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엔진 1만대 생산' 한화에어로…독자 개발 추진한다

2024-04-17     김나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유일 항공엔진 제조 역량을 갖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초 엔진 생산 후 45년 만에 누적 기준 엔진 1만대를 생산했다. 한화에어로는 국산 전투기 KF-21 엔진과 6세대 전투기 엔진의 개발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고, 첨단 항공엔진 개발 역량을 증진해 2030년대 중후반에는 현재 6개국만 보유한 ‘독자적인 항공엔진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런 청사진의 밑바탕에는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한화에어로 제1사업장이 있다. 1사업장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으로부터 기술면허를 획득한 KF-21, FA-50 등 엔진, 독자 기술로 개발한 유도무기용 엔진, 민수 항공기에 공급하는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 항공사업의 핵심이다.

지난 1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 제1사업장에서 '항공엔진 1만대 출하 기념 미디어 행사'를 개최했다. 참여 기자단에게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엔진 조립 과정을 비롯해 엔진 시운전, 전 과정 무인화를 도입한 스마트 공장의 기술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15일에는 창원 1사업장에서 '항공엔진 1만대 출하식'과 '스마트 엔진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면허 생산으로 기술력 '차곡차곡'…독자 기술 확보 목표

한화에어로가 생산하는 엔진은 모두 군수용으로 수작업으로 조립된다. GE로부터 기술면허를 획득해 생산하는 F404(T-50 계열), F414(KF-21), T700-701K9(수리온 헬기) 등이 대표적인 제품으로, 제조사에서 키트를 공급받아 국산화한 부품을 조립해 완제품을 생산한다.

기술면허 생산 엔진은 한화에어로 기술력의 기반이 됐다. 1979년 공군 F4 전투기용 J79 엔진 창정비 생산을 시작으로 총 1만대 엔진을 생산하면서 항공엔진 전반의 기술과 시스템을 확보했다. 

하지만 F414(1만5000파운드급) 수준의 항공엔진은 여전히 높은 벽이다. 현재 6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만이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날 한화에어로는 2030년 중·후반까지 정부와 함께 KF-21 엔진과 동급 수준인 1만5천파운드급 첨단항공 엔진을 독자 개발해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유무인 복합 운용 등이 요구되는 6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약 400억원을 투자해 1만6천529㎡ 규모의 스마트 엔진 공장을 조성하고 IT 기반의 품질관리와 물류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현재 기존 항공엔진 기술 보유국들은 규제를 통해 엔진 관련 기술 이전과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세대 무인 전투기 수요가 확대되면 항공엔진 수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6세대 엔진 개발은 발전기를 엔진 내부에 삽입해 고전력을 생산하는 'E2SG' 기술과 금속 소재보다 내열성이 우수한 세라믹 복합재 등의 첨단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협력사들과 함께 항공엔진 생태계를 조성해 첨단 독자 엔진 개발은 물론 무인기 엔진, 민항기 엔진 등을 추가로 개발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전무)은 "앞으로 전투기급의 독자 엔진 기술을 확보해 자주국방은 물론 2029년 약 150조원을 넘어설 전망인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에 본격 진입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국내외 보유한 연구개발(R&D) 및 제조 인프라를 가동하고, 글로벌 항공엔진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