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곡숙의 시네마 크리티크] <조용한 이주> ― 인물과 공간의 환상을 통한 이질감과 소외감으로부터의 일탈

2025-01-06     서곡숙(영화평론가)

1. <조용한 이주>와 입양 청년의 디아스포라
 

<조용한 이주>(밀레나 최, 2024)는 덴마크에 입양된 한국인 청년의 고민과 갈등을 다룬 극영화이며, 2023년 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FIPRESCI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19살 청년 칼(코르넬리우스)는 시골에서 양아버지 한스, 양어미니 카렌과 함께 살면서 농장 일을 배우고, 가족의 농장을 물려받아 가업을 이어받기를 희망하는 양부모와 갈등을 겪게 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집과 자신이 태어난 한국이라는 두 세계에 모두 끌리기 시작하면서 내면에서 힘겨운 고민을 하게 된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나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입양이라는 타의에 의해 태어난 땅에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자신의 민족적 뿌리를 벗어난다는 점에서 디아스포라와 관계된다.
 

2. 동양 입양 청년의 고립감과 이질감
 

<조용한 이주>는 동양 입양 청년의 고립감과 이질감을 드러낸다. 불덩이와 노래는 주인공의 외로움과 힘겨움을 나타낸다. 어린 시절 칼이 불덩이를 차고 노는 장면은 처음에 반항심을 느꼈으나 계속 반복되면서 덴마크 가정에 입양된 한국인 청년의 외로움이 느껴진다. 반복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나타낸다. 불덩이는 마음의 불덩이, 즉 서양 사회에서 느끼는 동양 청년의 외로움과 고독을 표현한다. 불덩이 장면 뒤에 자연 공간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노래는 칼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정상까지 먼 길. 모두가 지껄일 때 그 숨은 뜻을 적어둬. 어디로 갈지 말해 줘. 그 삶의 대가는 위험해. 네 계획을 비밀로 해. 자유롭게 상상해봐. 네가 자신을 믿을 때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지. 나는 나의 주인 나는 나의 아들.’ 이 노래는 힘든 인생, 대중 속의 고독 등 다소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 자기 삶이 주인은 자신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다.
 

서양인 부모, 동양인 아들, 서양인 직원은 식사, 농장, 생일파티 등의 장면에서 동질감과 이질감을 대비시킨다. 한스, 카렌, 칼, 안제이가 함께 저녁을 먹는 장면에서 서양인 부모와 서양인 직원은 마치 한 가족처럼 동질감을 나타내는 반면, 동양인 아들은 이질감을 나타낸다. 농장에서 안제이에 대한 아버지의 칭찬은 농장 일을 어색해하는 칼과 농장 일을 잘 하는 안제이를 더욱 대비시킨다. 아버지가 경영하는 농장에서 벗어나고 싶은 칼은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하자 그 압박감이 더욱 커진다. 안제이는 부모의 농장을 물려받을 칼을 부러워하지만, 칼은 농장이 너의 꿈이냐는 안제이의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부모가 이모의 생일파티에 가자고 권유하는 장면에서 부모는 칼이 싫다면 가지 않겠다며 칼을 배려하지만, 칼은 부모의 배려로 인해 친척 모임을 거절하지 못한다. 부모의 배려와 친척과의 이질감이 칼에게 더욱 고립감을 느끼게 만든다.
 

<조용한 이주>에서 팬의 360도 회전, 팬의 여백과 공백, 움직임/멈춤의 대비, 고정된 카메라와 미장센, 시선과 미장센은 중요한 사건의 암시, 인물의 공허함, 위압감과 부담감, 이질감/동질감의 대비를 표현한다.

팬은 중요한 사건의 암시와 인물의 공허함을 표현한다.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는 장면에서 360도 팬은 가축이 있는 자연을 파노라마식으로 보여주다가 갑자기 멈추면서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는 모습에 집중함으로써, 움직임/멈춤의 대비로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음을 암시한다. 칼이 스쿠터를 타고 외출하는 장면에서 팬은 왼쪽으로 이동하지만 인물이 없는 빈 화면이 나타나고 뒤이어 인물이 화면으로 들어오는 방식으로 작동하여, 카메라가 인물을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라 인물이 카메라를 따라다니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여백과 공백으로 인물의 공허함을 표현한다.

