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지 않은 2024 파리 올림픽

존재감 없는 엘리트 스포츠의 낙수 효과

2024-06-28     필리프 데캉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기자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대회’인 파리 올림픽에 세계에서 만 명이 넘는 선수들과 그 두 배가 넘는 기자단이 참석한다. 올림픽 폐막 후 거행되는 패럴림픽은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가장 큰 국제 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회조직위원회는 4년마다 지난 대회들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으려 한다. 그러나 환경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약속들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 등한시하는데 문화면에서 대중을 환호하게 만드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모든 것은 ‘승리’의 영광에 달려 있다. 스포츠의 이러한 사용법이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다.

 

미디어가 만든 집단 이미지 속에서 이번 하계 올림픽은 ‘국제 종합대회’라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거대한 규모 뒤에 숨는다고 해서 지키지 못한 약속 리스트가 감추어지지는 않는다. 돈이 아마추어 스포츠 정신을 파괴했다. 고대의 휴전을 대신하여, 상황별로 다른 잣대를 적용하여 러시아는 제재하고, 이스라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국가를 초월한 조직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가장 불투명한 조직임이 드러났다. 일시적인 경제 효과를 내세우며 막대한 공공 지출을 정당화한다. 국제 안보라는 명분 아래 제재를 강요하며, 자유를 짓누른다. 스포츠 해설자들의 울부짖는 애국주의 멘트는 국가 간의 연대 정신을 물거품으로 만든다…

그런데 스포츠 자체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떨까? 올림픽이 신체 활동 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까? 예외로 출전 선수들에게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최고가 되기 위한 선수들의 헌신은 존경받을 만하다. 그러나 메달을 따서 연금이 들어올 때, 승리의 희열은 더욱 커진다. 경쟁 압박으로 선수들을 과열 경쟁으로 밀어 넣는 것이, 과연 본받을 가치가 있는 일일까? 대형 국제 스포츠 대회가 공공 이익과 운동 열풍을 가져올 수 있을까?

프랑스의 스포츠·올림픽·패럴림픽부 장관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는 1월 18일 <파리지엥>지에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 시민들이 운동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스포츠부 장관은 2024년 ‘중대한 국가적 대의’로 운동과 신체 활동 증진을 내세우며, 국제 스포츠 대회의 ‘낙수’ 또는 ‘시범’ 효과 이론을 주장했다. 티에리 앙리, 마리조제 페레크, 아멜리 모레스모, 디디에 데샹과 같은 스포츠 스타들은 자신들의 경기 영상과 함께 광고에 등장하여 하루에 최소 30분 움직여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였다. “우리의 염원대로 프랑스를 스포츠 국가로 만들 유일한 기회를 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와 함께 맞이했다. 스포츠부 장관은 “이번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운동과 그 장점을 우리 사회에 깊숙이 도입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엘리트 스포츠 진흥만으로는 시민의 운동량 증가 어려워 

움직이지 않는 생활 방식은 여전히 멸시받는 인류학적 전환점으로 인류를 인도한다. 전 세계의 비만 인구수가 10억 명이 넘는다. 일례로 미국 남성의 42%, 페루 남성의 50%, 루마니아 남성의 40% 그리고 태평양 일부 섬에 사는 여성 80%는 비만이다.(1) 신체 활동의 부재 속에 내재된 위험성은 공공보건의 절대적인 우선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확증한 국제 연구는 “비만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대부분은 개인의 행동, 고정된 주변 환경과는 동떨어진 변화, 식이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는 비만 발생률을 낮추지 못한다. 소득이 낮거나, 자율성이 부족한 사람은 건강한 식이, 운동, 활동적인 생활 방식에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2)라고 결론 내렸다.

