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강 둑길을 둘러싼 황당한 그린워싱

2022-09-30     마르크 레메 | 언론인

‘탄소중립’ 사회의 찬란한 미래를 열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하겠다는 달콤한 약속과는 반대로 자본주의라는 잔인한 논리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파리 북서부 센 강에서 펼쳐지는 두 개의 새로운 “쓸모없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이를 보여준다. 그 현장을 취재했다. 

 

2022년 6월 29일 수요일, 오후 7시. 40여 명의 사람이 등대로 밀려든다. 프랑스 생-드니(Saint-Denis) 섬(코드 번호 93)의 지역 도시 공동체다. “센 강 둑길 보호”라는 젊은 환경단체가 모임을 주최했다. 각종 공동체, 단체들, 카약 경기 선수들, 하천용 수송선, 시민들, 국회의원들이 다 모였다. 그중에는 녹색당의 역사적 인물이자 생-드니섬의 전 시장인 미셸 부르갱도 포함되어 있다. 

이 단체 회장은 앙투안 고댕으로 젊은 교사이자, 연구원이다. 본인의 자유 시간을 쪼개서 이 프로젝트를 연구해 온 그에 따르면, 이들은 약 6개월 전, 순전히 우연으로 이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 “저는 젠빌리에(Gennevilliers) 항구 관련한 다른 프로젝트 정보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전혀 알려지지 않던 이 프로젝트를 우연히 알게 된 것이죠.” 

 

속셈이 훤히 보이는 미사여구, 그린워싱(greenwashing) 

황당한 프로젝트다. 2021년 6월 20일, 아로파(Haropa) 항구와 젠빌리에 항구는 항만 내에 “그린 독(Green Dock)”이라고 이름 붙여진 거대한 창고를 건설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2025년에 완공될 이 “멀티모달 플랫폼”은 건설 비용이 1억 5천만 유로에 달한다. 이 프로젝트 장(長)을 맡게 된 행운의 당첨자는 호주 다국적 기업인 굿맨(Goodman)으로 물자 보급 전문 기업이다. 물류·유통 관련한 총 16개 기업이 합세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중 3개 회사, 스테프(Stef), 디비 쉥커(DB Schenker), 세바 로지스틱스(Ceva logistics)는 이미 자리를 잡고 이 프로젝트 구상에 참여 중이다. 센 강 근처 6.5 헥타르의 토지 위에 세워질 미래의 건물은 9만 ㎡ 크기다(축구 경기장 15개 크기가 맞먹는다). 1만 ㎡의 사무실들이 14개 층으로 나누어져 있고 출입로 구역과 지하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굿맨 프랑스 지사장인 필리프 아르피 사장은 굿맨은 프랑스에서 65만 ㎡ 부지를 경영하고 있고 전 세계 26개 지사를 가진 탄탄한 기업으로 지속적 발전의 선두에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 3월, <그랑 파리 데블로프망(Grand Paris Développement)> 잡지에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겉모양은 친환경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임이 훤히 보이는 미사여구를 늘어놓았다.(1)

“저희는 자발적으로 프로젝트 위치를 선정하고 구상했습니다. 위치 선정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자면, 미개간지를 개발하고 인위성을 피하고자 건물들을 새롭게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프로젝트 구상에서 중요한 것은 건축물이 실질적으로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는 겁니다. 본래 환경에서 신재생 에너지 생산법을 찾아낼 것이고 친환경 시멘트처럼 친환경적인 재활용 가능 재료를 쓸 것입니다. 생물다양성은 당연히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과학적으로 접근할 예정인데 (저희가 담당하는 구역을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본래 상태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친환경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굿맨은 국제 탄소 감축 및 상쇄 동맹(ICROA)에서 보증하는 탄소배출권을 구입해 100% 탄소 중립을 향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지역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과거 ‘파리 아로파항’이라 불리던 아로파 항구는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이다. 지금은 아브르(Havre) 지역(에두아르 필리프, 정당 ‘수평선’)과 루앙(Rouen) 지역(니콜라 마이어-로시뇰, 사회당), 그리고 파리 지역(안 이달고, 사회당)을 전부 연결한다. 센 강 기준으로 하천 물류를 발달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됐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이는 엄청난 거짓말이다. 

