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차르(황제)'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는 누구?

데이비드 삭스와 일론 머스크는 똑같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기업이다. 그는 케이프타운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2024-12-16     김시래 경제전문 기자
패러디

도널드 트럼프(78) 미 대통령이 '암호화폐·인공지능(AI)의 차르(황제)'로 임명한 데이비스 삭스(52)는 누굴까?
한마디로 그는 암호화폐와 인공지능에 대한 민주당 행정부의 규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기술투자자다.

일론 머스크의 절친

데이비드 삭스는 우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53)와 출생지와 나이가 거의 비슷하고, SNS에 관심이 많은 절친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트럼프가(家)에서 '또하나 가족'으로 입적(?)돼 사실상 '미국의 2인자' 로서 인사권을 휘드르는 일론 머스크가, 그를 암호화폐와 인공지능의 차르로 임명하도록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얘기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데이비드 삭스는 올해 대선에서 조차 처음에는 트럼프를 지원한 것이 아닌 무소속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지지했었기 때문이다. 이후 케네디 주니어가 대선을 포기하고 트럼프를 지원해 자연스럽게 함께 동참한 것 뿐이다. 심지어 그는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숙적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었다. 따라서 트럼프가 자진해서 그를 암호화폐·인공지능 총책임자로 임명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았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데이비드 삭스와 일론 머스크는 똑같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실리콘밸리 기업인이다. 그는 케이프타운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그는 스탠포드대 경제학과에 들어가 당시 학교내 진보주의 문화에 대항하는 보수주의 대학신문인 '스탠포드 리뷰'를 창간해 편집자로 활동했다. 

'페이팔 매각 때 떼돈 벌어' 

특히  그는 스탠포드대 교육이 백인 남성 위주로 편성됐다는 진보진영의 공격과 맞서 '다양성이라는 미신'이라는 책까지 써, 대학내에서 좌파 계열의 인문학 강의를 폐강시키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트럼프, 일론 머스크와 같은 '꼴통 보수 3인방'인 셈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맥킨지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실리콘밸리로 가 팬테크업체인 컨피니티로 이직했다. 이후 컨피니티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터넷업체인 엑스닷컴과 합병해 페이팔로 사명을 바꿨다. 이때 데이비스 삭스가 합병 프로젝트를 책임지면서 일론 머스크와 가까워졌다고 한다. 
그 뒤 페이팔이 기업공개를 하고 이베이에 매각되면서 초기멤버들인 일론 머스크와 데이비드 삭스는 함께 돈방석에 앉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돈을 번 뒤 데이비드 삭스는 2017년부터는 크래프트 벤처스라는 벤처캐피탈을 설립해 투자자로 변신했다. 또 그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항공우주업체인 스페이스X에도 투자를 했다. 이런 관계로 일론 머스크가 엑스(X, 옛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에도 대표이사를 맡기려고 했었다. 현재는 엑스(X)에서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할 정도의 셀럽이기도 하다.

논쟁적 담배 영화 제작도

한편 데이비드 삭스는 영화 'Thank You for Smoking'의 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했었다. 2005년에 개봉한 코미디 영화로, 크리스토퍼 벅클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다. 이 영화는 담배업체의 홍보 대변인인 닉 네일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담배의 유해성을 숨기고 담배 산업을 옹호하는 역할을 한 주인공은, 뛰어난 화술과 설득력으로 공개적인 각종 논쟁과 토론에서 승리한다는 풍자적인 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