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 '빅3' 파탄, 지정학적 세계균형 깨져

비효율 경영으로 질주 '대형사고', 구제금융덕 임시 연명국내외 공장폐쇄, 일시해고…충격파 세계 각지로 확산중'지리경제학적 변화 반영, 산업·기술기반 구축·혁신' 지적

2009-02-01     로랑 카루 | 경제학자

 

 

1953년 찰스 윌슨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고,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고 단언한 것처럼 자동차 산업은 미국식 생활양식(american way of life)과 전후 미국의 힘을 상징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 자동차 '빅3', 즉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도산 위기에 몰려있다.
 현재의 위기는 갑자기 터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대부분의 미국 엘리트 경영인들이 그렇듯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고 금융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자폐적이고 오만한 경영진이 이끄는 기업들의 기나긴 쇠퇴 과정의 종착점에 불과하다. 2007년 포드의 CEO, 앨런 멀러리의 연봉은 2천100만 달러에 달했다. 창업주 포드 가문의 후계자들은 자본의 6%만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 40%의 투표권을 장악하고 있다.
 
 '빅3' 퇴보와 일본車 부상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 현대화와 제품 라인업 개선을 추구하고 과도한 차종을 줄이며  혁신하는데 있어서 '빅3' 경영진의 무능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빅3'는 이윤의 대부분을 SUV 차량과 연료 소모가 큰 대형 사륜구동 차량 판매로 벌어들인다. SUV 및 사륜구동 차량 판매는 2006년 '빅3' 총매출액의 60%를 차지했으며, 심지어 크라이슬러의 경우 90%에 육박했다. '빅3'가 구속력 있는 환경규준 도입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대(對)의회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90년과 2007년 사이, 미국의 국내 자동차 생산은 26%나 감소했다. 연 390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무역적자도 460억 달러에서 1천250억 달러로 급증했다. 소비자들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빅3'의 무능력은 공격적인 할인 및 출혈 판매 전략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들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2000년 65%에서 2007년 51.3%, 2008년 46.5%로 계속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1999년 델피, 2000년 비스티온 등 자회사 매각과 감원, 공장폐쇄 증가는 고용 급감으로 귀결되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고용은 2000년 116만 개에서 2007년 86만 9천개로 줄었고, 2008년 9월에는 73만 2천개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중 23만 9천개는 '빅3', 11만 3천개는 외국 자동차 회사의 직접고용 수치이다.
 반대로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연비가 좋고 목표층이 분명한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우수한 품질 및 경쟁력에 힘입어 2008년 미국 시장의 45%를 장악했다. 반면에 유럽 회사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9%에 불과하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수입을 크게 줄이고, 17개의 현지 공장을 건설해 6만 5천명의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 회사들의 미국 현지 생산은 1985년 29만 6천대에서 2007년 330만 대로 급증했다. 오늘날 미국에서 판매되는 일본 자동차의 63%가 현지 생산된 차량들이다.
 