“프랑스 항구는 국제 해양 무역량을 수용하는 데 역부족이다. 오늘날 프랑스 항구 전체의 화물 적재량을 다 합쳐도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구 하나가 처리하는 양과 같다. 심지어 프랑스가 첫 번째로 이용하는 항구 이름을 대라고 하면 종종 벨기에 앙베르(Anvers) 항만을 먼저 떠올린다. 프랑스 해양 표면 크기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전략적인 위치 선정과 마르세유(Marseille), 르 아브르(Le Havre), 생-나제르(Saint-Nazaire) 같은 지역 상품들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는 덕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항구들은 철도와의 연계 수송망이 취약하다. 함부르크의 경우엔 상품의 약 3분의 1이 철도로 운반된다. 프랑스의 경우엔 겨우 10% 정도다.” 2021년 12월에 위고 토마스가 <바람이 분다> 인터넷 사이트에 쓴 글이다.(2)

 

보여주기식 합의

중요한 것은 아로파 항만과 그의 파트너인 굿맨은 단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파리 지역 차원에서 물류의 ‘마지막 킬로미터’가 원활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다. 그런 중에 이 프로젝트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운송망은 이미 존재하는 운송망을 대체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운송망 하나가 추가되는 셈인데 과다 생산과 과대 소비만 부추기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새로운 중개지 건설은 파리 도시권 부유한 계층의 물품을 조달하기 위해 사용될 것이다. 파리는 인터넷 구매와 배송이 붐을 이루고 있고 이런 경향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심화했다. 물류 유통을 발달시켜 “15분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의 모호한 주문을 이루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몇 달 동안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애매한 상황 속으로 빠져들었다. 왜냐하면 굿맨이 자신의 “협의”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트레 클레르(Trait Claire)’라는 파리 지점을 세웠는데, 여기에서 모든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거짓 대화만 오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젠빌리에 항구 근처 장소에서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4번의 회의가 연속으로 열렸고 결과는 기대와 반대였다. 참가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굿맨 측에서는 절대 우리 질문에 답변을 안 합니다. 그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은 우리가 반대하는 내용을 정리해서 카탈로그를 작성하는 건가 봐요. 다음에 대답을 잘하려고 준비하기 위해서인지 대체 뭐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덕분에 여기에서 귀중한 정보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앙투안 고맹은 설명한다. “이들이 지으려는 수송의 마지막을 장식할 창고는 화물 회전율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게다가 연중무휴 밤이고 낮이고 계속 운영될 것인데 이건 완전히 기준을 초과하는 형태예요. 높이는 35m, 12층 건물로 지을 예정이고, 길이는 600m나 됩니다. 센 강 둑길에 이 창고가 세워졌다간 프랑스 스타디움 두 개가 나란히 있는 모습이 될 텐데 시각적으로 끔찍해요. 서쪽 센 강에 있는 A15 다리와 비슷한 높이가 될 겁니다.” 

이 거대한 창고는 센 강 하안 지구에 건설될 예정인데 이 지역은 항구의 ‘지속적 발전 방향 개요(SODD)’에서 보호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 개요는 센 강 유역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영역 내에서 환경에 해로운 활동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젠빌리에 ‘지역 도시 계획(PLU)’ 역시 건물을 건설할 때 경관과 어울릴 수 있도록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창고는 절대 경관과 어울릴 수 없다. 다른 건물의 3배 높이의 창고가 들어선다면, 북쪽 센 강 둑길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은 그 그늘에 덮인다. 산책과 여가, 주거를 위한 공간이 시각공해, 소음공해, 환경공해를 초래하는 ‘만리장성’에 뒤덮일 위험에 놓인 셈이다.