고정된 카메라와 미장센은 위압감, 거리감, 압박감을 표현한다. 붉은 트랙터가 지나가는 장면은 트랙터가 계속 카메라 쪽으로, 화면의 앞쪽으로 다가와 위압감을 느끼게 만든다. 소 축사에서 칼이 먹이를 주는 장면은 고정된 카메라로 칼을 롱숏이나 풀숏으로 잡아냄으로써 관찰자적 시선으로 칼의 거리감을 표현한다. 소 축사에서 아버지가 칼을 바라보는 장면은 왼쪽 구석에 있는 칼의 롱숏, 오른쪽에 있는 아버지의 미디엄숏을 통해 구석에 몰리는 인물의 미장센으로 압박감을 표현한다.

미장센과 시선은 동질감/이질감의 대비와 인물의 부담감을 표현한다. 식당에서 양부모, 칼, 직원이 함께 저녁을 먹는 장면은 양부모와 직원을 한 화면에 담아 동질감을 표현하고, 좌우의 양부모(전면) 사이에 낀 칼(후면)을 통해 이질감을 표현한다. 거실에서 양부모와 칼이 TV를 보는 장면은 TV를 보는 칼의 클로즈업, 칼을 보는 어머니의 미디엄숏을 통해 시선의 대상인 주인공의 부담감을 표현하고, 칼에게 카메라가 더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칼에 대한 감정이입을 나타낸다.
 

3. 동양인 여성의 환상과 고립감의 일탈
 

<조용한 이주>는 동양인 여성의 환상과 고립감의 일탈을 나타낸다. 동양인 여성의 환상은 주인공이 이질감과 부정적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망을 나타낸다. 이모의 생일파티에서 친척들은 자신들/칼을 국민/외국인으로 나누고, 칼이 친척에게 관심 없다고 비난하고 진짜 가족도 아니라고 규정하는 등 대부분 칼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칼의 부모는 친척에게 칼을 옹호하지만,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지 못한다. 칼은 친척 사이에서 이질감을 느끼고, 종업원인 동양인 여성을 보고 동질감을 느껴 그녀와 함께 있는 환상으로 이질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동양인 여성의 환상은 소외감과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망을 나타낸다. 동양인 칼이 아들이지만 서양인 부모가 하는 농장 일이 낯선 반면, 서양인 안제이는 농장 일을 좋아하고 자기 농장을 갖고 싶어한다. 부모, 칼, 안제이가 있는 자리에서 사교적인 안제이가 오히려 아들같은 친근한 느낌을 주는 반면 칼은 불편한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안제이와 칼이 바에서 춤을 추는 장면에서 안제이와 함께 있으면서도 불편함을 느끼는 칼이 동양인 여성의 환상을 다시 불러내 함께 춤을 춤으로써 그 불편함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동양인 여성의 환상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만든다. 칼이 자신의 출생 서류를 보면서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면, 어머니는 칼의 출생 서류를 보면서 칼에게서 느껴지는 거리감으로 슬퍼한다. 아버지는 칼의 미묘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반면, 어머니는 칼의 미묘한 변화를 느끼고 슬퍼한다. 칼의 생일선물로 어머니는 칼과 함께 폴란드 여행을 가고 싶어하지만, 칼은 혼자 한국 여행을 가고 싶어한다. 부모와 식당에서 밥을 먹는 자리에서 칼은 좌우에 앉은 부모가 아니라 동양인 여자의 환상을 보고 미소지으며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 동양인 여자의 환상은 친척, 안제이, 부모 순서로 점점 사적인 관계로 좁혀오며,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는 점에서 주인공의 압박감이 점점 거세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용한 이주>에서 카메라의 움직임, 특히 회전, 틸트, 핸드헬드, 달리숏 등은 이질감/동질감, 답답함/안정감, 현실/환상을 대비시키고 위화감·거리감, 부담감·불편함을 표현한다. 롱숏과 카메라의 회전, 틸트와 어두운 조명은 이질감/동질감을 대비시키고 위화감과 거리감을 표현한다. 친척 모임에서 식당 앞에서 칼이 혼자 있는 장면은 칼의 롱숏을 통해 친척들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표현하고, 식당에서 칼이 혼자 앉아 있는 장면은 카메라의 회전으로 동양인 여자 종업원이 어깨에 기대는 환상을 표현하며, 서양인 친척들의 낯선 시선에서 느끼는 이질감과 동양인 남녀의 동질감을 대비시킨다. 칼이 출생 서류를 보는 장면은 칼의 얼굴에서 서류로 서서히 내려가는 틸트를 통해서 칼의 위화감과 출생을 연결하고, 어머니 카렌이 출생 서류를 보는 장면은 생각에 잠긴 어머니와 꺼지는 불을 통해 칼의 거리감에 대한 슬픔을 표현한다.

