후 낙하산을 타고 브로드웨이에 착륙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영화 <혹성탈출>에 대한 펑크 버전 오마주라 할 수 있다. 

 

2000년 프랑스에서 발간된 만화 『티퇴프(Titeuf)』, 『13(XIII)』, 『라르고 윈치(Largo Winch)』, 『르 프티 스피루(Le petit Spirou)』, 『트로이의 랑푀스트(Lanfeust de Troy)』등은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Hergé)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프랑스-벨기에 연재만화(Bandes dessinées)의 전형을 보여준다. 허구의 오락적 줄거리, 컬러삽화, 하드커버 단행본이라는 고정된 형식을 두루 갖추고 있다. 발행부수는 25만~65만 부로, 주류 만화에 속한다.

같은 해 파리, 무명의 이란 여성이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첫 만화책을 내놓았다.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1). 이 만화는 작가들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 출판 조합, <라소시아시옹(L’Association, 말 그대로 조합)>에서 출간됐다. 이란 혁명 당시 겪은 역경과 유럽 이주 과정을 그린 이 만화는, 유머를 잃지 않지만 밝은 내용은 아니다. 소형 책자와 흑백의 삽화, 소프트 커버로 출간된 『페르세폴리스』는 초판 3,000부를 발행했다. 당시의 마케팅 관행에 역행한 이 작품은 프랑스어판만 수십만 부가 팔렸고, 34개국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250만 부 이상 팔렸다. 이런 성과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창조적 발상을 중시하는 연재만화의 역사와 1990년대부터 이어진 끈기와 노력의 여정을 봐야 한다.

“풍자가 가득한 말장난은 우리에게 존재의 의미(Raison d’être)이자 원동력이었다. (...) 우리는 혁명을 몰고 왔다고 자부하지만, 혁명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다. 결과였을 뿐이다.” 1992년, 프랑수아 카반나(François Cavanna)는 <아라키리(Hara-Kiri)>에서 이렇게 말했다.(2) 그가 1960년 ‘바보 같고 심술궂은 일간지(Journal bête et méchant)’라는 표어를 내걸고 속칭 ‘쇼롱 교수(Professeur Choron)’, 조르주 베르니에와 함께 창간한 이 매체는 신랄한 풍자,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 정권과 그 뒤를 이은 조르주 퐁피두(Georges Pompidou) 정권을 뒤흔들려는 열망을 자양분으로 삼았다.

이후 기존 작가들의 꾸준한 참여 속에서, 스콰르(Square) 출판사에서 <아라키리> 관련 출판물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1969년, 스콰르 출판사는 이탈리아 매거진 <리누스(Linus)>를 모델로 삼아 <샤를리 망쉬엘(Charlie Mensuel, 월간 샤를리)>을 창간했다. 이 매거진은 높은 수준과 독창성, 외국 작가들을 대거 영입하는 개방성으로 주목 받았다. 1972년에는 만화가이자 스콰르 출판사 편집자인 피에르 푸르니가 친환경주의 월간지 <라 갤 우베르트(La Gueule ouverte, 벌어진 입)>를 발간해,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했다. 스콰르 출판사 밖에서도 <레코 데 사반(L'Echo des Savannes)>, <메탈 위를랑(Métal Hurlant)>, <플뤼이드 글라시알(Fluide Glacial)> 같은 만화 매거진이 속속 등장했다. 모두 1970년대에 작가들의 주도로 나온 매거진이다. 