 

보호 조류와 거대 창고가 공존할 수 있는가?

그리고 환경단체들은 격렬하게 프로젝트에 반대하고 있다. ‘생-드니섬의 하류에 위치한 환경적 가치가 높은 자연 지역’은 유럽 연합 단위의 자연보호구역 나튀라(Natura) 2000에 포함돼 있다. 멸종위기 1급의 보호 조류의 서식지라서 유럽의 물총새처럼 유럽 연합의 조류 지침서에서 보호하는 종들도 있고 거대한 가마우지가 겨울에 집단으로 머무르는 곳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호 조류와 거대한 창고가 공존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죠? ‘국가 자연유산 목록’에서 엄연히 이 보호 조류를 방해하지 말고 평온한 삶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24시간 내내 운영하는 12층짜리 산업 건물이 말이 됩니까? 게다가 이 건물에서는 50미터 거리를 두고 조류에게 유해한 조명이 밤새도록 켜져 있을 텐데 조류의 비행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되겠어요. 게다가 거대한 화물 트럭이 25미터 높이에서 경사면을 내려 낮이고 밤이고 트럭들을 운반하고 내리고 할 텐데 이런 모든 일이 조류 서식지 바로 앞에서 일어날 일들입니다.” 앙투안 고댕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린 독’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이런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들은 장래에 지어질 창고가 단지 지역의 현재 광도를 살짝 높일 뿐이라고 말한다. 몇 달 전부터 반대론자들이 꾸준히 지적해 왔지만, 바로 근처 구획에서 강렬하고 비정상적인 밤 조명이 번쩍거릴 것이란 사실은 잊은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이미 현존하는 문제에만 집중하면서 그들의 프로젝트가 가져올 미래의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창고가 거대한 유리창, 온실, 태양광 패널을 포함할 거란 사실이다. 이것이 조류에게 위험하다는 사실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또한 이 프로젝트가 생물다양성에 끼칠 영향에도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지역과 근접 지역에 참새, 도마뱀, 박쥐가 많이 살고 있다. 건설하기로 채택된 장소는 지리상으로 녹색, 파란색, 검은색 시내 전차의 합류점이다. 이 창고 때문에 시내 전차가 멈춰 설 위험도 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람들이 제공한 환경 연구는 이런 영향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창고가 지어지는 그 구획만 연구 대상으로 삼았을 뿐,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자연보호지역 나튀라 2000은 연구에서 제외해 버렸기 때문이다. 단지 몇몇 이슈만 나열돼 있을 뿐 어떤 파급효과를 초래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비오톱(Biotope) 회사가 환경 조사를 진행하도록 프로젝트 추진자들로부터 의뢰받았다. 이 회사는 자신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다고 자랑만 하고 정작 거대한 가마우지가 이 지역에 거주하는 겨울 동안엔 조사를 진행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2022년 말까지 건축 허가증을 발급받으려는 프로젝트 추진자들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자연환경단체 FNE 일 드 프랑스의 전 단체장인 미셸 리오토는(지금도 단체에서 활동 중이다) FNE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저희도 FNE 일 드 프랑스가 취할 입장에 대해 난감한 상황입니다. 저희는 그동안 농업지대 인공화, 특히 물류 플랫폼 인공화에 반대해왔거든요. 그런 저희도 하천 운송엔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그린 독 프로젝트는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동안 저희도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이 변했거든요.” 

 

“고귀한 하천 운송의 연장”

 

젠빌리에 항구와 관련 있는 환경단체가 가하는 압박의 영향으로, 해당하는 지역의 시청 중 일부는 이 프로젝트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에피네이-쉬르-센(Epinay-sur-Seine) 지역과 생-드니섬이 그랬다. 반면 어떤 지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 창고를 수상 기지로 삼으려했다. 이미 협의과정을 준비한 곳도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추진자들은 일련의 현상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계속 돌려 말하거나 혼동을 주는  기업식 대화를 하는 데 그치고 있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질문에 자세히 대답하는 대신 계속 정보를 수집하면서 신빙성 없는 자료들만 나눠주는 중이다. 

