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단신
이 책은 시대와 테마별로 모두 10여 개 장으로 나뉘어 있다. 저자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세계화가 일어나게 된 배경과 과정을 설명한다. 중국과 일본은 일찌감치 무역 주도국이 되었지만 16세기 초부터 서구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만다. 그 후로 서구는 계속 불평등 조약과 일방적인 룰을 강요하는 존재가 된다. 현재 서구는 자유주의 체제에서는 어쩔 수 없다며 애써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실제로 서구는 비서구권에 더 엄격하게 이런저런 것을 요구한다. 조건의 상호성, 화폐 보유, 디아스포라의 위치와 역할, 기술 이전, 경제위기와 그것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문제는 흥미롭다. 현재 세계가 완전히 새로운 변화와 마주하기 때문이다.
반세기도 채 안 되어 중국은 대부분 도시화가 되었다. 미디어는 중국이 전통 마을을 부수고 새로운 개발을 한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옛 전통을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중국의 대학교수, 협회, 정치인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많이 보도하지 않는다. 이 책은 전통적인 옛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 현대 중국 건축연구소가 협력하는 과정을 다룬다. 전통 마을을 보존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분위기는 무엇인가? 도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시화가 이루어져야 주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고, 경제발전이 가능해지고, 점점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중국 도시화의 쟁점을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저서를 프랑스어로 펴내는 작업에 참여한 바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마르크스의 저서를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해보라고 권한다. 바로 역사와 정치적 발명이라는 관점에서 보자고 한다. 흔히 사람들은 마르크스를 가리켜 ‘결정론자’로 말하지만, 마르크스는 정치와 발명을 역사 과정의 중심으로 봤다. 마르크스는 역사를 완성 단계가 아닌 발명 단계로 봤다고 한다. 예를 들어 혁명은 미리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일어난 것이 아니라 시대적 조건에 맞춰 자연스럽게 일어났다는 것이다. 파리 코뮌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이는 식민지배를 당한 국가와 자본주의 관점에서 덜 발달한 국가(러시아가 대표적)와도 관계 있을 것이다.
유명 스타들이 국제입양하는 예는 많다. 이 책은 프랑스 정부와 입양 협회들의 고문서, 입양한 부모와 입양아들과의 다양한 인터뷰 등 방대한 자료조사에 공을 들여 국제입양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같은 세심한 조사 덕분에 입양 문제를 제대로 알 수 있다. 흔히들 입양은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은 자기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일방적으로 선택당하는 처지이다. 미디어를 통해 입양의 어두운 면이 보도되기도 한다. 입양은 세계 역사적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전후 독일, 루마니아, 한국, 아이티는 입양아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국제입양은 여전히 국제정치와 관계된 문제임을 지적한다.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목소리, 진보를 위해 동물 실험은 필요하다고 하는 목소리.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 2013년부터 유럽에서는 동물 실험을 다른 방식의 실험으로 대체하거나 화장품에서 동물 실험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이 발효된다. 이 책은 이 새로운 유럽의 법을 분석하고 과학계의 반응을 살펴본다. 저자는 동물 실험이 금지되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동물이 쓸데없는 고통에 시달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