이 새로운 매거진들은 “DIY(Do It Yourself)”, 즉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미국식 평등주의적 ‘카운터 컬쳐(반문화, 대항문화)’ 정신에 근접해 있었고, 카스테르망(Casterman), 뒤퓌(Dupuis), 다르고(Dargaud) 출판사에서 내놓은 <땡땡(Tintin)>, <스피루(Spirou)>, <아스테릭스(Astérix)> 등의 전통만화와도 구별되는 독창성을 자랑했다. 1960년 다르고 출판사에 소유권이 넘어간 만화 매거진 <필로트(Pilote)>는 1963년 말부터 유명 작가 르네 고시니(René Goscinny)와 장미셸 샤를리(Jean-Michel Charlier)가 직접 편집을 맡아 폭넓은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오락 문화의 부흥과 함께, 과거의 저항정신은 점차 사그라지고 말았다. 미테랑 정부가 재정 긴축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기 불과 몇 달 전,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주간 샤를리)>가 출판을 중단한다. 사회 전반에 권력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줄자, 독자들도 흩어졌던 것이다. 변화로 인한 혼란이 가라앉으면서, <카르본 14(Carbone 14)>를 비롯해 최전선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독립 라디오 방송들이 금지처분을 받거나 인수됐으며, 텔레비전 방송 채널까지 민영화됐다.

1984년 아바스(Havas) 그룹이 <카날플뤼스(Canal+)>를 설립했고, 1987년에는 부이그(Bouygues) 그룹은 TV 채널 <TF1>을 인수했다. 그런 가운데, 만화 판에서는 몇몇 주류 출판사가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샤를리 엡도> 발행이 중단된 이후, 알뱅미셸 출판사(Albin Michel)는 <레코 데 사반>에 실렸던 작품뿐 아니라 스쿠아르 출판사가 보유한 작품 일부를 넘겨받았고,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모티프로 각색한 『어셔가의 몰락(The Fall of the House of Usher)』을 비롯한 미국 작가 리처드 코벤의 작품들을 단행본으로 엮어 처음으로 프랑스어판으로 발행했다.

1988년, 갈리마르(Gallimard) 출판사는 플로랑스 세스탁과 에티엔 로비알이 1974년 공동설립한 작가주의 출판사 퓌튀로폴리스(Futuropolis)를 인수했다. 자크 타르디나 에드몽 보두엥 같은 작가들이 삽화를 담당한 문예비평 매거진 <누벨 르뷔 프랑세즈(Nouvelle Revue Francaise)>에 수록된 고전 작품을 재출판했다. 역사학자 실뱅 르사주의 주장처럼 소규모출판사들이 내세운 역동성과 창의성은 결과적으로 만화산업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형 출판사들이 상품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작가와 형식, 장르를 발굴해 소유권을 확보하도록 자극했기 때문이다.”(3)

텔레비전의 경쟁 심화도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급기야 문화의 지위를 상징하는 단행본 출판물이 신문 가판에서 매거진 만화를 밀어내고 배급, 유통의 중심을 서점으로 옮겨놓았다. (청소년 대상 만화 매거진 <스피루(Spirou)>와 <피크수 마가진(Picsou magazine)>을 열외로 했을 때) 2010년대까지 꾸준히 발간된 만화 매거진은 풍자적 성격을 지닌 <플뤼이드 글라시알(Fluide Glacial)>과 <르피시코파(Le Psikopat)> 뿐이었고, 프랑스어 만화 매거진들은 대부분 1990년대의 산을 넘지 못했다. 1978~1997년 카스테르망(Casterman) 출판사가 발행한 만화 매거진 덕택에, 독자들은 프랑수아 스퀴텡과 브누아 페테르스, 위고 프라트의 작품을 향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매거진에 실렸던 작품들이 단행본으로 출판되면서, 정기 간행물과 단행본 사이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됐다.

대개 분량이 짧은 연재물을 게재하고, 고정 원고료를 지급하는 만화 전문 매거진은 신진작가들에게 실험정신과 전문성을 키우는 토대가 된다. 그런데, 이런 만화 전문 매거진의 수가 감소하자, 신진작가들은 활로를 잃고 고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0년대가 되자, 만화 매거진 창간 멤버들을 주축으로 각지에서 자유로운 표현양식이 등장했다. 이들은 비록 경제적 기반은 약했지만, 강력한 독립정신으로 무장한 대안만화 매거진을 선보이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파리에서는 라소시아시옹 출판사가 <라팽(Lapin)>을 출간했고, 프랑스 남부 도시 알비에서는 레 르캥 마르토(Les Requins Marteaux) 출판사가 <페라이유(Ferraille)>를 발간해 가판 만화의 위기에 도전장을 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아트라빌(Atrabile) 출판사도 <빌 누아르(Bile noire)>를 선보였다. 이들 매거진은 초기에는 구독자 수가 적었지만, 나름대로 고정 독자층을 확보해냈으며 매회 독자층을 확장해갔다.