앙투안 고댕은 계속 이야기했다. “예를 들자면, 프로젝트 추진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상류에서, 하류에서, 항만 지역에서 운행할 화물차 수에 관해 의심스러운 자료만 제공합니다. 원칙상으로는 화물차들이 가득 짐을 실은 채로 출발하겠죠.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전율과 창고 수익을 생각해 봤을 때 마지막 수송 과정에서 화물차들이 짐을 덜 실은 채로 돌아다니는 일이 충분히 있을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것보다 2~3대의 화물차들이 더 운행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어요. 그 차들이 발생시키는 환경공해도 고려해야 하는 겁니다. 환경 경관을 토론하는 시간에 이 사람들은 나중에 35m 높이의 창고가 지어져도 기존 건물들이 있는 경관과 크게 다를 것 없을 거라고 뻔뻔하게 말하더군요. 기존 건물들은 12m 높이를 넘는 건물들이 없는데도 말이죠. 모든 것이 다 이런 식입니다.” 

이런 가짜 “협의”에 참석하면 할수록 반대론자들은 어려운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미래의 창고가 운 좋게도 ‘그린 독’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그린워싱의 바람을 타기 위해서였다. 창고 지붕에는 심지어 도시 농장까지 지어질 예정이다. ‘유기농’(당연히 유기농이다) 농작물들이 화물트럭으로 가득해 심하게 오염된 환경 속에서 재배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 추진을 맡은 기업이 대화할 때마다 꺼내는 카드는 “고귀한 하천 운송의 연장”이다. 아로파 항만은 “처음부터 끝까지 물류 운송의 해결책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브르와 루앙 지역의 컨테이너 기지부터 운송의 마지막까지 끝과 끝을 책임지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상품 운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하천에서 짐을 옮겨 실을 수 있는 80m 부교가 건설돼 도로와 강을 연결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하천 운송을 할 때 상류와 하류에서 직접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정작 강이 수송에 이용되는 일은 일부에 불과하다. 프로젝트 추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들어오고 나가는 상품 중 15%만 강을 통해 운송된다. 앙투안 고댕은 계속 설명했다. “남은 85%의 상품 운송은 결국 화물트럭이 맡게 됩니다. 강의 상류에서 창고에 도착하고 강의 하류에서 파리로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 다시 출발합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이미 지금도 막히고 있는 도로(A15 도로, A18 도로, 콜롱브·젠빌리에·에피네이 도로 등)를 더욱 막히게 하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워에 이 길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그린 독’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이용하려는 운송 차량으로 인해 수십 분의 시간을 더 날리게 될 것입니다.” 

 

누구도, 무엇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프랑스 자연환경단체 FNE의 연구에 의하면 새롭게 창고 지구에 속하는 지역은 센 생-드니(Seine Saint-Denis)주다. 젠빌리에와 트랑블레-앙-프랑스(Tremblay-en-France) 사이에 5,000㎡ 땅이 이 창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 지역 물류·유통을 위해 지어지는 ‘그린 독’은 9만㎡의 창고와 3만 5,000㎡의 주차장과 사무실로 이루어져 있다. 창고가 오-드-센(Hauts-de-Seine)주(코드 번호 92)에 지어진다 할지라도, 창고의 외부 효과 대부분이 센 강 다른 편인 센 생-드니(Seine Saint-Denis)주(코드 번호 93)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프로젝트는 불분명한 상황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11일, 프랑스 공공기관 플렌 코뮌(Plaine Commune)의 기관장들과 센-생-드니 주, 에피네이-쉬르-센, 생-드니섬의 시장들이 아로파 항만 본부장에게 격렬한 항의 편지를 보냈다. 기관장들과 시장들은 그들이 이 프로젝트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곤 거주민들이 이 프로젝트에 항의하고 있는 사실 뿐이라고 발뺌했다. 