 '빅3' 파산시 미 전역 '대재앙'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급부상으로 테네시, 켄터키, 앨라배마,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동남부 지역에 새로운 생산 기지가 속속 건설되었다. 전체 자동차 생산에서 이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2배로 증가해 15%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동남부 지역의 약진에는 낮은 노조 가입률과 저임금, 지자체 및 주정부의 세금 혜택이 결정적이었다. 캐롤라이나를 제외하면, 이 주들은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존 매케인이 승리한 주들이다.
 '빅3'가 축적한 구조적 어려움들은 1년 만에 쓰나미로 확대되었다. 자동차 산업은 구매력 변화와 유류비 상승, 부채 및 신용 조건, 그리고 미래에 대한 가계의 신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문이다. 결국 금융 및 경제위기로 2008년 미국의 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18%나 감소하는 엄청난 결과가 발생했다.2) 특히 압사 일보 직전인 크라이슬러는 -30%라는 어마어마한 판매실적 감소를 기록했다. 다이믈러벤츠 철수 이후 크라이슬러 자본의 80%를 보유하게 된 투자펀드, 케르베로스 캐피탈이 2008년 11월 추진했던 닛산이나 GM과의 합병 시도 실패가 이를 증명한다.
 GM의 상황도 매우 어렵다. GM은 -23%의 실적 감소를 기록했고, 2009년 1월 7일 1/4분기 53%의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20.5%의 실적 감소를 기록한 포드의 상황도 그다지 나을 것 없다. 과도한 부채를 지고 있던 이 세 회사는 2008년 1월부터 9월까지 42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더구나 그전부터 '빅3'의 주식 가치는 폭락한 상황이었다. '빅3'는 돈줄이 마르자 준(準)도산 상태에 직면하게 되었다. '빅3'의 유일한 구명줄은 정부의 구제금융뿐이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빅3'가 문을 닫으면, 자동차, 제철, 기계, 플라스틱, 전자, 서비스 분야 등에서 300만개의 직간접적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고, 1천570억 달러의 임금 감소와 601억 달러의 세수 감소를 초래할 것이다. 즉 산업, 사회, 경제, 조세 측면에서 엄청난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다.3)
 더구나 이 대지진의 직접적인 결과는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를 지지한 미국 북동부 '산업벨트'에 집중될 것이다. 사실 미국 자동차 산업 고용의 50%와 '빅3' 공장의 80%는 미시간, 오하이오, 인디애나를 아우르는 오대호 벨트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워싱턴 경제정책연구소의 지적처럼, '빅3'의 붕괴의 여파는 단지 북동부 지역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로 확대될 것이다.4) 오바마 대통령의 표현을 빌자면 '미국 산업의 중추'인 자동차 부문이 산업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연관효과 때문이다. '빅3' 파산으로 사라질 일자리 300만개의 3분의 2가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플로리다를 비롯한 10개 주에 집중되어 있다. 이 10개 주는 미국의 경제적, 정치적 산소 공급지이자 이미 서브프라임 위기로 커다란 타격을 입은 주들이다.5)
 따라서 더 이상 디트로이트를 살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 활동의 거대한 전략적 부분을 구제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구제조치 도입과 적용방식을 둘러싸고 격렬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논란 끝에 이뤄진 구제금융
 2008년 여름과 가을 동안 공화당 정부, 재무부, 연준(FRB)은 금융시스템 구제를 위해 7천억 달러 이상을 동원하며 신속하게 움직였다. 반면에 자동차 산업 구제조치는 많은 반대와 어려움에 부딪혔다. 11월 초, 재무부는 GM과 크라이슬러의 합병이 100억 달러의 즉각적 비용을 유발하며 위험하다고 판단, 합병 재정지원을 거부했다.
 '빅3'는 2008년 3/4분기 금융 손실의 가속화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25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그중 절반은 증자에, 나머지 절반은 78만 명에 달하는 퇴직자 의료보험 재정 충당에 사용될 예정이다. 연비가 좋은 차량 개발을 위해 의회가 작년 가을 의결했으나 2009년 현재 아직 지급되지 않은 250억 달러는 별도이다.
 물론 민주당 의원들은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빅3'도 은행권에 투입되는 7천억 달러 구제금융의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대신 '빅3' 자본의 일부 국유화 방안도 배제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전임 부시 행정부는 여론이 좋지 않고, 아시아 및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앨라배마주 공화당 상원의원 리처드 셀비 같은 자들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히자 자동차 산업 구제금융 요청을 거부했다.
 지난해 12월 2일, '빅3'의 CEO들은 대규모 감산, 33~50%에 이르는 고용감소, 1만4천 여 대리점으로 구성된 영업망 구조 조정, 부채 50% 감소, 3년 이내 연비가 좋고 환경 친화적인 신모델 출시를 강조하며, 250억 달러가 아니라 34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조지 W. 부시는 어쩔 수 없이 결정을 번복할 수 밖에 없었다. 12월 12일, 부시는 은행권 구제기금(TARP) 중 134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GM과 크라이슬러에 제공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두 회사는 구제금융의 대가로 2009년 3월 31일까지 적자해소 등 비현실적이고 가혹한 조건들을 수용해야 했다. 어쨌든 134억 달러 덕분에 두 회사는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고, 이제 공은 민주당 정부로 넘어간 셈이었다.