이렇게 1990년대에 등장한 대안만화의 독창성은 표현양식과 현실에 기초한 내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안만화는 작화가와 작화를 겸하는 스토리작가의 존재를 조명했다. 또한 실험적인 시도, 이론을 중시하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잊힌 작품에도 가치를 부여했으며 “돈이 되지 않는다”라고 저평가 됐던 장르를 발굴해냈다. 덕분에 흥미롭고 전위적인 작품들이 재발견되어, 오늘날 어깨를 겨루고 있다. 그리스 작가 일란 마누아쉬는 각인으로 새겨 손으로 만지며 읽을 수 있는 <셰이프리더(Shapereader)> 입체 만화 프로젝트라는 실험작을 구현했고, 아드베르스 출판사(Adverse)는 비평연구전문지 계간 <아파르티르드(À partir de)>를 출간했다. 과거 <시카고 트리뷴>에 연재됐던 미국 작가 프랭크 킹의 작품 <월트와 스키직스(Walt & Skeezix)>이 재발행됐고,(4) 마티에르 출판사(Matière)에서는 일본 만화가 유이치 요코야마의 기하학적 요소를 적용한 네오망가(neo-manga)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만화작가 빌렘 홀트로프로 대표되는 독기 어린 60년대 만화의 계보도 꾸준히 명맥을 잇고 있다. 피에르 라 폴리스, 리사 만델, 기욤 부자르, 파브카로, 아누크 리카드 같은 작가들은 그들만의 색채를 가미한 표현 방식으로 부조리를 드러내고 세태를 뒤틀어 풍자한다. 이에 따라 논픽션 장르도 활기를 얻었다. 퀘벡 출신 만화작가 쥘리 두세의 가식 없는 일대기를 담은 자전적 만화부터,(5)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군 참전용사였던 친구 앨런 코프의 회고담을 작품으로 옮긴 작가 엠마뉘엘 기베르(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대상 수상)의 전기 만화,(6) 오토와 그레고리 자리의 5권짜리 만화 『간추린 프랑스 식민지 역사』,(7) 사회운동 관점에서 계몽적인 풍자 메시지를 담은 리브 스트룀키스트의 『이브 프로젝트』(8)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여러 대안만화 작품은 사회 현안으로 떠오른 신자유주의, 환경, 이주민, 성 소수자 등의 문제를 다룬다. 대안만화의 주요 독자층은 책을 비롯한 문화콘텐츠 소비에 익숙한 고학력층이다. 이들로부터 특히 인정과 애정을 받는 작품으로는 『일기(Journal)』(에고 콤 엑스 출판사)를 꼽을 수 있다. 파브리스 노의 정치적이고 자전적인 작품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지방에 거주하는 동성애자 청년 가르뒤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밖에도 필립 스쿠아르조니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사회 참여를 벌이는 과정을 그린 『가르뒤노의 평화로운 시간(Garduno, en temps de paix)』(레 르캥 마르토 출판사), 디지털 초연결사회의 전망에 관한 로뱅 쿠쟁의 『장 멜빌이라는 인물(Profil de Jean Melville)』(FLBLB 출판사) 등이 있다. 상업출판사들도 이런 대안만화의 동향을 주시하며, 그래픽노블 컬렉션을 개발하고 있다. 대안만화 작품들은 비판적이고 사회참여적인 경향을 보이는 한편, 투쟁의식을 표출하지는 않는다. 이런 점에서, 대안만화는 새로운 방향을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