일-드-프랑스에서 수자원을 위한 투쟁을 오랫동안 해 온 베테랑이 있다. 젠빌리에에 거주하고 있는 레오 랑도 씨다. 그도 한마디 거들었다. “이 분야와 관련해 수많은 도시 계획과 개요들이 있습니다. 지금 개정 중인 일-드-프랑스 레지옹의 수도권 광역계획(SDRIF)이 있고, 이제 막 채택된 국가-레지옹 계획 협정 2021~2027(CPER)도 있습니다. 그 외, 젠빌리에 지역 도시 계획(PLU), 수도권의 국토 연결성을 위한 개요(SCOT), 국토 기후·공기·에너지 계획(PCAET), 수자원 개발 및 관리 조직의 주요 개요(SDAGE), 일-드-프랑스 강의 수자원 개발 및 관리 조직 개요(SAGE)도 있는데 이 프로젝트가 대체 이런 도시 계획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지역 폐기물까지 끌어오는 바이오가스화 시설

2022년 6월 21일 화요일. 공공폐기물처리조합 시크톰(SYCTOM)과 일-드-프랑스 지역 가스·전기·에너지 공공서비스 업체인 시제프(SIGEIF)는 ‘그린 독’ 프로젝트 연장선상으로 젠빌리에 항구에 식품류폐기물 바이오 가스화 시설을 건설하고자 한다. 시크톰(SYCTOM)과 시제프(SIGEIF)는 일-드-프랑스의 두 개의 거대 기술 조합이다. 폐기물 처리, 가스 및 신재생에너지 배급이 특화 분야지만 그 외 잘 안 보이는 영역까지 손이 뻗어있다. 일-드-프랑스에 있는 다른 조합들이 그렇듯이 필수 공공 서비스 분야 일 처리를 하는 데 있어 예외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3)

시크톰(SYCTOM)의 회장인 에리크 서자리는 수상쩍은 상황에서 취임했다. 그리고 2022년 7월 12일,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인 콩세이데타의 판결로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일은 이미 끝나버린 사건이 돼 프로젝트의 모든 문제와 위험을 은폐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2022년 6월 28일 화요일. 일-드-프랑스의 시장들이 연 1회 모이는 회의가 포르트 드 베르사유(Porte de Versailles)에서 열렸다. 전(前) 프랑스 외교부 환경대사 얀 베어링은 발레리 페크레스에 이어 일-드-프랑스의 환경부 부회장이 됐다. 얀 베이링은 일-드-프랑스 지역에서 가스 분야를 대표하는 6명의 사람들이 식품류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지지하게끔 부추겼다. 이 시설은 다른 지역에서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드-프랑스를 오염시킬 것이다.(4) 

프랑스에서 몇 년 전부터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정신없이 도입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바이오 가스화 시설이다. 이미 운영 중인 바이오 가스화 시설은 1,565개, 건설 중인 시설은 124개, 건설 계획 중에 있는 시설이 625개다.(5) 어마어마한 공공 기금이 이 프로젝트에 쏠리게 됐는데 특히 농업 경영자 조합 국가 연맹(FNSEA)과 에너지론 학자들이 큰 이득을 보게 됐다. 또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사람들은 엄청난 정기수입을 얻게 됐다. 프랑스 천연 가스공사(GRDF), 프랑스 천연가스 전송 시스템 운영자(GRT Gaz), 프랑스 에너지 회사 엔지(ENGIE)와 15년 동안 보증된 전매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가격은 러시아 천연가스 대비 10배에 달한다.(6)

