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층 파고드는 ‘휴대전화 외교’

2012-05-14     로랑스 아야르

미국은 기업, 자선단체들과 손잡고 신기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말리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후, 셰이크 모디보 디아라 마이크로소프트아프리카 사장이 총리에 임명됐다. ‘아랍의 봄’ 당시 일부 직원이 맹활약한 바 있는 구글은 인권활동가들을 모집하고 있고,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기업영리 활동과 기술을 함께 엮은 인도주의적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나섰다. ‘디지털 외교’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009년 1월 12일, 아이티가 지진에 강타당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구호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과 실종자 가족에게서 걸려오는 전화의 위치추적이 여러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2007년 위기지도정보학 분야 전문가 패트릭 메이어는 케냐 출신 프로그래머 데이비드 코비아와 공동으로 '우샤히디'(Ushahidi)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민들이 선거 직후 발생하는 폭력사태를 제보하고, 이에 대한 지도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었다. 메이어와 코비아가 개발한 모바일 전송이 가능한 지도 표시용 위험경보 시스템은 예기치 않게 아이티에 긴급정보 공유를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되었다. 이동통신사업자 디지셀은 이를 모방해 아이티 시민들에게 전화번호 4636를 통한 긴급상황 제보 서비스를 실시했고, 이로 인해 수백 명이 목숨을 구했다.

휴대전화 문자서비스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기반한 우샤히디 프로그램은 적은 노력으로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했다. 구조자 명단, 물과 식량 부족을 알리는 고아원, 실종신고 등 아이티 전국이 제보로 홍수를 이뤘다. 전송된 문자는 비정부단체 '사마소스'(Sama source)와 '크라우드플라워'(Crowd flower)가 영어와 프랑스어, 크레올어로 번역했고, 메이어가 재직하는 미국 플레처 스쿨 내 자원봉사자들이 문자의 발송 위치를 추적·확인하고, 목록화해 지도상에 위치 정보를 제공했다. 위기상황 관리 분야 전문기업인 미국의 인스테드(InSTEDD)사가 내놓은 문자서비스를 통해 미 해군을 비롯한 적십자는 위기상황 발생 경보와 발생 위치에 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었다.

'스마트 파워' 앞세운 미 외교 전략

케냐 출신의 프로그래머들과 미군의 전례 없는 만남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추진한 '국방부전략추진방법' 재설정에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내 자국 이해 증진용으로 시작된 국제 라디오방송 'VOA'(Voice of America) 같은 통신기술의 활용에 오랜 전통이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 파워'는 전략적 축으로 성장했다. '스마트 파워'는 하버드대학 케네디 스쿨 학장 조지프 나이가 이념적·문화적·구조적·비폭력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단의 활용을 일컫는 것으로 내놓은 '소프트 파워'가 변형된 개념이다. 2004년 휴먼라이츠워치 대표 수잔 노셀이 '스마트 파워'를 이론화해, 각각의 상황에 맞는 문화적·법적·정치적·군사적·경제적·외교적 수단을 총집합해 내놓았다. 한편으로는 시장과 국가, 비정부단체, 공익재단들 간 협력관계 재정립이라는 맥락에서 미국 첨단기술 기업을 우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스마트 파워라는 개념을 통해 미국의 외교가 비영리 부문과 상업 부문을 조합한 새로운 경제 모델을 장려한다는 것이다.

디지털과 이동통신망이야말로 가장 우선시되는 수단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2011년 2월 15일 연설에서 "전문 기술 커뮤니티가 내놓은 양방향 지도정보 제공 시스템으로 우리가 수요를 판별해내 자원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클린턴 장관은 "아이티에서는 오늘 무너진 슈퍼 건물 잔해 속에 깔려 있던 두 여성과 7살 난 어린이가 미국 구조팀에 의해 구조되었는데, 이는 구조요청 문자메시지 발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인권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기술이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보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산업과 학문, 비정부기구 간 파트너십을 통해 인터넷 기술력을 적극 활용해 외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항구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1) 200만 달러가 투자된 커모션(Commotion·소란) 프로젝트는 이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인터넷에 기반한 자율적 휴대전화 통신망을 활용하는 것인데, 한마디로 가방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인터넷망이다. 2011년 1월 호스니 무바라크의 퇴진 직전 이집트에서처럼 인터넷이 차단되면, 반정부세력들이 국가 통신망을 우회해 인터넷망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인터넷상의 자유와 무료 소프트웨어를 주장하는 사샤 마인래스가 커모션 프로젝트의 입안자인데, 그는 보안 장치를 통해 인터넷 사용자의 익명성을 보장할 경우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무선인터넷으로 연결시켜 고속 무선인터넷 기지국으로 활용한다.(2) 역설적이게도 위키리크스가 국방부를 해킹하던 때에 맞춰, '스마트 파워'는 '해키비스트'(3)라는 문제에 봉착했다.