운동이 주는 건강상 장점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운동을 하면 연령을 불문하여 두뇌를 포함한 모든 장기에 도움이 된다. 운동은 질병 대부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자,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따라서 신체 활동 증진은 증가 중인 만성질환 발생률과 그 파급 효과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 과제가 되었다.”라고 질환의 단계별 처방을 내리는 전문가 그룹은 진단했다.(3) 그렇지만 프랑스 여성 47%, 남성 29%는 신체를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11~17세의 청소년 73%는 신체 활동 권장량에 도달하지 못한다.(4)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는 청소년 활동량 순위에서 전체 140개국 중 119위에 올라있다.(5)

15일간 펼쳐지는 긴박감 넘치는 올림픽이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인프라, 관광, 환경, 사회적 단결 등, 올림픽의 유산과 국제 대회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 여러 분야에서 많은 작업이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지난 20여 년간 펼쳐진, 신체 활동의 효과에 관한 모든 연구에서는 “스포츠의 성공, 엘리트 스포츠 모델의 역할, 스포츠 대회 개최가 청소년이나 성인의 신체 활동의 증가에 즉각 또는 지연된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지역 또는 국가 차원에서도 어떤 이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 엘리트 스포츠 진흥만으로는 시민의 운동량을 증가시킬 수 없다. 따라서 정치 책임자와 결정권자들은 시민의 생활 방식을 활동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결론을 내렸다.(6)

 

세계적인 정크푸드 회사가 메인 스폰서라니…

바이애슬론 선수 마르탱 푸르카드 또는 2021년 구기 종목 프랑스 대표팀과 같은 어떤 특별한 선수의 성공으로 해당 종목 연맹의 가입자가 확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열풍은 이미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작용한다. 프랑스의 한 연구는 “특히 시간이 지나면 그 효과의 한계가 드러난다. 대회 개최 몇 달 후면 연맹 가입자 수는 크게 줄어든다.”라고 증명했다.(7)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의 경우, 올림픽을 함께한 일본인들은 그 다음 세대보다 더 규칙적으로 운동을 많이 했다. 그러나 시드니 올림픽(2000), 북경 올림픽(2008), 밴쿠버 올림픽(2010), 런던 올림픽(2012) 개최 이후에 실시한 조사를 보면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 특히 런던 올림픽은 대회 내내 운동하기 캠페인을 벌였는데도 말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런던 패럴림픽은 장애인들에게 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동기를 전혀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 후 5년간 신체 활동 감소가 관찰되었다.(8)

‘스포츠-건강’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보고서는 모순적인 지침서이다. 정크푸드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두 기업이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스포츠 대회의 메인 스폰서이다. 코카콜라는 올림픽의 메인 스폰서이며, 맥도날드는 향후 4년간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의 메인 스폰서이다. 보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식품 마케팅, 특히 어린이 식품에 대한 마케팅에 반대해야 하지 않을까?

정크푸드 스폰서들 사이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것보다, 설탕을 넣은 식품에 대한 세금 부과나 광고 금지가 훨씬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움직여야 한다는 지침서는 또한 최근 십 년간 노동의 확대와 부딪쳤다.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자세가 일상이 되고, 25년 전부터 노동시간의 감축이 중단되었고, 게다가 은퇴 연령이 늦춰지면서 역전되었다.

‘운동과 신체교육(EPS)’수업에 대한 공권력과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 심각한 모순점이 드러났다. 지난 3월 15일, EPS 과목의 교사들은 “학교에서부터 시작하자”는 시위를 벌였다. “2024년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가 결정된 2017년 이후 EPS 수업과 학교 체육의 입지는 프랑스에서 점점 더 나빠지기만 했다.”라고 국가신체교육 노조는 청원서에서 개탄했다.

 

“프랑스는 스포츠 국가가 전혀 아니다”

노조는 “정부의 지침(중학교에서는 두 시간, 초등학교에서 매일 30분간의 신체 활동)은 문제 해결에 적절치 않고, 소수의 학생에게만 적용된다.”라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모든 학년에서 일주일에 4시간 EPS 수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2시간 체육 수업을 한다. 교사들은 또 학교 스포츠팀에 대한 투자도 요청했다. 수영 선수 플로랑 마노두는 “이런 말을 하면 나는 공적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스포츠 국가가 전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9)

센생드니 주의 EPS 진흥 단체는 교사들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수업에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10) 올봄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교육을 위한 긴급 계획’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센생드니 주에 갖춰진 체육 설비 규모는 프랑스 평균의 1/3밖에 되지 않으며, 전반적으로 설비들은 40년이 넘고 낙후되었다. 중1 학생의 40%는 수영을 할 줄 모르고, 클럽들은 장소 부족으로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이 단체는 올림픽을 위해 돈을 쓰는 만큼, EPS 수업에도 신경 써 줄 것을 요구했다.

