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은 끝이 좋지 않다

Spécial 오늘의 중국

2012-08-13     리시구앙

10월에 열릴 제18차 중국공산당전국대표대회에서 '국민 최우선'이라는 슬로건을 채택하지 말란 법도 없다. 어쨌거나 불만이 반란으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지식인들 중 한 명이 해보는 별난 생각이다. 중국의 전국지에 실린 제안을 간추려본다.

2011년 11월 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브라운대학에서 강연이 시작되기 전 나는 프로비던스(로드아일랜드 주도) 중심에 있는 번사이드 공원을 산책했다. '프로비던스 점거 시위'(Occupy Providence)는 미국과 세계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항의시위(기업 권력과의 투쟁, 빈곤과 착취에 대항하는 투쟁 같은 사회·경제 변화를 주장하는 운동인 '점거' 시위)가 벌어지는 수많은 장소 중 한 곳이다.

시위가 벌어지는 장소는 '대중 광장'으로 변해 있었다. 그곳을 돌아보며 나는 텐트촌 아래 도서관, 멀티미디어센터, 주방, 작은 병원 등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열성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는 것이었다. 시위자들 중에는 일부 학생들과 실직자, 그리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들도 있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모두 내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색칠한 표시판들이 공원 철책에 걸려 있었다. 표시판에는 '공공연금은 손대지 말라', '정의를 위해 일하자', '우리는 99%다' 따위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마지막 슬로건은, 1%의 최상위층과 나머지 미국 시민들 사이의 부의 극명한 차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중국의 소득 불평등은 미국 못지않다. 이제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강국이다. 하지만 1978년 0.28이던 지니계수(1)는 현재 0.5에 가까워졌다. 세계에서 지니계수가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2009년 유엔개발계획(UNDP)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 사이의 격차는 독일이 6.9, 미국이 15.9다. 하지만 베이징대의 리시 교수에 따르면, 2008년 중국 상위 10%의 소득은 하위 10% 소득의 23배에 달한다. 1998년에는 7.3배에 불과했다. 오늘날에도 농촌에 사는 사람들의 소득은 도시민의 소득보다 평균 3배 적다.

성장의 결실은 언제나 소수의 엘리트·은행·사업·미디어산업·대학을 휘두르는 엘리트, 권력의 상층부에 있는 엘리트의 손아귀에 집중된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마이크로블로그의 글을 그대로 믿는다면, 이런 불평등은 큰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부의 집중은 통제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극좌나 극우, 증오심을 가진 그룹등이 이제 중국에서 점거 시위운동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10월 중국공산당전국대표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중국공산당은 점점 더 빈부격차 문제로 떠밀리고 있다. 빈부격차 문제가 당의 정당성을 위협하고 있다. 1949년 중국공산당은 중국 인민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고 강력한 중국을 만드는 것을 당의 목표로 삼으며 그 정당성을 획득했다. 마오쩌둥은 중공업을 우선시하고 고축적·저소비를 선택했다. 이것은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만들었다. 덩샤오핑(1978년 개혁 추진)은 경제에서 민간 분야를 장려함으로써 국가의 독점을 타파하고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1978년 이후 중국 국민은 변화를 겪었다. 사회상승이 작동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더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덩샤오핑은 연안 지역과 특정 계층에 특혜를 주는 경솔한 선택을 했고, 이것이 양극화와 지역 격차를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이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농촌 사회에서 도시화 사회로, 저소득에서 중간소득으로 이행해왔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윤택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 거쳐야 할 전환점은 우리가 처해 있는 큰 도전 중 하나다.

중국 지식인들과 싱크탱크들은 새로운 개발 전략이 18차 중국공산당전국대표대회에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공산당은 향후 5개년 행동계획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다. 나는 중국의 전략이 '국민 최우선'(People First)으로 요약될 수 있기 바란다. 달리 말하면, 인간 개발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기 원한다. 공공 건강, 농촌 지역의 교육, 환경 보호,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을 위해 싸우고 국민의 노령화와 연결된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다.

'우리는 99%다'라는 슬로건처럼, '국민 최우선'이 18차 중국공산당전국대표대회의 통합 모토가 될 것이다.

*이 기사는 2011년 11월 16일자 베이징 <글로벌 타임스>에 실린 '제18차 중국공산당전국대표대회 어젠다에서의 사회 불평등'을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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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시구앙 Li Xiguang 신화대 국제커뮤니케이션 연구소장.

번역 | 김계영 canari62@ilemonde.com

(1) 지니계수는 불평등을 나타낸다. 1에 가까울수록 사회는 불평등하고 0에 가까울수록 평등에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