'테크노 외교' 시험장 된 두 대륙

아프가니스탄은 '테크노 외교'의 첫 실험장이 된 곳 중 하나였다. 2009년 아프가니스탄은 총 3천만 인구 중 이미 1500만 명 이상이 휴대전화 가입자였다. 휴대전화 가입자의 65%가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했고, 절반 이상은 휴대전화로 라디오를 청취했다. 하지만 미군은 탈레반이 휴대전화 통신망 미발달 지역에서 더 활발히 활동함을 인지했다. 이런 인과관계에서 출발해, 경제발전과 정치적 홍보 메시지를 담은 적극적 전략에 따라 미군은 1억1300만 달러를 들여 민간 통신 부문 발전에 투자했다. 또한 부정부패 청산의 일환으로 아프가니스탄 경찰은 더 이상 현금이 아닌, 엠파이사(M-PAISA)라는 모바일 시스템을 통한 급여지급제를 도입했다.(4)

뒤이어 다양한 주체들이 '테크노 정치'를 확산시켰다. 대표적으로 '인터넷바'(온라인 사법정의 수호 커뮤니티를 추구하는 비영리단체)의 '온라인 비단길'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85%가 토지를 생계 기반으로 삼고 있으나, 아프가니스탄은 다년간에 걸친 전쟁으로 토지소유권 관련 분쟁이 심각하다. 이 프로그램은 GPS의 기능성과 문자메시지, 사진을 활용해 보안화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전송하게 한다. 인터넷바는 일종의 온라인 지적장부를 만들고 관습법까지 고려해 토지소유권 분쟁 해결을 위한 법적 원조를 제공한다.

스마트 파워의 힘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국가들에서 볼 수 있듯, 선거 감시·감독에서도 여과 없이 발휘된다. 주기니 미국대사관은 1958년 이후 처음으로 하게 된 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후원하며 '투표하고, 감시하고, 발송하기' 프로그램 실시를 도왔다. 2010년 6월 27일 선거일에 이 프로그램은 해당 인터넷 웹사이트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고, 이를 유권자들과 선거감시단이 분석했다.(5) 프랑스대사관도 프레스센터 설립을 통해 이 프로그램 실시에 동참했다. 이렇게 공식적인 선거 감시와 케냐의 우사히디 같은 시민들에 의한 '상향식 감시'가 만나, 때에 따라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호보완 작용을 했다. 2010년과 2011년 수단에서도 시민들에 의한 선거 감시·감독이 국방부 소속 관계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우샤히디에서 착안한 유사 시스템이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탄자니아, 코트디부아르, 라이베리아에서 실시되었다.(6) 전송된 내용은 투표가 불가능한 상황이거나 투표 용지에 일부 후보자의 이름을 누락시키는 선거 부정뿐만 아니라 위협 및 불법 행위, 인종차별적 발언 등 선거 운동시 부정을 고발하는 한편, 선거 직후 발생하는 폭력사태를 알려주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전송 속도로 확산되며 불법행위 발생 장소가 지도상에 표시되어, 모니터 앞에 앉아 감시할 때보다 현장에서 좀더 확실하게 선거를 감시하게 되었다. 이는 프랑스어로는 번역하기 난해한 '책임성'(Accountability) 원칙을 실천하는 것과 같다. 정치적 의미로 책임성이 정부의 책임 의무를 의미한다면, 사회학상으로 책임성은 사실성·가시성·책임을 한데 아우르는 복합적 개념을 일컫는다.(7) 이런 맥락에서 '투명성'은 한 장소에서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음을 부정할 수 없을 때, 모두가 책임을 지며 사실성에 근거한다는 합의 수호에 필요한 요건을 가시화하겠다는 정치철학에 기인한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실리콘밸리에서 세계의 기술 분야 사업자들을 향해 호소했다. "이런 도구들의 개발자·혁신자·사업자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보유한 인적자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릅니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어떤 아이디어가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할까요?"(8) 이런 클린턴의 주장은 아프리카로 대변되는, 이동통신 혁신의 실천지 지원을 위해 외교관과 기업가, 비영리단체들 간의 협조를 호소하는 말이다. 하지만 온전하게 순수한 의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시장 다음으로 세계 제2의 지역 시장인 아프리카는 2011년 말 인터넷 가입자 수 6억4900만 명을 기록하고, 2012년 말까지 휴대전화 가입자 수 7억3500만 명 달성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의 '2011년 아프리카 이동통신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산업 분야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케냐로 사업을 확장한 구글은 MTN이동통신사, 그라민재단(9)과 공동으로 '어플랩'이라 부르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조직을 구축해 여러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발했다. 문자메시지로 전송한 '농업'이나 '건강' 관련 질문에 답변해주는 SMS팁스, 영세기업과 구매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구글트레이더가 대표적이다.