핸드헬드와 대비, 달리숏과 뒷모습은 부담감과 불편함을 표현한다. 농장에서 칼이 트랙터를 쳐다보는 장면은 칼을 따라 움직이는 핸드헬드 카메라, 거대한 트랙터와 왜소한 칼의 대비를 통해서 농장 일과 아버지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낸다. 칼이 밀밭을 달리는 장면은 달리숏으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뒷모습을 통해 생일선물로 폴란드 여행을 제안하는 어머니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한다.

고정된 카메라과 미장센, 환상은 답답함/안정감을 대비시킨다. 중국 식당에서 부모와 칼이 칼의 생일파티로 식사하는 장면은 고정된 카메라로 지켜보는 관찰자적 시선과 양쪽 부모 사이에 낀 칼의 모습을 담은 미장센으로 답답한 심정을 나타낸다. 칼이 건너편에 앉아 있는 동양인 여성 종업원의 환상을 보고 미소 짓는 장면은 칼의 바스트숏으로 환상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을 표현한다.
 

4. 공간이동의 환상과 동양-서양의 소통
 

<조용한 이주>에서 공간이동의 환상은 동양-서양의 소통, 갈등 해결의 매개로 작용한다. 주인공은 여행, 농장, 인종 비하 문제로 어머니, 아버지, 이웃과 갈등한다. 주인공은 여행 문제로 어머니와 갈등하고, 어머니의 우울증에 죄책감을 느낀다. 칼은 한국에 혼자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해 폴란드에 함께 여행을 가고 싶은 어머니와 갈등하고, 자기 때문에 어머니가 우울하냐는 질문에 아니라는 아버지의 답변을 듣고, 어머니에게 친자식을 갖지 못해서 슬프냐고 질문하지만 어머니는 듣지 못한다. 칼은 농장 문제로 아버지와 갈등하고, 아버지의 우울증에 부담을 느낀다. 아버지가 허리 디스크 수술로 인해서 칼에게 농장을 맡고 명의를 이전해야 하고 한국 여행을 미루라고, 칼이 결심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우울해하며 아내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아버지는 칼에 대한 이웃의 인종 비하 발언을 듣고 칼 대신 분노를 표출한다. 이웃이 칼에게 “너희 인종은 그게 아주 작아서...”라고 인종 비하 발언을 하자, 아버지는 이웃의 멱살을 잡고 혼을 낸다. 주인공은 가족 내부에서 갈등을 겪지만, 가족 외부의 갈등에서는 가족 내부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가족의 결속을 느낀다.
 

구덩이는 공간이동의 환상으로 양부모-친어머니를 매개하는 소통 공간이다. 칼은 여행, 농장 문제로 양부모와 갈등하게 되자, 운석이 떨어진 구덩이를 통해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이동한다. 칼은 한국에서 남산, 버스정류장,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환상으로 보던 친어머니를 발견하고 따라가고, 친어머니가 뒤를 돌아보게 되어 서로를 응시하게 되고, 다시 종업원 동양인 여자의 손을 잡고 구덩이에서 빠져나온다. 칼은 자신을 찾아 헤매며 걱정하는 아버지에게 “난 농부가 되고 싶지 않아요.”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아버지가 “알았다.”라며 포옹하면서 칼/아버지의 갈등이 해결된다. 어머니가 “너보다 더 멋진 아이는 가질 수 없을 거야.”라고 말하고, 칼이 “사랑해요. 엄마.”라고 말하며 포옹하면서 칼/어머니의 갈등도 해결된다. 주인공이 구덩이를 통해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건너가는 경험 혹은 환상은 주인공에게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확실하게 밝힐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주인공은 한국으로 혼자 여행하고 싶고 농부가 되고 싶지 않고 자신의 뿌리는 한국인이지만, 여전히 덴마크인 양부모를 사랑하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양부모와의 갈등을 해결하게 된다.
 

<조용한 이주>에서 미장센은 옆모습/앞모습의 대비, 뒷모습과 어두운 조명을 통해서 인물의 어두운 정서를 표헌하고, 카메라 움직임은 달리숏과 팬을 통해서 답답한 현실로부터의 일탈, 문제의 해결을 표현하고, 멀어지는 카메라와 다가가는 카메라는 가족의 갈등과 해결을 표현한다.

