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의 발견

2022-11-30     에블린 피에예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1914년 8월, 윈스턴 처칠의 지시에 따라 ‘인듀어런스(Endurance, ‘인내’라는 의미)’ 호가 플리머스 항에서 출발했다.(1) 바다에서 건너편 바다로 남극 대륙을 횡단하려는 최초의 시도였다.

1915년 1월 18일, 인듀어런스호는 해빙에 발이 묶였다. 1915년 10월 27일, 배는 파괴되고 침몰했다. 배에 타고 있던 28명의 대원은 근처에 있는 빙산에 표류했다. 빙산은 움직이면서 깨졌다. 세 번이나 머무는 장소를 옮겨야 했다. 1916년 4월, 이들은 엘리펀트 섬에 정착했다. 이 탐험대의 대장은 어니스트 섀클턴으로 로버트 팰컨 스콧이 이끄는 남극 탐험대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같이 가겠다고 자원한 몇몇 대원들과 함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구명보트를 타고 떠났다.

이들은 800마일(약 1,300km)을 이동했다. 얼음으로 뒤덮인 땅을 한 걸음씩 디뎌가면서 섬을 횡단했다. 그렇게 그들은 마침내 포경 기지에 도착했다. 1916년 8월 30일, 칠레 정부의 도움으로 섀클턴 일행은 구조선을 타고 엘리펀트 섬에 도착했다. 엘리펀트 섬에 남아있던 인듀어런스호 대원들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며 그들을 맞이했다. “전원, 무사합니다!” 

섀클턴은 그 당시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는 실패했다”라는 겸손한 문장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실패라고 보기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는 장엄한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순수한 영웅들, 다 함께 노력한 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탐험대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상황에서도 삶의 여유와 호사를 잊지 않았다. 하키를 치고, 음악을 듣고, 개와 함께 놀이를 즐겼다. 함께 승선 중이던 사진가 프랑크 헐리는 빙산, 선박, 사람들을 찍었다. 절대로 잊지 못할 장면이다.  

 

 

글·에블린 피에예 Evelyne Pieiller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번역·이정민
번역위원


(1) 『L’Endurance 인듀어런스호』, 1914~1917, Ernest Shackleton, Frank Hurley, Paulsen, Paris, 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