아프리카 장악한 다국적 통신사들

정부가 Data.gov 웹사이트를 통해 배포하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개 정보를 활용하는 앱스포데모크라시(Apps4 Democracy)처럼 스마트 파워의 주역들은 공개 모집을 통해 새로운 파트너를 발굴한다. 앱스포데모크라시에 착안해 2010년 7월 나이로비에서 주디스 맥헤일 국무부 차관이 '앱스포아프리카'를 내놓았고, 그 결과 케냐·르완다·우간다·탄자니아 등에서 20여 개에 이르는 제안이 들어왔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애플리케이션은 마마비카(Mamabika)인데, 나이로비의 빈민 지역에 거주하는 임신부들을 대상으로 병원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에 연결된 계좌로 9개월간 저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10) 클린턴 국무장관의 테크노-페미니스트 스마트 파워가 후원한 다른 프로그램에는 '테크우먼'이라고 부르는 'mWomen BOP Apps Challenge'는 저소득 국가의 여성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집트 내 부부간 폭력과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지도정보를 제공하는 허래스맵(Harass Map)을 모델로 삼고 있다.

자선과 기술의 결합, 세상을 바꿀까

이런 모델을 후원하는 미국 재단도 상당수에 이른다. 정치적으로 활동이 활발한 흑인가수 질 스콧 헤론이 "혁명은 기부금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11)라고 말했듯, 재단 역할에 대해 현지에서 활동하는 주체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이베이 창립자인 피에르 오미디야르가 설립한 오미디야르네트워크재단은 200만 유로를 투자해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 "시민들의 정치활동 수단이 될 기술 보급"을 촉진해 정부로 하여금 여론을 간과하지 못하게끔 압력을 행사하는 이니셔티브를 주도했다. 오미디야르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지에 이 활동에 대한 이론적 입장을 발표했다.(12) 네덜란드의 비영리단체 HIVOS는 나이로비에서 후원금을 운용한다. 2010년 9월 클린턴글로벌이니셔티브 회의에서(2005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 오미디야르재단은 "'투명성을 위한 기술 네트워크'에 55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지원금 중 절반가량이 이동통신 분야 혁신을 위해 투자될 것"이라 밝혔다. 오미디야르재단은 비정부단체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문자메시지 서비스인 프론트라인SMS를 후원하고 있고, 우샤히디플랫폼도 지지하고 있다.

기술 부문 기부자를 대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는 저소득 국가 내 컴퓨터 판매는 큰 효과가 없으며, 휴대전화 같은 이동통신 기기 활용이 인명구조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13) 그는 보건 분야 내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하는 'mHealth' 후원에 적극적이며, 에이즈·말라리아·결핵 같은 질병 퇴치에 효과적인 소프트웨어 선정을 위한 콘테스트를 주최한다. 이로써 자연스럽게 MS 상품인 윈도 모바일 사용을 촉진하는 것이다.