“1990년대에 등장한 대안만화 출판사, 독립 출판사들의 대다수가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과거 소규모 출판사들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9) 편집자 겸 이론가인 티에르 그로엥스틴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출판 배급유통에 관여했던 라캄 출판사 대표 라티노 임파라토는 “자본이 없으면 오히려 고비를 넘기 쉽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일거리를 찾거나, 저임금 또는 무임금 노동으로 버티며 명맥을 잇는 것”이라며 소규모 출판사의 생존비결에 대해 설명했다.(10) 상업주의와 상징주의의 힘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동안은 논조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작품이 성공을 거두고 문화적 자산으로 세간의 인정을 얻는 순간, 그 자유는 위기를 맞이한다.

여러 개인이 모여 다양한 과업을 수행하는 대안만화 출판사는, 구성원 공동의 이익을 지켜야 하는 시점을 맞이한다. 1999년 창설된 독립만화유통연대(Comptoir des Indépendants)는 라소시아시옹, 라캄(Rackham), 시피에수테르(6 Pieds sous terre) 같은 소규모 대안만화 출판사들의 유통을 도맡았다. 그 결과 출판사들이 유통과정에서 겪었던 고충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2011년 ‘성장을 위한 희생’에 내몰리면서, 독립만화유통연대는 문을 닫고 말았다. 베스트셀러 덕택에 수익을 올렸지만, 판매가 저조한 작품 유통에도 노력을 쏟아야 했기 때문이다. 집중과 단기 수익창출이라는 상업논리에 의한 과잉생산 전략은, 출판사 간 경쟁을 부추겼다. 1990년대 연간 출판규모는 500부 남짓했지만, 2016년에는 그 10배 수준인 5,305부로 급증했다.(11) 한편, 각각의 작품이 시장에 노출되는 시간은 감소했다. “베스트셀러를 제외한 모든 출판물의 평균 판매량이 감소했다”라고 저자 겸 편집자, 장루이 고떼가 말했다.(12)

대안만화가 등장한 지 25년이 흐른 2015년, 독립출판협회(SEA, Syndicat des éditeurs alternatifs)가 조직됐다. 이 협회는 판매수익의 최소 10%를 작가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표준출판계약서(디자이너, 줄거리 작가, 색채전문가는 8% 내외)를 제시하거나,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작가들 주도의 대규모 시위에 연대하는 등 전국출판협회(Syndicat national de l’édition)와는 사뭇 다른 활동을 펼친다. 전국출판협회에서는 창의적인 창작물 지원을 위해 출판보조금을 활용해야 하고, 구태의연한 관행을 지양하고, 구조개편으로 금융재벌의 후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13) 2016년, 만화가 협의회(États généraux de la bande dessinée)가 발표한 보고서는 만화가의 53%가 연간 최저임금 총액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는 만화가도 36%에 달하는데, 여성의 경우 이 비율은 무려 50%에 달한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위원장이 추진하고 지난 1월 문화부에 제출한 라신보고서(Rapport Racine)는 현재의 대규모 빈곤 상황을 재확인했고, 국가가 이 문제를 해결할 규제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술은 소명이 아닌 직업으로서 존중하고 경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14) 독립출판협회(SEA)는 지난 2월, 보도자료를 통해 “출판 유통망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출판유통의 전 단계가 보존해야 할 가치창조의 고리다. 독립출판업계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만화가이자 편집자인 L.L 드 마르스가 독립출판협회에 전달한 ‘주도적 배급, 유통 계획’을 소개하며, “우리를 무시한 채 설계한 시스템에 우리를 구겨 넣는 현 상황을 극복할 힘이 우리에게는 없다”라며 개탄했다. 그는 현행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다소 급진적인 주장도 제기했다.(15)

2019년에는 시피에수테르 출판사가 프랑스 남부 도시 님에 ‘서점과 도서관을 겸비한 공간’을 만들었고, 2020년 3월에는 레부카니에(Les Boucaniers) 출판사가 소비자로 연결되는 단순하고 짧은 유통구조를 확보하고자 프랑스 북동부 도시 낭시에 ‘카페 겸 서점’을 열었다. 이 지역 젊은 발행인 5명은 출판과정의 각 연결고리(저자, 출판사, 인쇄소, 배급과 유통, 서점, 독자)를 존중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편집권을 수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푸아티에에서 Flblb 출판사(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독자상을 수상한 클로에 와리의 <장미의 계절(La saison des roses)> 출판) 생산협동조합은 작품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입을 작가, 편집자 7명이 나누는 방식을 채택했다. 