 또한 12월 31일, GM 산하 금융기관 GMAC의 지위가 금융서비스 및 자동차 대출 회사에서 은행지주회사로 바뀌면서 재무부가 GMAC에 60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 GMAC는 2만6천700명의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으며, 1천500만 명의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최근 2년 동안 서브프라임 투기시장 투자로 인해 8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임금·보험 등 근로자 소득 '추락'
 '빅3' 경영진의 전략적 태만의 최대 피해자들은 바로 근로자들이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임금하락과 회사보험의 위기를 초래했다. 우선 대규모 인원 감축 뿐만 아니라 임금 하락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는 1935년 설립된 강력한 전미 자동차 노조(UAE) 덕분에 '빅3'의 임금은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훨씬 더 열악한 환경의 동남부 지역 공장들의 임금 수준에 연동될 것이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심화된 임금 하락은 결국 산업 근로자 전체 소득의 심각한 후퇴로 귀결될 전망이다. '빅3'의 임금협상내용은 보통 국가 차원의 임금 기준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빅3'는 미국의 다른 대기업들처럼 200만 명의 근로자 및 퇴직자들에게 회사보험의 형태로 의료보험 및 퇴직연금을 직접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 위기는 미국의 회사보험 시스템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 수년전부터 최저사회보장 주창자들은 경쟁력 개선을 내세우며 이 시스템을 자주 비판했다. 즉, 회사보험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GM의 경우 회사보험 비용은 생산된 차량 1대 당 1천500 달러에 달한다. 반면에 근로자들의 근속년수가 GM보다 더 적고 연금시스템이 더 불리한 도요타나 혼다의 비용은 400 달러에 불과하다.6)
 이 같은 회사보험 문제의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근로자 수와 퇴직자 수의 불균형 증대이다. 여기에는 고용감축도 일조했다. GM과 포드는 미국 국내에서 16만 명의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고 75만 명의 퇴직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2007년 '빅3'와 UAW는 2010년부터 연금 및 퇴직자 의료보험 지급을 위한 특별기금 설립에 동의했다. 이는 단일한 국가사회보장제도의 부재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오바마는 대통령 취임 전인 1월 6일, 향후 2년 동안 3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8천250억 달러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그중 3천억 달러는 가계 구매력 증가를 위한 감세에, 3천억 달러는 인프라 시설 재건에, 2천억 달러는 영세민 의료보험 메디케이드(Medicaid) 적자 충당을 위한 주정부 재정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미 연준은 주택, 자동차, 학자금, 중소기업 대출 시장 부양을 위해 12개 지역은행들의 은행채와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 메이(Fa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의 채권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2009년 1/4분기에 "9천억 달러를 새로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 조치들은 새로운 수요를 촉진할 수 있어도 구조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하지 못한다. 따라서 미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제경제도 큰 타격 입을 듯
 '빅3'가 무너지면 국제경제도 지각변동을 겪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의 급격한 붕괴는 다른 국가들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의 생산 및 거래 시스템의 국제화로 복잡하게 얽힌 비대칭적 상호의존성 때문이다. 도요타, 혼다, 닛산은 이윤의 60~70%를 미국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유럽 자동차 수출의 3분의 1과 일본 자동차 수출의 50%가 미국 시장에 집중되어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비추어 볼 때, 멕시코와 캐나다 경제가 고용 감소 및 공장 폐쇄 위협에 가장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 미국은 멕시코 및 캐나다 수출의 80~90%를 흡수한다. 그런데 '빅3'는 양국 산업의 중추를 구성하는 자동차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자동차 부문이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한다. 주로 온타리오 주에 몰려있는 416개 공장에서 15만 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멕시코의 자동차 부문은 GDP의 15%를 차지하며, 673개 공장에서 경제활동인구의 14%가 일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자동차 산업 구제조치 발표 다음날인 2008년 12월 20일, 캐나다 정부가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빅3'에게 23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에는 이 같은 사정이 숨어있다.
