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 M15X 건설 ... 불황 속 대규모 투자 나선 이유

2022-09-07     김유라 기자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규모 터에 반도체 생산공장인 'M15X(eXtension)'를 건설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M15X는 2018년 4분기에 가동을 시작한 M15에서 확장되는 공장이다. 다음달 건설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M15X 공장 건설과 생산설비 구축을 위해 향후 5년에 걸쳐 총 15조원을 투자하게 된다. M15X는 복층 구조로 기존 청주의 M11, M12 두 개 공장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불황 위기 속에서도 신규 공장 건립을 발표한 것은. '2025년 호황' 가능성에 기대를 건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세계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불안정으로 급격한 수요 감소와 마주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 스마트폰 등의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1Gb*8)의 고정거래 가격은 7월 14.03% 하락한 데 이어 8월에도 전월 대비 1.04% 내렸다.

8월 가격은 2.85달러로, 지난 2020년 12월31일(2.85달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낸드 플래시도 메모리카드·USB용 범용제품(128Gb 16G*8 MLC)의 고정거래 가격이 6월(-3.01%), 7월(-3.75%), 8월(-1.67%) 3개월 연속 떨어졌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이 오는 2024년께 회복을 시작해 2025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응용처가 다변화된 반면, 초미세공정 등으로 반도체 생산 능력은 한계에 달했다고 평가한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변동 주기도 짧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이번 투자 결정 또한 업황 반등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그간 M15X와 M17 건설을 함께 검토해왔으나 M15X 건설을 우선 추진해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M17은 부지 규모가 M15X보다 크고 생산설비를 제외한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 건설에만 4조3천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알려져있다. 반면 M15X는 부지가 조성돼 있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다 빠르게 완공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M15X에서 D램과 낸드 중 어떤 반도체를 생산할지는 향후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앞선 2012년 적자 상황에서 이천 M14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용인 산단 조성이 시작되면 2025년 초에 1기 팹을 착공해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으로 이곳에 4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하며, M15X 착공은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