오늘날 엘리트 스포츠의 낙수효과는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프로 스포츠 대회는 신체와 승리만을 숭배한다. 만성적인 부상을 과소평가하고, 더 나아가 약물을 복용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대중 스포츠는 유희적이며 집단적인, 양립할 수 없는 요소들을 기반으로 한다.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 위해서 최근에는 암벽 등반, 산악 스키 같은 많은 종목들이 재미, 충돌, 생소함, 예측 불능 등 본래적 특성을 포기했다. 요컨대 올림픽은 ‘규격화된 인공적인 환경과 대립적, 규칙적, 개인적인 문화’라는 불쾌한 틀을 강요하고 있다.(11)

“신체 활동을 위한 첫걸음은 가만히 있는 것의 유혹을 자각하는 데 있다”고 비활동의 생리적인 뿌리를 연구한 두 과학자는 강조했다.(12) ‘스포츠-스펙터클’은 불편, 고통, 지배, 실패를 연상시킨다. “반면 신체 활동을 하면서 기쁨, 행복 더 나아가 자부심을 느낀다면, 우리의 뇌는 신체 활동을 더 많이 하려 들 것이다. 신체 활동 중 경험한 이러한 긍정적인 감정은 노력을 최소화하려는 우리의 본능을 상쇄시킨다.” 이러한 흥분된 감정은 일상에서 벗어난 비상업적인 공간, 하물며 자연 한가운데 고요한 공간에서 더욱 긍정적으로 지속된다.

 

 

글·필리프 데캉 philippe descamps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기자

번역·김영란
번역위원


(1) Benoît Bréville, ‘Obésité, mal planétaire 지구촌의 악, 비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2년 9월
(2) NCD Risk Factor Collaboration, ‘Worldwide trends in underwight and obesity from 1990 to 2022 : A pooled analysis of 3663 population-representative studies with 222 million children, adolescents, and adults’, <The Lancet>, vol. 403, n°10431, London, 2024년 2월 29일
(3) 『Activité physique. Prévention et traitement des maladies chroniques 신체 활동.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 Institut national de la santé et de la recherche médicale (Inserm), EDP Sciences, Les Ulis, 2019년
(4) <Les chiffres clés 핵심 수치들>, Observatoire national de l’activité physique et de la sédentarité, https://onaps.fr
(5) Regina Guthold, Gretchen Stevens, Leanne Riley et Fional Bull, ‘Global trends in insufficient physical activity among adolescents : A pooled analysis of 298 population-based surveys with 1.6 million participants’, <The Lancet Child & Adolescent Healthy>, vol. 4, n°1, London, 2019년 11월 21일
(6) Alexis Lion, Anne Vuillemin, Florian Léon, Charles Delagarelle et Aurélie van Hoye, ‘Effect of elite sport on physical activity practice in the gereral population : A systematic review’, <Journal of Physical Activity and Health>, vol. 20, n° 1, Champaign(Illinois), 2023년
(7) Mathys Viersac et Michaël Attali, ‘Discuter l’héritage social et culturel des grands événements sportifs. Une revue de littérature internationale 국제 스포츠 대회의 문화적 사회적 유산을 토론하자. 국제 문학 검토’, <Staps>, n° 134, Brest, 2021년
(8) Pengfei Shi et Alan Bairner, ‘Sustainable development of olympic sport participation legacy : A scoping review based on the PAGER framework’, <Sustainability>, vol. 14, n° 13, Bâl, 2022년 7월 1일
(9) <France 2>, 2023년 11월 11일
(10) Collectif permanent de défense et de promotion de l’EPS, du sport scolaire et du mouvement sportif en Seine-Saint-Denis 센생드니 주 스포츠, 학교 체육, EPS의 증진 및 지지 단체
(11) Pierre Parelebas, ‘Jeux olympiques, jeux éducatifs? Les sports de Rio 2016 올림픽은 교육 올림픽? 2016년 리오 올림픽’, dans Frédéric Viale (sous la dir. de), 『Paris JO 2024. Miracle ou mirage? 2024년 파리 올림픽은 기적일까 환상일까?』. Libre & Solidaire, Paris, 2018년
(12) Boris Cheval et Matthieu Boisgontier, 『Le Syndrome du paresseux. Petit précis pour combattre notre inacivité physique 게으름 신드롬. 신체 활동 부재를 물리치기 위한 개요』, Dunod, Malakoff,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