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원주민들의 왜곡된 이미지
모계제도의 원형인 아마존의 존재를 믿는가? 올리비에 필리포나는 저서 『놀라운 사람들의 지리』(1)에서 우리가 아마존에 가졌던 모든 환상을 앗아간다. 우리는 작가가 환상을 앗아간 것에 대해 조금 원망하면서도, 그의 학구적이고 흥미로운 작업에 매료된다. 이 책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아마존 원주민들을 그린다.
그동안 아마존 원주민들의 역사와 생활방식은 왜곡돼 전해졌다. 아마존 원주민들을 가리키는 표현은 ‘괴물’이나 ‘위험한 인종’ 같은 것이었다. 이런 왜곡된 이미지는 클로드 레비 스트라우스를 포함한 역사학자나 인류학자들을 통해 전해졌다. 이제 아마존 원주민들의 명예를 회복해야 할 때다.
고대부터 원주민 주민들은 로마의 문인 겸 정치가인 플리니우스가 묘사한 ‘머리 없는 사람들’을 비롯해 여러 모습으로 전해졌다. ‘절대 웃지 않는 사람들’, ‘개의 머리를 가진 헤미키네스 같은 사람들’, ‘코 없는 사람들’, ‘발이 뒤를 향해 있는 사람들’ 등 환상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모습으로 말이다. 여러 세기에 걸쳐, 아마존은 우화 속에서 상상의 땅으로 그려졌는데 이는 노예제도와 식민지 지배의 전주곡이었다.
19세기 인종주의에 기반한 ‘과학’으로 아프리카는 야생의 땅이 되고 인간 동물원은 ‘산업화’된다. 20세기에는 외계인을, 21세기에는 유전자 조작과 트랜스휴머니즘을 믿는 현상이 생겨났다. 서구인을 우월한 존재로 보는 틀 속에서는, 지리나 신앙에서 세계 주변부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든 ‘괴물’ 같은 존재로 왜곡될 수 있다. 올리비에 필리포나도 이 책에서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필리포나는 초현실적인 여정 속에서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법한 환상적인 지도를 소개한다. 그리고 우리의 현재 삶도 미래에는 문명의 전설로 왜곡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도와 픽션(16~18세기)』(2)에서 책의 위대한 역사 전문가인 저자 로제 샤티에도 상상의 땅을 다루기 위해 지도를 발명한다. 샤티에는 존 로날드 로웰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1954)이 허구의 지도를 마치 현실의 지도처럼 표현해 대중화했다고 설명하며, 이런 사례는 16~18세기에 처음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두 종류의 계보를 구별하며 그중 몇 가지 예를 든다. 『영불해협의 돈키호테』(1780, 1797) 속 모험과 여정은 ‘스페인 왕국의 일부 지도’ 위에서 그려지며 연대순으로 재현된다. 이 지도는 세르반테스의 소설이 출판된 지 약 60년 후 추가돼 논란을 일으켰다. 반면,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1726)는 주인공의 여정 속 지명들이 출판 당시부터 나와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수용됐다.
소설과 현실을 오가는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1516)나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1719)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소설가 스큐데리의 『클레리, 로마 이야기』(1654)에 등장하는 ‘탕드르 왕국의 지도’는 매혹적인 상상력과 서정성을 강렬하게 드러낸다. 가상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지도는,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하고 독자들의 꿈을 키우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미지와 텍스트의 연관성이다. 이는 예전에도, 지금도 마찬가지다.
글·마리나 다 실바
연극평론가
번역·이주영
번역위원
(1) Olivier Philipponnat,『Géographie des peuples fabuleux』, Buchet-Chastel, Paris, 2022.
(2) Roger Chartier,『Cartes et fictions (XVIe-XVIIIe siècle)』, Éditions du Collège de France, Paris,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