옆모습/앞모습의 대비, 뒷모습과 어두운 조명, 달리숏, 멀어지는 카메라, 다가가는 카메라는 칼과 부모의 관계에서 인물의 불편함, 슬픔, 답답함에서의 일탈, 외로움, 기쁨을 표현한다. 부엌에서 칼이 아버지에게 어머니의 우울증 원인이 자신이냐고 묻는 장면은 칼의 옆모습과 아버지의 앞모습을 대비시켜 칼의 불편한 마음을 나타낸다. 칼의 방에서 칼이 어머니에게 친자식을 갖지 못해서 슬프냐고 묻는 장면은 앉아 있는 칼의 뒷모습의 미디엄숏, 어두운 방을 통해 칼의 슬픔을 표현한다. 칼이 밀밭을 전속력으로 달리는 장면은 달리숏으로 아버지의 허리 디스크 수술로 농장을 물려받으라는 부모의 요구에 대한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을 나타낸다. 칼이 보트에 누워 있는 장면은 미디엄숏에서 익스트림롱숏으로 멀어지는 카메라를 통해 칼의 외로움을 표현하고, 칼과 어머니가 서로 사랑한다며 포옹하는 장면은 롱숏에서 바스트숏으로 다가가는 카메라를 통해서 화해로 인한 기쁨을 표현한다.

익스트림롱숏, 바스트숏, 다가가는 카메라, 팬의 더블링과 수미상관식 구성은 동양인의 동질감, 친부모의 동질감, 양부모와의 갈등 해결,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표현한다. 칼이 구덩이를 통해 한국으로 건너가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는 장면은 익스트림롱숏으로 한국 남자와 아이 사이에 앉은 칼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동양인의 동질감을 나타낸다. 칼이 환상으로 보던 친어머니를 발견하고 따라가는 장면은 서로를 마주 보는 시선과 바스트숏으로 친부모의 동질감을 강조한다. 칼이 들판에 서서 자신을 기다리는 아버지와 만나 포옹하는 장면은 익스트림롱숏, 롱숏, 풀숏으로 다가가는 카메라를 통해 갈등의 해결을 나타낸다. 마지막 장면에서 들판을 보여주는 팬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카메라를 통해서 첫 장면에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는 카메라의 팬과 정확하게 대칭되면서 유사성과 차이점을 대비시켜 수미상관식과 더블링을 통해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미묘하게 표현한다.
 

5. <조용한 이주>와 환상을 통한 현실의 극복
 

<조용한 이주>는 환상을 통해 이질감에서 벗어나고 갈등을 해결한다. 전반부에서 주인공은 양부모, 농장 직원, 친척들과의 관계에서 이질감, 고립감을 느낀다. 중반부에서 주인공은 양부모, 농장 직원, 친척들과의 관계에서 이질감, 고립감을 느낄 때 동양인 여성을 환상으로 불러내 이질감, 고립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후반부에서 주인공은 여행, 농장 문제로 양부모와 갈등할 때 구덩이를 통한 공간이동으로 정체성, 가치관을 확고히 해서 갈등을 해결한다. 이 영화에서 환상은 현실을 부정하기보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화해로 이끄는 매개가 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주인공은 타의에 의해 서양인 사회에서 동양인 입양아로 살아간다는 점에서 디아스포라를 보여주지만, 동양인 여성의 환상, 공간이동의 환상을 통해 과거 민족적 뿌리를 인식하고 현재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 영화에서 다양한 카메라의 움직임은 360도 팬의 움직임/멈춤, 앞서가는 팬, 롱숏과 카메라의 회전, 틸트와 어두운 조명, 핸드헬드와 대비, 달리숏과 팬, 멀어지는/다가가는 카메라를 통해 중요한 사건의 암시, 인물의 공허함, 이질감/동질감의 대비, 위화감과 거리감, 부담감과 불편함, 문제의 해결 등을 표현한다. 미장센과 숏크기의 변화는 고정된 카메라와 시선, 바스트숏, 옆모습/앞모습의 대비, 뒷모습과 어두운 조명을 통해 동질감/이질감, 답답함/안정감, 소외감/일탈을 대비시키고 인물의 부담감과 어두운 정서를 표현한다. <조용한 이주>는 ‘조용한 이주’라는 제목처럼 조용하지만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조용한 이주>
 

글·서곡숙
영화평론가, 영화학박사, 청주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 한국영화교육학회 부회장, 한국영화학회 학문후속세대양성위원회 위원장, 계간지 『크리티크 M』 편집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부천국제영화제, 대종상 등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