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렌과 블루아의 취향은 어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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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취향에 충실한 두 사람은 규범을 거부한 사람들이었다. 당대의 선(善)과 미(美)에 맞선 사람들이었다. 항상 공감을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유로운 삶을 즐겼다. 그들은 후에 지식인들을 매료시킬 전문적인 전복자들도 아니었다. 블루아(Bloy)와 베를렌(Verlaine)은 성공적인 어떤 속성도 갖지 못했다. 반면, 그들은 대단히 반감을 일으키면서도 현대적인 서정시를 창조해낼 수 있었다. 그 시대는 이런 불협화음이 나타날 수 있는 시기였다. 1846년에 태어난 레옹 블루아(Léon Bloy)와 1844년에 태어난 폴 베를렌(Paul Verlaine)은 제2 제정 시대에 앙시앵 레짐의 억압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1870~1871년에는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이 벌어졌고, 제국이 몰락했으며, 파리 코뮌이 또 다른 미래를 제시했지만, 곧바로 혼돈 시대의 흐름에 쓸려나갔다. 1873년 제3공화국의 대통령인 파트리스 드 맥마옹(Patrice de Mac-Mahon)이 ‘도덕 질서 회복’(가톨릭 교회에 교육권을 포함한 권리를 양도하고, 풍자 등을 하던 신문에 대한 검열을 강화했다)을 표방하며 보수성향으로 돌아서 베를렌과 블루아를 숨 막히게 했다.
오늘날 블루아는 어느 정도 재평가되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베를렌은 종종 과소평가되어 그의 연인 아서 랭보(Arthur Rimbaud)보다는 덜 상징적인 인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의 작품 ‘말없는 로망스(Romances sans paroles)’는 2024년 프랑스 바칼로레아교과목에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삶은 종종 교차했는데, 베를렌도 블루아도 모두 개종을 했고, 베를렌이 <르 샤 누아르(Le Chat noir)> 잡지에서 활동했던 것처럼 블루아도 마찬가지였다.
베들렌, 시대와 어긋난 랭보와의 사랑
베를렌의 작품은 그의 편지들을 통해 만날 수 있다.(1) 1858년부터 1884년까지의 기간 동안, 그는 로렌, 벨기에, 영국, 파리를 오가며 많은 여행을 했다. 코뮌 이후 그는 망명해야 했고, 랭보와의 격렬한 관계(“그를 무척 사랑했다”) 때문에, 그리고 출소 후에도 방황을 거듭해야 했다. 그는 주로 친구들, 특히 에드몽 르펠레티에(Edmond Lepelletier)와 랭보에게 편지를 보냈고, 편지에는 종종 그림과 그가 작업하던 시들, 특히 ‘말없는 로망스’와 ‘시적 예술(Art poéteique)’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그의 시적 목소리와 존재감이다. 감동적이고, 풍자와 진지함이 섞여 있으며, 끊임없는 문학적 작업의 흔적과 자유로운 사고의 리듬이 엿보인다. 그는 외설적이면서도 박식하고 친근하며, 그의 시는 진부한 표현을 과감히 다루면서도 그 진부함을 깨뜨려 버린다. 그의 혼합된 음색과 은밀한 감정은 시대의 격동과 깊이 공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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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 이성을 등진 신비주의자
블루아는 첫 소설 『절망자(Le Désespéré)』(1887)에서 그의 다소 놀라운 삶을 투영하며, 이성과는 반대되는 길을 걸으며 자신의 열정과 증오를 자세히 설명한다.(2) 그는 때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의 신비주의를 설명하고, 매우 명확하게 부르주아에 대한 강렬한 증오와 문인들과 기자들에 대한 찬란한 경멸을 표현한다. 이는 매우 재미있다. 그의 목표는 자신의 책 제목 중 하나를 빌리자면 “해체의 사업가”가 되는 것이었고, 그는 그것을 멋지게 해냈다. 그의 언어는 번쩍이며, 환상적이고, 성경적이다. 그는 모든 어조를 넘나들며 성공을 위한 필수적 관습을 산산이 부숴버린다. 그는 가는 길을 막을 힘이다. 하지만 그가 혐오스러운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는 여기서 극단적인 반유대주의를 드러내지만, 그의 작품 『유대인을 통한 구원(Salut par les Juifs)』 (1892)과는 모순된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지킨다’는 이유로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강하게 비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컨대, 그는 여기서 “쓰레기, 눈물, 또는 기도”를 혼합하여 자유롭게 쏟아낸다. 그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서사적 위대함, 규칙에 대한 거부, 비극과 우스꽝스러움을 혼합한 태도는 당대로서는 놀라운 것이었다.
글·에블린 피예에 Evelyne Pieiller
작가, 주요 저서로 『딕, 세상의 채널을 바꾸는 자(Dick, le zappeur des mondes)』(2005)와 『반항자들의 연감(L'Almanach des contrariés)』(2002) 등이 있다.
번역·김민정
번역위원
(1) 폴 베를렌, 『잡히지 않는 자. 선택된 편지들(L’Insaisissable. Lettres choisies)』(2024, 192쪽, 14유로).
(2) 레옹 블루아, 『절망자(Le Désespéré)』(2024, 496쪽, 8.90유로). 피에르 글로드가 편집한 훌륭한 판본도 참고할 수 있음 (플라마리옹, <GF> 시리즈, 2010). 또한, 레옹 블루아, 『불쾌한 이야기들(Histoires désobligeantes)』(2023, 318쪽, 9.50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