1994년 설립된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은 660억 달러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재단이 면세 혜택을 받으려면 자산의 최소 5%를 기부금으로 써야 한다. 나머지 95%는 영리활동에 투자하거나, 그다지 기부 활동이라 볼 수 없는 분야에 투자된다.(14) 2009년 한 해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은 30억 달러 이상을 보조금으로 지급했고, 4억900만 달러를 사업활동비로 썼는데 그중 대부분이 개도국 내 빈민층의 생활 향상과 관련된 사업이었다. 공공보건 분야에서는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 빌&멀린다게이츠재단만큼 영향력이 큰 원조자를 찾기 힘들다.(15) 워런 버핏이 기부한 300억 달러 덕분에 재단의 자본은 2배 이상 증가했고, 세계에서 재정 규모가 가장 큰 자선단체가 되었다.

게이츠와 버핏의 만남을 두고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뉴욕 지사장 매튜 비숍은 성공적인 영리활동과 대의명분이 합쳐진 '자선자본주의'(Philanthrocapitalism)라는 개념을 수립했다.(16) 버핏과 게이츠는 한마디로 정부와 자선단체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 모델을 제공했다. 즉 국가들이 사회보장정책 예산을 축소하고, 이 새로운 형태의 기부단체들보다 위험 감수에 더욱 소극적이 된 이때, 기업이야말로 '세상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선의'를 발휘하는 것이다.

게이츠와 버핏에 따르면, "기부야말로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시각에서 보면 기부도 전략적이어야 한다. 이처럼 새로운 모델을 추구하는 기부단체들은 일종의 사회투자자들로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카네기나 록펠러 같은 대산업자본가들이 설립한 초기 미국 재단의 자선활동과는 차이점이 뚜렷하다.

이같은 자선사업가들의 문화에서는 기술이야말로 투자 이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된다. 휴대전화는 자선자본주의에서 마치 테일러리즘 내 스톱워치가 갖는 역할을 한다. 비디오카메라, 문자메시지 기능, 카메라, 전화, GPS의 다양한 기능성 덕분에 휴대전화는 훌륭한 '보도와 고발'의 수단이 됨으로써 투명성 실천을 위한 도구가 된다. 재단의 기부금을 받은 사업은 기부자들에게 세부적으로 보고를 한다.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었고, 얼마나 효과적인지 각각 알아볼 수 있다. 인도주의적 활동은 기술화되고, 자선활동은 합리화되며, 기부도 하나의 투자가 되었다.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부호들은 사업 성공 후 영업 활동에서 손을 뗀 뒤, 신흥국가들의 경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민에게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대전화야말로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

글•로랑스 아야르 Laurence Allard 릴3대학·파리3대학 영상영화연구소 강사. 주요 저서로, <휴대전화 신화>(르카발리에블루·파리·2010)와 <미디어 되기: 실험과 변절 사이 인터넷 액티비즘>(올리비에 블롱도 공저)(암스테르담·파리·2007)등이 있다. 블로그 www.mobactu.fr.

번역•김윤형 hibou98@naver.com 파리3대학 통번역대학원 졸.