 그런데 유럽연합의 경우, 자동차 산업은 225만 개의 직접고용과 1천30만 개의 간접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빅3'의 자회사들이 유럽연합 내에 대거 진출해 있는 상황은 몇몇 국가들에게 매우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예컨대 영국에서는 GM 복스홀이, 독일에서는 GM 오펠이, 스웨덴에서는 1999년 포드가 인수한 볼보와 1989년 GM이 인수한 사브가 미국 자동차 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국가에서도 공적 개입의 형태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빅3'는 구제금융 집행 여부와 상관없이, 유럽과 아시아에 보유하고 있는 생산 시스템을 크게 줄여야 할 형편이다. 포드는 2008년 3월, 인도의 자동차 기업 타타에 영국 자회사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타타는 위기를 핑계로 영국 정부에 약 11억 유로의 지원금을 요청했다. 포드는 일본 기업 마즈다 보유 지분의 33.4%를 5억 3천800만 달러에 매각한 후 볼보 매각을 제안하고 있다.7) GM도 일본 기업 스즈키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한 후 사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시장 변화 반영한 것'
 유럽과 아시아에서 일시해고, 대량해고, 공장폐쇄 증가가 보여주듯이, 미국 자동차 위기는 6개월 만에 세계 자동차 산업 전체로 확대되었다. 심지어 브라질은 2008년 12월 내수 부양을 위해 23억 달러의 부양책을 가까스로 도입했다. 그러나 이 위기가 10여 년 전부터 자동차 부문이 겪고 있는 근본적인 지리경제학적 변화를 은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국제자동차제조업체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 자동차 생산은 5천310만대에서 7천310만대로 37.6%나 증가했으나, 2008년 7%의 감소율을 기록하며 다시 6천790만대로 떨어졌다. 예외적인 성장의 시기가 끝난 것이다. 이는 세계 균형의 갑작스러운 재구성을 수반했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NAFTA 지역의 자동차 생산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미국의 생산은 감소했지만 멕시코의 생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유럽의 자동차 생산도 상당한 국가별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세계 생산이 급증했기 때문에 세계 자동차 생산에서 북미와 서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서 44%로 감소했다.
 반대로 같은 시기 동안 아시아의 비중은 33%에서 40.5%로 증가했다. 세계 생산 증가의 3분의 2는 아시아가 이룩한 성과였다. 또한 라틴 아메리카, 서유럽 회사들의 중저가 모델 생산 기지가 돼버린 동유럽, 그리고 구소련은 새로운 역동성을 보여주었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을 잇는 삼각 축에 속하는 선진국들의 시장이 비교적 포화상태에 도달해 자동차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하며 과잉생산 상황에 처해있는 반면, 신흥국가들은 급속한 발전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엄청난 사회경제적 필요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보급률을 예로 들면 미국이 인구 1천당 824대, 유럽연합이 593대인 반면, 브라질은 127대, 중국은 28대, 인도는 13대에 불과하다.
 현재 세계 자동차 시장은 삼각 축에 속하는 몇몇 거대 그룹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세계 50대 자동차 기업 중 도요타, GM, 폭스바겐, 포드, 현대 등 상위 5대 기업이 세계 생산의 48%, 피아트, 르노, 푸조를 포함하는 상위 10대 기업이 70%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처럼 주요 신흥국가들은 점차 자국에 고유한 산업 및 기술 기반을 구축하고 국내기업 육성을 모색한다.8) 그중 어떤 기업들은 국제화 대열에 동참하고 있으며 산업 및 기술 동맹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의 타타가 대표적인 사례다.
 '빅3'의 붕괴는 지리경제학적, 지정학적 세계 균형의 변화를 상징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사상 유례가 없는 산업정책 및 공공정책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즉 일관성 있고, 역동적이며, 혁신을 담보하는 자동차 산업의 관리가 세계 강대국을 위한 미래 과제다.

 번역 | 박수현 domyosie@ilemonde.com


 

각주

1) 시카고 연준, '누가 당신의 차를 만드는가?', <시카고 연준 레터>, n° 255, 2008년 10월.
2)'서브프라임 위기: 21세기 진입의 지정학적, 지역적 쟁점', <지리학 카페>(http://www.cafe-geo.net/article.php3?id_article=1411) 프레데리크 로르동, '금융의 인질극'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8년 9월.
3) 자동차연구센터, '디트로이트 3대 자동차 회사의 위기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리서치 메모란덤, 2008년 11월 4일.
4) 경제정책연구소, '거인이 무너질 때', <EPI 브리핑 페이퍼>, 워싱턴, 2008년 12월 3일.
5) '서브프라임 위기, 경제전쟁의 새로운 화약고', <악트 뒤 FIG>, 2008년 10월.(http://fig-st die.ducation.fr/actes/actes 2008/index.htm)
6) '디트로이트. 임금을 벌게 내버려두라', <르몽드>, 2008년 12월 4일.
7)'유동성 확보를 위해 볼보 매각을 고려중인 포드',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파리, 2008년 12월 2일.
8) 오다이라 나미에이, '중국 기어오를라. 사다리 걷어차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8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