2022년 7월 6일 수요일. 젠빌리에 시청은 오후 6시 30분에 공공 회의를 주최했다. 주제는 식품류폐기물 바이오 가스화 시설에 관한 것이었고, 5일 후 예정된 온라인 회의를 하기 전이었다. 환경단체 멤버인 살림 마스투리와 오드 카스트로는 상당히 위험한 프로젝트를 서둘러 진행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2025년에 예정된 기준들을 강화하기 위해 미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식품류폐기물 바이오 가스화 시설이 환경에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연보호구역 나튀라 2000이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쓰레기를 실어 나르기 위해 교통량이 증가하면 온실가스 배출 농도도 높아질 것이고 특히 메탄가스 유출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거주지가 밀접한 지역인데 악취로 인한 공해도 심할 것이고 하천 수량이 증가하거나 산업 사고가 일어나면 센 강이 오염될 위험도 있습니다. 쓰레기 매립지니, 시설을 운영하는 도중에 박테리아 유출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항만 회장인 장 플라토는 몇 달 전부터 환경단체장들에게 건축 허가증이 나오고 공공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협의를 위해서 “다시 돌아와서 함께 이야기하겠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그러나 공공 조사는 7월에 이미 시작했다. 프로젝트 추진자들은 쓰레기 처리에 관한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려고 애쓰고 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2025년부터 일-드-프랑스 지역의 코뮌에서는 식품 쓰레기 분리수거가 의무화된다. 5,000가구의 식품 쓰레기, 겨우 몇몇 헥타르 땅에서 나오는 유기성 폐기물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겠다는 생각은 그 규모로 봤을 때 경제적 가치가 미약하고 경제 효과가 미미한데도, 프로젝트 추진자들은 프랑스 에너지 독립 문제까지 거론한다. 공장에 의해 소비되는 전력은 8,000MWh에 달하는데 에너지 생산은 3,000MWh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드-프랑스 40지구에서 생산되는 가스 전력은 735GWh이다.

시크톰(SYCTOM)은 초반에는 5만 톤을, 2030년에 10만 톤 유기성 폐기물을 공급할 예정인데 여기서 더 늘어나긴 힘들다. 즉, 바이오가스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 폐기물까지 끌어와야 한다. 해당 지역의 거주민들은 40만 명으로 한 사람당 1년에 10~50kg 식품 쓰레기를 생산한다. 프로젝트 반대론자는 하루에 40여 대의 트럭들이 온실가스와 메탄가스를 배출하며 오갈 것이라고 말한다. 시크톰(SYCTOM)이 전국적으로 이미 운행하고 있는 차량은 1만 1,000여 대다. 쓰레기 수거는 연중무휴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진행될 것이다. 

 

아름다운 가짜뉴스와 늑대

시설은 1만 8,000㎡ 구획에 건립될 것이다. 최대 높이는 22m다. 센 강 유역의 나무들은 보호되고 중심부는 자연 보호 지역으로 남을 예정이다. 부두는 센 강 쪽이 아니라 지중해 항구 쪽으로 생길 것이고 이 부두에 하천용 수송선이 교대로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 연장선상에 있는 계획도 있다. 범람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거대한 배수 탱크도 만들려고 한다. 프로젝트 추진자들이 세우고 있는 홍수 대책은 ‘센 강 거대 호수’에서 건설한 “칸막이” 건물을 연상시킨다. 센-에-마른(Seine-et-Marne) 데파르트망에 위치한 라 바세(la Bassée) 코뮌에 있는 이 공공건물은 오늘날 자치단체 연합인 메트로폴 뒤 그랑 파리(Métropole du Grand Paris)가 관리하고 있다. 센 강 홍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세운 건축물이라고 한다. 이는 참 아름다운 가짜 뉴스다. 현재 파리 시가 거대 호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데, 라 바세 프로젝트는 40년 전부터 중단된 상태이며 홍수 대비 계획도 과시에 불과하다. 강의 최저수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추진자들이 경제 생산 요소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경작으로 인한 식량 공급이 아니라 단지 쓰레기 수거뿐이다. 처음에는 제3자의 쓰레기 수거도 하겠지만 점점 시크톰(SYCTOM) 쓰레기만 처리하게 될 것이다. 메탄가스 유출이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훨씬 더 온실효과에 악영향을 끼치리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환경과 인구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통해 토양과 공기 그리고 센 강에 미칠 오염 문제와 더불어 사고로 메탄가스가 유출된 위험성도 평가해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이런 연구가 진행된 적이 없었다. 