(1) <온라인상의 자유에 관한 소고>, 2010년 1월 21일.
(2) Yeves Eudes, ‘커모션, 통제 불가능의 인터넷 프로젝트’, <르몽드> 2011년 8월 30일자.
(3) 해킹과 액티비즘을 조합한 기술 용어. Jean-Marc Manach, ‘기술사회의 핸디맨(Handymen)’,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8년 9월호.
(4) Monti Mumford, ‘M-PASIA: 아프가니스탄의 부정부패에 종지부를 찍다- 한 번에 문자 하나씩’, <테크 크런치>, 2010년 10월 17일.
(5) Charles Corey, ‘문자메시지, 기니 유권자들의 표를 보호하다’, www.america.gov, 2010년 6월 21일.
(6) http://blog.ushahidi.com/index.php/category/elections.
(7) Harold Garkinkel, ‘Studies in Ethnomethodology(프랑스어판)’, 프랑스대학출판부, 파리, 1967. 2007년 개정판에서 ‘책임’(Accountability)을 관찰, 해석, 성취 사이에 역동성을 띠는 사회질서의 원동력이라 본다.
(8) ‘클린턴이 기술혁신가들과 기업가들에게: We Want You’, Fastcompany.com, 2010년 10월 15일.
(9) 1997년부터 서민 금융 분야에 특화한 재단으로 우간다 여성들을 지원해 휴대전화 서민기업 발전에 힘썼다.
(10) 로랑스 아야르, ‘모바일 통화: 사용자들이 일으킨 혁신 서비스’, www.mobactu.fr, 2010년 11월 24일.
(11) Hakima Abbas, ‘아프리카 사회정의 수호와 기부자의 역할’, PambazukaNews, 나이로비, 2010년 11월 17일.
(12) Pierre Omidyar, ‘사회 변화를 가져오는 비즈니스 모델과 이베이 창립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보스턴,  2011년 9월.
(13) Brian Dolan, ‘빌 게이츠: 전세계 공중보건과 (PC가 아닌) 휴대전화’,  www.mobihealthnews.com, 2010년 4월 27일.
(14) Charles Piller, Edmund Sanders, Robin Dixon, ‘게이츠재단의 자선과는 거리가 먼 투자’ , <Problèmeséconomiques>, 파리, 2008년 10월.
(15) http://keionline.org/microsoft-timeline.
(16) Matthew Bishop, Micheal Green, <자선자본주의(Philanthrocapitalism): 부자가 세상을 구한다>, Bloomsbury Press, VILLE, www.philanthrocapitalism.net, 2008.


휴대전화와 경제발전

안전한 지급 수단으로서 휴대전화 결제는 케냐에서 시작된 혁신이었다. 모바일뱅킹은 이미 몇 년 전에 시작돼, 은행 계좌 없이도 저소득층이 돈을 받거나 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케냐의 도로에 늘어선 색색의 구멍가게에서 전화카드를 사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2007년부터 ‘M-PESA’ 시스템- ‘Pesa’는 스와힐리어로 ‘돈’을 의미한다- 덕분에 모바일결제가 보편화돼,(1) SIM(무선 통신 회선 가입자들의 식별 정보를 담고 있는 것) 카드가 지갑과 계좌를 대신하게 되었다. 아프리카 대륙 내 크고 작은 마을들의 60%가 이동통신망 서비스 지역인 반면, 은행은 대도시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계좌를 소유하고 있는 가구도 전체 아프리카 가구의 5~10%에 지나지 않는다.(2)

모바일뱅킹서비스는 야외 휴대전화 판매소, 콜박스(개인이 운영하는, 돈을 내고 전화를 걸 수 있는 가게), 구멍가게 등 2만8천 개 지점망에 의존하는데, 이들의 수수료 또한 모바일뱅킹을 통해 M-PESA 계좌로 입금된다. 송금을 하려면, 모바일뱅킹 지점으로 가서 받는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만 알려주면 된다. 송금액을 받는 사람은 문자메시지로 송금 내역을 전송받고, 가게로 가서 금액을 찾으면 된다. 3년간 M-PESA를 통해 거래된 금액은 총 4055억 케냐실링(약 37억 유로)이며, 이는 케냐 국내총생산의 20%에 이르는 액수다. 매일 건당 송금액이 30달러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를 모두 합친 하루 송금액은 300만달러에 달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런 공식적인 송금제도 도입으로 케냐의 농촌 지역 소득이 30%가량 증가했다고 본다.(3)

케냐의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와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은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케냐의 M-PESA 모바일뱅킹 서비스와 유사한 ‘M-PAISA’ 서비스를 개발했고, 음성메시지 서비스를 통한 송금 서비스도 추가했다. 국민의 70%가 문맹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문자 서비스는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1) www.safaricom.co.ke. 록펠러재단, 보다폰, 웨스턴유니언과 이퀴티은행이 모바일뱅킹 서비스 후원자다.
(2) 헨리 챙, 장미셸 위에, 무나 롱단, ‘사하라 이남 지역 이동통신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금융상의 과제’,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 파리-브뤼셀, 2010년 1월.
(3) 빈곤층 지원을 위한 자문그룹(Consultative Group to Assist the Poor), 2010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