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전환을 돕는 코치들
지치고, 머리를 멍하게 만드는 지루한 월급쟁이 생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일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관리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러한 분위기는 위기에 처한 직장인들을 돕는 코칭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으나 직업 전환은 여전히 쉽지 않다.
“당신의 직장 생활에 의미를 찾으세요”, “일에서 의미를 되찾으세요”, “당신에게 의미 있는 직업으로 전환하세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거나 일자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게 되면서, 이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 또한 여러 이유로 승진 사다리 오르기를 포기한 관리직들의 전환이나 전직을 지원하고 있다. ‘꿈의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자아성찰을 위한 10회 세션에 1,500~4,000유로가 드는 코칭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다수 코치들은 자영업자로 독립하여 일하지만, 일부는 샹스(Chance), 가랑스에무와(Garance&Moi), 프리마베라스(Primaveras) 같은 시장 구축을 목표로 하는 대형 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삶에 있어서 성취감이나 가치를 찾으려는 ‘의미’(sens)의 추구는 오늘날 열망인 동시에 상품화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러한 추구가 하나의 붐으로 자리 잡아 광범위하게 상업화되고 있다.
직업 전환을 돕는 ‘나는 직업을 바꾼다(je-change-de-métier.com)’ 같은 디지털 플랫폼이나 ‘자신의 길 찾기(Trouver sa voie)’, ‘비즈니스를 못해요(J’peux pas j’ai business)’, ‘이제 월요일이 좋아요(Maintenant j’aime le lundi)’ 같은 팟캐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2014년, AEF 인포 그룹(니콜라 사르코지의 전 사회 자문관, 레이몽 수비에가 회장)은 직업 전환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최초의 행사인 ‘새로운 직업 박람회’를 만들었다.
코치들은 어디서 왔으며 누구인가? 직업적 어려움을 겪은 후 직업을 바꾼 전직 관리직들이 대부분이다. 이타주의와 공감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코칭은 종종 돌봄의 영역과 연결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직업 전환 전문 실무자 중 여성이 82%를 차지하고 있다.(1)
이들은 자영업자 신분의 유연성을 좋아하고 임금노동의 종속에서 벗어남을 강조한다. 특히 인터넷 광고에서 코치들은 자신의 경력을 성공 사례로 내세운다. 직업 전환에 성공한 경험이 다른 지망생들을 조언할 자격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모방적 투영’(개인이 자신의 욕망, 감정, 특성 등을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는 심리적 기제)이 작동한다. 코칭 받은 많은 사람들이 결국 코치로서의 소명을 발견한다…
“경력 전환은 혼자 결정할 수 없다”
직업 전환 시장의 관계자들은 경력 전환의 성공을 위해 코치의 서비스가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한다. 2023년 4월, 여성 전문직 전환 박람회 ‘Profession L’ 사이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경력 전환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고민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두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제동을 걸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지원이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코칭은 교육 투자의 필수 전제조건으로 여겨지며, 심지어 교육을 대체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전직 코칭 기업들은 교육 기업의 중개자로 자리 잡거나 그것을 대체하려 한다.(2)
2018년 9월 5일, ‘직업 선택의 자유법’ 시행 이후, 많은 코치와 직업 전환 전문 스타트업들이 개인훈련계좌(CPF)를 통한 서비스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자신들의 지원 서비스를 역량 평가나 자격증을 부여하는 교육 과정으로 인정받았다.
코칭 서비스 제공자들의 광고 카탈로그는 기술 연수 제공에 서비스의 중점을 둔다. 일반 교육에 비해 인간적 측면을 소홀히 하는 면은 있지만, 기술 역량 평가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프랑스 회계감사원에 따르면 연간 20억 유로의 공공지출 자금이 개인훈련계좌(CPF)에 배당된다. 코칭서비스 제공자들은 이 거대한 공공 자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3)
프랑스 정부가 홍보하는 경력 전환 프로젝트
또 다른 공공 제도가 간접적으로 이 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코치들은 이전 직장에서 실업 수당 권리를 누적해 두었다가, 자영업 초기의 불확실한 시기를 버티기 위해 이를 활용한다. 이러한 자원은 창업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공급 증가에 기여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도 한다. 2021년 새로운 직업 생활 박람회에서 한 코치는 이렇게 기뻐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고용센터와 연계하여 직업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 고용센터 같은 공공기관이나 경력 전환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노사 공동 기관도 직업 전환이라는 큰 모험을 홍보하는 데 기여한다. ‘이틀 만에 직업 바꾸기!(Deux jours pour changer de métier!)’는 2024년 일드프랑스 전환 프로가 주최한 제너레이션 직업 전환 박람회 포스터에 적혀 있던 문구였다.
매년 11월, 프랑스 노동부는 ‘전직의 날’이라는 기념일을 지정하고, 이날을 맞아 ‘새로운 직업 생활 박람회’를 동시에 개최한다. 노동부는 이 박람회에 참여하며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를 홍보한다. 물론 이 기관들은 우선 자신들의 제도 시행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지만, 그들의 담론과 참여는 민간 전환 지원 서비스의 발전을 촉진한다.
물론 이 기관들은 우선 자신들의 제도 시행을 알리려 하지만, 그들의 담론과 참여는 민간 전환 지원 서비스 발전을 촉진한다.
경력 전환 코칭의 숨겨진 현실, 높은 이직률
지금까지는 ‘경력 전환 코칭’이 큰 돈벌이 수단은 아니었다. 2022년에는 이 분야 기업의 38%가 매출 2만 유로 미만을 기록했다.
“실업수당으로 월 1,300유로를 받았고, 부모님 댁에 살아서 월세 같은 것을 전혀 안 내도 됐어요. 그래서 코칭을 시작했어요”라고 메리언은 말한다. “재미있었어요. 6~7명 정도 클라이언트가 있었던 것 같아요.(4) 그런데 회당 65유로였으니까 매출이 4,000유로 정도 되는 거죠. 여기서 자영업자 사회보험료 25%를 빼면 1년에 번 돈이 이 정도예요. 요약하자면, 사업을 시작하고 익히기에는 좋지만,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전혀 충분하지 않아요. 실업수당이 없었다면…”
경력 전환 코칭은 배우자나 부모의 수입 등 임금노동에서 비롯된 경제적 자원에 의존해서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남거나 성공하는 소수는 컨설턴트, 강사, 기업 코치 등 여러 역할을 겸한다. 경력 전환 코칭 시장은 필연적으로 다른 연관 시장에 의존하며, 그 자체로는 자립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이직률이 높다. 소셜 미디어에서의 홍보 활동과 사방팔방 클라이언트 찾기에 지친 메리언은 다시 회사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메리언은 인사 관련 학위를 통해 경력개발 상담사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는 이 분야에 대한 공공 지원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이러한 지출은 흔히 담론에서 주장하듯 경력 경로를 안정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자영업 시장을 확대하고 노동의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글·안 주르댕 Anne Jourdain
파리 도핀대학교 사회학 부교수
번역·박명수
(1) 직업 전환을 지원하는 800명의 코치를 대상으로 2023년과 2024년에 실시한 설문 조사.
(2) 「코치들은 어떻게 직장 내 문제를 개인화하는가」, <La Nouvelle Revue du Travail>, 제25호, 파리, 2024.
(3) 「직장인을 위한 직업 훈련」, 회계감사원, 2023년 6월 30일, www.ccomptes.fr
(4) 이름은 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