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없던 중국의 '딥시크'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놔?
딥시크를 살펴본 실리콘벨리 AI전문가들은 깜짝 놀랐다. 딥시크-R1의 성능이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o1 성능을 능가하는가 하면, 내노라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을 육박했다.
보잘것없던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쳇GPT 유사품인 '딥시크(Deepseek)' 를 내놔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딥시크란 중국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의 량 워펑이 2023년에 만든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자체 AI모델인 '딥시크'를 처음으로 내놨다. 당시엔 세상의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 업체는 일주일전인 지난 20일 '딥시크-R1'을 슬그머니 공개했다.
이 모델을 살펴본 실리콘벨리 AI전문가들은 깜짝 놀랐다. 딥시크-R1의 성능이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o1 성능을 능가하는가 하면, 내노라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을 육박했던 것이다. 딥시크의 기술보고서를 보면 이미지 생성기술에서도 오픈AI를 이미 제쳤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실리콘벨리로부터 퍼지면서 딥시크는 순식간에 미국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현재 17위다.
딥시크의 성능은 최첨단
비용은 미국의 1/10 수준
중국은 어떻게 저비용으로 고성능AI 딥시크를 만들었을까?
우선 딥시크는 값비싼 최고급 GPU를 쓰지 않았다. 대신 기존의 하드웨어를 최적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꼭 필요한 부문만 압축해 더 빠르게 학습했다. 모든 부분을 업데이트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내용만 학습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불필요한 계산을 줄였다. 이런 강화학습을 통해 독립적인 추론 능력을 개발하고 데이터셋의 한계를 극복했다. 데이터셋(데이터 집합)이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모델을 만들거나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쓰인다.
또 딥시크는 오픈 소스로 공개해 전세계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협력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비용을 절감했다.
이렇다보니 딥시크는 무료 대형 언어모델을 개발하는데 단 2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훈련비용을 아무리 추산해봐도 딥시크는 560만달러(약 80억5천만원)에 불과했다. 다른 대형 빅테크기업 비용의 1/10도 안되는 돈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AI개발 비용에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오픈AI, 메타,구글의 AI는 학습 모델을 개발할 때 모든 컴퓨팅을 풀가동해야 하지만, 딥시크는 단계별로 필요한 부분만 컴퓨팅을 가동시켜 작업부화를 줄임으로써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한마디로 AI시대의 최대 난제인 '대량의 반도체 칩 수요' '대규모 전력 수요' '대형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커졌다.
"AI버블 터진다" 공포
미국 주식시장 폭락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때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중국의 인공지능(AI) 개발을 견제하는 조치들이 잇따랐다.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칩을 중국에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는 기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중국의 딥시크를 보고 중국의 AI분야 추격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 미국을 앞지를 수 있다는 위기감에 빠진 것이다. 벌써 미국의 AI패권을 중국에 빼앗겼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실리콘벨리의 유명 투자자인 마크 안드레센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딥시크는 내가 본 가장 인상적인 기술적 돌파구"라며 "더구나 오픈소스라는 점에서 전세계에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실리콘벨리 전문가들은 과거 미국의 달나라 착륙 경쟁에서 러시아(구 소련)의 스푸트니크가 앞질러 쇼크를 받은 것과 똑같이, 이번에는 AI분야에서 중국에 당했다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뉴욕증시에서 27일 현재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 관련 기술주를 중심으로 큰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AI테마 대장주 엔비디아는 17.52% 급락 마감해 하룻만에 시총 6127악달러(약 880조원)가 증발됐을 정도다. 그간 급등했던 AI테마주들의 거품도 터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이날 브로드컴은 -19%, AMD은 -6.88%, ASML은 -7.58%씩 각각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