과연, 대안만화가 창작자들을 사회와 자본의 속박에서 해방시키고, 공공정책의 촉매제로 기능할 것인가? 유토피아에 이르는 길은 아직 멀다. 

 

 

글·모르방디오 Morvandiau
만화작가, 렌 제2대학교 박사과정 강사. 최신작 『알제리에서 D’Algérie』(Le Monte-en-l’Air), 『정면돌파 Le taureau par les cornes』(Association, 파리, 2020).

번역·이푸로라
번역위원


(1) 새만화책 출판사에서 펴낸 『페르세폴리스 2』의 역자 최주현이 『한국의 기나긴 겨울』작가와 동일인물이다. 프랑스 리모즈와 푸아티에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프랑스, 슬로베니아, 벨기에 등의 대안만화 동인지에 작품을 발표해 왔다. 저서로 만화 『늑대 가죽 안에서』가 있다. 현재 프랑스 푸아티에에 거주하며 작업 중이다.
(2) Christophe Goffette, ‘프랑수아 카바나 “풍유적인 말장난은 우리의 존재 이유였다” François Cavanna : La connerie ambiante était notre raison d’être’ Schnock, 제17호, 파리, 2016 겨울호 (1992년 인터뷰 내용).
(3) Sylvain Lesage, 『연재만화 출판: 1950~1990년대 프랑스-벨기에 만화 출판사와 단행본 만화 Publier la bande dessinée : les éditeurs franco-belges et l’album, 1950~1990』, 리옹, Presses de l’ENSSIB, 2018.
(4) Frank King, 『월트 & 스키직스 Walt & Skeezix』, éditions 2024, 스트라스부르, 2019.
(5) Julie Doucet, 『크리스의 성합 Ciboire de Criss !』, L’Association, 파리, 1996; 『Changements d’adresses』, même éditeur, 1998.
(6) Emmanuel Guibert, 『앨런의 전쟁 La Guerre d’Alan』, 총 3권으로 나누어 2000~2008년 출간; 『L’Enfance d’Alan 앨런의 유년기』, 2012; 『Martha et Alan 마서와 앨런』, 2016, l’Association, 파리.
(7) Otto T., Grégory Jarry, 『간추린 프랑스 식민지 역사 Petite histoire des colonies françaises』, 완본판, FLblb, 푸아티에, 2014. 
(8) Liv Strömquist, 『이브 프로젝트 Origine du monde』, Rackham, 타르낙, 2014.
(9) Thierry Groensteen, 『고비를 맞은 만화 La bande dessinée au tournant』, 브뤼셀, Les impressions nouvelles, 2017.
(10) 저자 인터뷰, 2018년 3월.
(11) Gilles Ratier, ‘프랑스-벨기에 만화 출판연감 Rapport sur la production d’une année de bande dessinée dans l’espace francophone européen’, Association des critiques et journalistes de bande dessinée(ACBD), 파리, 2016.
(12) ActuaLitté, 2018년 10월 29일. 
(13) ‘독립출판협회 및 라신 보고서 Le SEA et le Rapport Racine‘, 2020년 2월 17일 보도자료.
(14) Bruno Racine, ‘작가와 창작활동 L’auteur et l’acte de création’, 문화부에 제출한 보고서, 해당 웹에서 다운로드 가능 www.culture.gouv.fr
(15) 『도서 공동체, 출판물 보급 제도 개편 제의 Communes du livre, propositions pour une réinvention de la diffusion des œuvres』, Adverse, 파리, 2017.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 www.adverse.livre-aveni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