“2018년부터 이 프로젝트와 관련한 지역의 시장들은 이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었습니다. 본 프로젝트는 에너지 발전과 통제 관리기구(ADEME)의 관리 심의회를 통과했거든요. 처음 예상했던 예산 5천만 유로 중 1천만 유로를 지원받게 됐습니다.” 일-드-프랑스의 환경단체 FNE의 미셸 리오토는 말했다. “2024년 1월 1일부터 가정용 쓰레기는 분리수거를 반드시 해야 하고 소각돼서는 안 됩니다. 바이오 가스화 시설이 해결책이라는 거죠. 문제는 이 시설에 공급할 유기성 폐기물을 찾아야 하는 것인데요. 식품 쓰레기를 밭에 뿌리는 농부들 입장에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내용입니다. 농업과 숲 지역 집행부(DRIAAF)에서도 매우 걱정스러워하면서 신중하게 의견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5,200만 유로를 투자하고 2,000만 유로 보조금을 들여서(매출액은 800만 유로 정도다) 시설을 만든다고 해도 이득은 겨우 몇십만 유로를 넘지 못한다. 예상되는 매출액은 공장 비용의 30%밖에 충당하지 못하고 수익성이 좋은 사업도 아니다. “이 모든 것이 다 바보 같은 짓거리예요.” 모임에 참석한 일-드-프랑스의 농부가 말한다. 그는 자기 경작지에 스스로 “작은” 식품류폐기물 바이오 가스화 시설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시크톰(SYCTOM)처럼 시제프(SIGEIF)와 시설 설치 기사인 파프레크(PAPREC)도 순진한 것과 거리가 멀다. 늑대가 있다. 그리고 늑대가 있을 땐 누군가가 잡아먹힐 거란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향후 5년은 친환경적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 전 마르세유에서 연설 중에 한 말이다.(7) 

 

 

글·마르크 레메 Marc Laimé
언론인

번역·이정민
번역위원


(1) ‘Goodman, une logistique pour le long terme, en interconnexion avec les territoires. Entretien avec Philippe Arfi 굿맨, 장기간의 물자 운송, 국토 연결. 필리프 아르피와의 인터뷰’, <Grand Paris Développement>, n° 40, 2022년 3월.
(2) Ugo Thomas, ‘La longue agonie du fret ferroviaire 철도 운송의 긴 단발마’, <Le Vent se lève>, 2021년 12월 1일.
(3) ‘Les âmes mortes du Grand Paris 그랑 파리의 죽은 영혼’, ‘Carnets d’eau 물 승차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블로그, 2015년 5월 12일.
(4) Mark Halbran, ‘Méthanisation. La course mortifère au nouvel or vert 바이오 가스화 시설, 새로운 녹색 금을 향한 죽음의 경주’, <Marianne>, Paris, 2021년 5월 7일.
(5) ‘La méthanisation pète la forme 바이오 가스화 시설이 대세다’, <Le Canard enchaîné>’, Paris, 2022년 7월 5일.
(6) Adrien Pécout, ‘Le biométhane, une alternative au gaz fossile séduisante mais contestée 바이오 메탄가스, 화석연료의 매력적인 대안이지만, 의문점 있어’, <르몽드>, Paris, 2022년 5월 10일.
(7) “Ce quinquennat sera écologique ou ne sera pas 향후 5년은 환경적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France Nature Environnement (FNE)>, 기자회견, 2022년 4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