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콘서트
언젠가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이나 오아시스(Oasis)의 연주 투어 현장에 있기 위해서 빚이라도 내야 할지 모른다. 콘서트 기획 업계의 집중화와 인터넷을 통한 티켓 재판매가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기꺼이 동참하는 팬들 덕분에 계속되는 현상이다.
여름 페스티벌의 무대 뒤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된 주제는 ‘티켓마스터(Ticketmaster)’였다. 티켓마스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의 티켓 판매 자회사로, 공연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이 티켓 판매 대기업은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부서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이유는 콘서트 시장에서 팬, 아티스트, 소규모 프로모터, 공연장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들의 불법적인 독점혐의 때문이다.(1)
라이브 네이션은 미국에서 티켓 판매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공연장과 투어를 진행하는 아티스트들에게만 독점적으로 티켓 판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연방 소송은 결과에 따라 티켓마스터의 해체로 이어질 수 있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과 프랑스까지도 콘서트와 페스티벌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랑스는 2023년에 770만 명의 페스티벌 참가자와 독특한 지역적 구조, 그리고 문화적 예외성을 가지고 있어 주목받는 대상이다.
지난해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라이브 네이션은 기업 가치가 230억 달러에 달했고, 전 세계적으로 5만 건의 음악 행사를 주최하여 1억 4,50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 기업은 공연장, 페스티벌,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포함한 수직적인 통합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2010년에 티켓마스터를 인수하여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면서 음악 산업의 가치 사슬을 통제하고 있다.
라이브 네이션은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부터 래퍼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에 이르기까지 3,300여 개 이상의 투어링 아티스트와 373개의 공연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다른 경쟁사들이 있지만, 이들과 자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티켓마스터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월드 투어 티켓 판매를 담당했지만, 프랑스에서는 AEG의 자회사가 그녀의 최근 6회 공연을 주최했다. 이처럼 음악 비즈니스가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AEG의 회장 필리프 안슛츠(Philip Anschutz)는 석탄, 석유 등 화석 연료와 철도 사업을 통해 부를 쌓았으며, 공화당의 보수적 가치와 ‘낙태 반대(pro-life)’ 입장을 지지하는 인물이다.
파리 시장이었던 사회당 소속의 베르트랑 들라노에(Bertrand Delanoë)가 재임 중일 때 AEG는 파리 시로부터 공공서비스 대행 계약을 따냈다. 2013년부터는 AEG가 43% 지분을 가지고 파리의 팰레 옴니스포츠(Palais omnisports de Paris-Bercy, POPB)를 운영하며 현재 아코르 아레나(Accor Arena)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파리 시가 AEG에 “경영권을 넘겨주었다”고 지적했다. 시는 아직도 지분의 과반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지원을 크게 제공했기 때문이다.(2)
국제적인 음악 페스티벌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비용과 수익도 예전과 달라졌다. 프랑스 페스티벌인 ‘레 쉬드(les Suds)’의 디렉터 스테판 크라스니에브스키(Stéphane Krasniewski)는 이제 프랑스 아티스트들의 경우도 최고 30만 유로 이상의 출연료를 요구하고, 국제 아티스트들은 100만 유로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는 2023년 락 앙 센느(Rock en Seine) 페스티벌에서 150만 유로의 출연료를 받았다. 그러나 크라스니에브스키는 “공공 보조금은 지역과 대도시 모두에서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늘어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한다. 이에 더해, 지역 당국들이 지역 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 페스티벌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보조금 체계가 점점 프로젝트 공모 체계로 대체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3)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마르세유에서 개최되는 마르사탁(Marsatac) 페스티벌은 라이브 네이션 프랑스와 협력해왔다. 공동 창립자인 베아트리스 데그랑즈(Béatrice Desgranges)에 따르면, “프로그래밍을 해치지 않고 더 큰 경제적 위험을 감수하기 위해” 라이브 네이션과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러나 2022년 코로나19 이후에는 다시 독립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규모와 화려함만을 겨루는 경쟁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며, 페스티벌의 장소와 일일 참가자 수를 줄여 2만 1천 명에서 1만 5천 명으로 조정했다. 데그랑즈는 “2024년은 소규모 페스티벌들에게 대형 콘서트와 이벤트의 과열된 경쟁에 직면해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골든 코스트(Golden Coast)’ 페스티벌은 마티유 피가스(Mathieu Pigasse) 팀에 의해 디종에서 9월 13일과 14일에 개최되었다. 이 페스티벌은 ‘랩의 헬페스트(Hellfest)’를 목표로 했으며, 디종 시의 시장인 프랑수아 레브사멘(François Rebsamen)이 이끄는 대도시가 15만 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또한 이 페스티벌은 15세에서 18세까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문화 패스(pass Culture)’를 통해 이틀간의 패스 가격을 139유로로 책정해 판매를 촉진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프랑스의 주요 공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 8만 석)는 공연 횟수를 두 배로 늘렸다. 반면 1,000석 이하의 소규모 공연장들은 수익이 38% 감소했다. 10년 전에는 6,000석 이상 규모의 대규모 투어가 판매 티켓의 30%를 차지했으나, 2023년에는 그 비율이 42%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큰 규모의 공연들이 음악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연 티켓의 가격도 평균적으로 2019년 이후 15% 상승했고, 국제적인 스타들이 공연하는 경우엔 최대 31%까지 상승했다. 또한 페스티벌에서 제공되는 음식, 음료, 그리고 상품 가격도 크게 올랐다.
코로나19 이후 프랑스 관객들은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하는 것보다 이미 성공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로 인해 소규모 공연과 신인 아티스트들은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60% 이상의 페스티벌 관객이 상류층에 속하고, 서민 계층 관객은 13%에 불과하다. 이는 점점 팝 음악의 단일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도시 음악의 우세로 나타나고 있다. 베아트리스 데그랑즈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더욱 소비 지향적이고, 소셜 미디어와 스포티파이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아티스트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음악 기자 소피안 파넨(Sophian Fanen)도 이러한 변화를 인정한다. 그는 “우리는 이제 팬의 경제에 진입했다. 더 이상 아티스트를 들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이벤트를 보러 가는 것이다. 이 경험은 반드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팝 단일문화는 대규모 기업들이 제안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엠마누엘 네그리에(Emmanuel Négrier)는 이 대규모 기업들이 향후 규제 완화와 공공 보조금 감소를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음악 산업이 CETA(유럽연합과 캐나다 간의 포괄적 경제 무역 협정)의 적용 범위에서 제외됨에 따라 이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티스트들은 이 변화의 가장 큰 당사자들이다. 스테판 크라스니에브스키는 “AEG, Combat, Bolloré 또는 라이브 네이션과 계약을 맺을 때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장크리스토프 세르방 Jean-Christophe Servant
기자
번역·강태호
번역위원
(1) Véronique Le Billon, 「음악: 미국 반독점 당국이 라이브 네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다」, <Les Echos(레제코)>, 파리, 2024년 5월 23일.
(2) 내용은 저자와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참고: 엠마누엘 네그리에(Emmanuel Négrier), 「기업들의 표적이 된 음악」, echosciences-sud.fr, 2019년 1월 17일.
(3) Christine Henry, 「파리: 회계감사원이 아코르 아레나 관련해 시 당국을 지적하다」, <르 파리지앵>, 2020년 8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