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가 말하는 비밀

[Spécial 이념, 무늬와 진실]

2012-01-06     안세실 로베르

사회·정치적 문제인 불평등은 환경보호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경제 발전에도 장애가 된다. 유엔개발계획과 국제노동기구가 이 점을 확인하고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20차 보고서가 기술하는 악순환은 다음과 같다. 불평등이 환경파괴를 확대시킬 것이고, 환경파괴가 불평등을 증대시킨다.(1) 자연 훼손은 특히 어업·임업·사냥·채취로 살아가는 13억 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끼친다. 사실 “인간개발지수(HDI)가 낮은 국가들은 지구 환경 변화에 가장 적은 영향을 끼쳤지만,(2) 강수량이 가장 급격하게 떨어져 가장 나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이다.” 급격한 강수량 부족은 해당 국가들의 농업 생산, 음용수에의 접근, 소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인간개발지수를 하락시킨다.

이런 국가들이 부유해지면 환경파괴를 충분히 막을 수 있을까? UNDP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역사적으로 부의 증대는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증대시켰고, 공기와 토양질의 악화를 가져왔다. 이런 조건 아래서 환경 분야의 요구 사항들이 이런 국가들의 성장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너지 공급 확장과 CO2 배출 사이에서 어떻게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가?

토론 입막음하는 통계수치들

보고서 작성자들에 따르면, 시행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코스타리카를 포함한 몇몇 국가들은 인간개발지수를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음용수에 용이하게 접근하면서 공기 오염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므로 ‘공정성’과 ‘지속성’을 연계하는 새로운 실행 방법들을 개발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재생에너지에 접근하는 방법을 확대하고, 주민들의 ‘정치적 자율’을 강화하고, 자연 자원의 ‘공동체적 관리’를 지원하고, 기후변화에 적게 영향을 미치고 이에 적응시키는 조처들에 재정 지원을 하기 위해 세계적 차원에서 기후변화 세금을 신설하거나 출산 통제를 확대하는 것이다. 사실 “만약 여성들이 출산을 자신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면, 인구가 아주 천천히 증가해 온실가스 방출을 현재 수준 이하로 묶어둘 수 있을 것이다. 2050년까지 가족계획 문제를 해결하면 전세계 탄소가스 배출을 지금보다 17% 정도 낮추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한다. 현장에서 확인된 사실들에 근거해 다양한 제안들을 제시하는 것이 이 보고서의 장점이다. 이 모든 제안을 받아들여 당연히 개발 모델도 변화돼야 한다.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또 다른 가능한 길’(3)을 탐색하고 있다. 현 시스템의 결점들을 폭로함으로써, 재정위기는 변화의 길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국가권력을 사용해 결정적 조처를 취해야 하는 현 정치 지도자들이 무능력을 보인 것은 지난 수십 년을 지배한 신고전주의 담론과 명백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국적과 교육 배경을 가진 보고서 작성자들은 프랑스·남아프리카·브라질·아시아 등에서 지난 몇 년간의 여러 사회운동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작성하고 있다. 보고서 서문에서 국제노동사무국의 ‘노동자 활동’ 소장인 댄 큐니아는 특히 남반부 국가들에서 투쟁성이 증가한 사실에, 때로 투쟁성을 발휘해 승리를 쟁취한 사실에 찬사를 보낸다.

브라질이 보여주는 것처럼, 사회 발전은 경제적 역동성과 양립할 수 있다. 파울루 에두아르두 데 안드라데 발타르에 따르면, “브라질의 최근 경험은 ‘최저임금 설정이 일자리 손실과 인플레이션 압박을 야기한다’는 널리 퍼진 가설을 반박하고 있다”. 브라질의 최근 경험은 ‘대중 권력이 국가의 노동시장을 규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노동시장 규제는, ILO에 따르면, 2008년 230만 명이, 다시 말해 하루에 6300명 이상이 사고나 노동질병으로 사망하기 때문에 긴급한 사안이다.(4)

진짜 통계가 들려주는 다른 진실들

UNDP처럼 ILO도 불평등을 강조하는데, 그 이유는 불평등이 현재의 지배적 경제모델에 관한 또 다른 표현이며, 동시에 예산 문제라기보다는 부의 불공정한 분배에 연관된 모든 종류의 위기에 제동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 샤란 버로우는 “노동자들이 기여한 공정한 몫을 노동자들이 받는 것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그것은 도덕적 문제를 넘어서, 현재의 거시경제적 혼란에서 우리를 구출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분노의 시대에, 예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계속해나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안세실 로베르 Anne-Cécile Robert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번역 / 고광식 kokos27@ilemonde.com
주요 역서로 <성의 역사> <방법서설> 등이 있다.


(1) UNDP, ‘2011년 인간개발보고서, 지속성과 공정성: 모두를 위한 최선의 미래’, 뉴욕, www.unpd.org, 2011.
(2) 예를 들어 UNDP에 따르면, 카타르 시민 1명이 10일간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인간개발지수가 낮은 국가가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다.
(3) 니콜라 퐁 비니옹, ‘또 다른 가능한 길: 일반적 사고를 넘는 경제정책과 조합적 전략’, ILO, 제네바, 151쪽, www.ilo.org, 2011년 7월 27일.
(4) ‘19차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 ILO 예비 보고서: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세계적 트렌드와 도전’, 국제노동사무국, 2011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