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단신

출판/서평

2012-05-14     편집부

<세계 정부와 국민 사이의 불평등: 심해도 너무 심하다!> 가브리엘 랑구에
이 책은 불평등을 전반적이고 상세하게 다룬다. 국가 간의 불평등, 국가 내부에서 일어나는 불평등을 설명한다. 두 종류의 불평등을 연계해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불평등과 관련된 세계의 자료는 2010년 것으로 유엔에서 주로 얻었다. 국가 간의 불평등을 살펴보면, 교육이나 건강 부문에서 안정된 나라들이 상대적으로 평등한 사회를 구현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불평등한 나라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나라일 경우가 맣다.

<사조의 전쟁과 입장의 전쟁> 안토니오 그람시
이 책은 1929∼35년 이탈리아 공산당 공동 창시자 안토니오 그람시가 감옥에서 쓴 2천 쪽의 옥중 수고에 대한 훌륭한 안내서다. 그람시의 옥중 수고는 20세기 중반의 중요한 사상인 남미의 마르크스주의, 영미문화 연구, 인도에 대한 연구에 좋은 자료다. 이 책은 연대기와 테마별로 나누어져 있다. △전략 △헤게모니 △이론과 실무 △근대의 원칙 △생산과 성욕 △문화와 정치를 다룬다. 각 섹션에서 먼저 상세한 소개글이 나와 이해를 돕는다. 그람시의 마르크스주의는 전략 문제를 우선으로 하는 정치적인 마르크스주의다. 그람시의 감옥 일지에서 다룬 당시 시대의 모든 문제는 그람시의 마르크스주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기상실과 빠른 속도> 하르트무트 로자
이 책은 사회학과 철학을 연결하려 하고, 현재 세계를 이해하고 사회적으로 일어날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요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민주주의적 토론을 해치고 침묵의 전횡을 방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건·정보·옵션 등 모든 것이 빠르게 증가하고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요즘, 개인은 오히려 우울증에 빠져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은 할 일이 많아지고 만남, 여가, 다양한 경험에 둘러싸여 있어 시간이 늘 모자란다는 생각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타잔, 너는 제인> 이렌 조나
이 책은 다윈의 진화론에 따라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는 다양한 저서를 반박하고 있다. 생활과학 자료를 근거로 중요한 사회·문화 관련 사실을 통해 사회관계를 새롭게 분석한다. 이 책에는 인상 깊은 구절이 많다. 특히 ‘남자는 넓은 곳에서 사냥하는 일에 익숙해졌고, 이에 따라 사냥감을 말없이 쫓는 행동을 택하게 되었다. 여자는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면서 아이와 말을 주고받는 행동을 택하게 되었다.’ 이처럼 기존 이론을 반박하는 내용이 많다. 다만 기존 이론을 좀더 세밀하게 반박하는 과정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듯싶다.

<새로운 프롤레타리아> 사라 압델누르
지식경제와 인지자본주의 시대를 맞아 ‘프롤레타리아’라는 용어는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주장하며, 노동자들이 새로운 착취를 당함으로써 새로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상세히 살펴본다. 새로운 프롤레타리아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어떤 점에서 프롤레타리아가 새로워졌고, 기존 프롤레타리아가 산업화 초기부터 도시 자본 축적 시대에 이르기까지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역사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저자는 서비스 분야에 적용되는 자본주의 기준, 기술 혁신, 새로운 노동력 관리 방식 등 새로운 상황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상황에서 샐러리맨들이 노조에 가입하는 경우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고용 불안정이 만연하면서 새로운 저항이 나타나는 것이다. 자료 조사가 잘돼 있는 이 책은 프롤레타리아가 누구와 투쟁하고, 무엇 때문에 투쟁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