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 식민지, 정착

알제리 전쟁(1954~1962년), 그리고 알제리 전쟁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한 관점은 프랑스 출판계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테마다. 알제리에 프랑스인 1.5 세대가 살게 된 배경을 살펴보려면 프랑스가 알제리를 지배했던 역사를 알아야 한다. 1830년 6월 14일 부르몽 장군의 군대가 시디 프레즈에 상륙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 문제에 투쟁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한 의사 로맹 보넬과 식민지 전쟁의 방식에 반대해 유죄판결을 받은 적 있는 프랑수아 세루티는 프랑스의 알제리 침략 역사의 배경을 다룬다.(1) 두 사람이 공저로 쓴 책을 읽으면 알제리의 오스만 섭정이 실제로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알제리는 프랑스가 진출하기 전에는 나라로서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또 당시 알제리의 사회, 경제, 정치 현실을 고려했을 때 프랑스의 식민지로 오히려 덕을 봐서 발전했다는 주장을 불식시키는 내용이다. 이농, 빈곤, 실업, 파업. 실제로는 자본주의와 산업화가 휘두르는 폭력으로 수만 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프랑스를 떠나 알제리로 갈 수밖에 없었다. 1848년의 반란군들과 마찬가지로 강제로 알제리로 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새로운 사회 조직과 잠재적인 경제 이익을 기대하던 국가적 합의’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프랑스인들이 알제리에 정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가 알제리를 군사적으로 정복했다. 이어서 알제리는 다른 나라 사람들을 받아들였다. 1852년 제네바의 은행가들은 나폴레옹 3세로부터 알제리 동부의 세티프에 2만 헥타르의 스위스 식민지를 설립할 권리를 얻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후 역사학자 쉬잔 마뉴빌(1929~2019년)은 1853년에 세티브에 설립된 스위스 제네바 회사에 대한 중요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역사학자 로제르 베틸라르가 각주를 상세하게 달고 추천한 이 책(2)은 처음에 알제리로 이주해 온 스위스 사람들의 상황을 묘사한다. “1831년부터 알제리에 도착한 최초의 스위스 정착민들은 원래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싶어 했지만 돈이 없었기에 독일인들과 르아브르 부두에서 밀입국 브로커들에게 버림을 받았다.” 이후 프랑스 황제는 프랑스 회사들이 알제리에 진출하는 것을 제안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 회사들에게 막대한 재정 혜택과 세금 혜택을 주었다. 이에 알제리에 있는 스위스 제네바 회사는 수천 명의 제네바, 보두아, 발레장 출신의 스위스 사람들에게 알제리 이민을 권하며 설득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지원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지원한 사람들도 돈이 별로 없고 인내심이 별로 없어서 스위스로 다시 돌아간 사람들이 많았다. 알제리 현지에서 이를 지켜본 프랑스군은 불평을 쏟아냈다. “지금까지 도착한 정착민들은 대부분 스위스 남부 보(Vaud)주 출신인데 하나같이 우유부단하고 활력도 없고 질서, 청결함, 냉철함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1855년 보고서에서 부르몽 장군이 한 말이다. 그래도 알제리에 진출한 스위스 제네바 회사는 1956년까지 땅을 차지하고 원주민들을 저렴한 노동력으로 활용하며 이익을 얻었다. 사하라 분쟁 전문가인 역사학자 카림 차이비는 알제리의 역사를 독창적으로 해석하자고 제안한다.(3) 이를 위해 그는 침략, 반란, 영토, 왕조의 이야기가 있는 중세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세세하게 다룬다. 이미 중세 시대에 현대의 경계가 그려졌다는 것이다. 

글·아크람 벨카이드 Akram Belkaïd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기자

번역·이주영
번역위원

(1)Romain Bonnel, François Cerutti, 『Une histoire sociale et politique de la conquête de l'Algérie par la France 프랑스의 알제리 정복, 사회와 정치 역사 』, Terrasses éditions, Marseille,  2022.
(2)Roger Vétillard, 『La Compagnie genevoise de Sétif. Une colonie suisse en Algérie (1853~1956) 세티프의 제네바 회사. 스위스의 알제리 식민지배(1853~1956년)』, Hémiphères éditions, Paris, 2022.
(3)Karim Chaïbi, 『Atlas historique de l’Algérie 알제리의 역사 지도』, Nouveau monde éditions, Paris,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