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단신
<유럽 좌파의 정치적 결성> 스테파노 바르톨리니
영국의 노동주의는 왜 북유럽 노동주의처럼 이데올로기적으로도, 정부에서도 헤게모니를 장악하지 못했을까? 프랑스·이탈리아·핀란드에서는 왜 전쟁 이후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공산당들이 존재하게 되었을까? 아일랜드공화국에는 왜 공산당이 없는가? 저자는 계급 차이 구성과 이에 대한 정치적 표현이 나름대로 특수한 성질을 갖는 데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고 말한다. 즉, 저자는 13개국을 대상으로 유럽 좌파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했는지를 비료 연구한다. 국가가 형성되고, 재화와 상징을 교환할 수 있는 국가적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계급 차이가 생겨난다고 강조한다.
<중국인들도 평범한 사람들이다> 젱 루올랭
상하이 일간지 <웬후이바오>의 파리 특파원인 저자는 중국의 독특한 특징, 중국의 전통, 근대화, 야심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다. 저자는 중국에서의 일상생활을 묘사한다. 섬세한 요리, 도시 혹은 시골의 결혼식, 육체와 성욕의 관계, 서구 제품에 이끌리는 도시의 젊은이들, 지식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논쟁(마오쩌둥 지지자와 미국식 민주주의 지지자), 학교의 역할과 시험의 압박…. 그러나 현 정권을 무조건 지지하는 저자의 입장은 설득력이 없다. 중국인들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는 흥미롭다. 저서의 결론은 문화혁명에 대한 저자의 증언으로 마무리된다.
<떠오르는 중국과 전략 논리> 에드워드 루트왁
전략과 지정학 전문가로 비잔틴제국과 로마제국에 대한 유명 저서들을 집필한 미국 출신 에드워드는 전반적인 아시아와 현대 중국을 이 책에서 다룬다. 저자는 중국 지도자들이 전략적 야심을 갖는 것이 타당하다 보지만, 무분별한 중국식 경제에는 우려를 표한다. “거침없는 경제성장과 그 결과 일어나는 군사력 확장은 공존할 수도 지속될 수도 없다.” 중국의 부상은 주변 국가들을 위협해 중국을 견제하는 연합을 구상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중국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미국도 세상을 혼란 속으로 몰고 가지 않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참을 수 없는 것을 바꾸다> 이브 시통
자연재해를 피할 수 있는 의지가 마련될까? 재앙을 몰고 오는 위기가 일어나는 상황은 심각하다. 환경파괴, 육체적으로 무리를 주는 생산성 요구, 버티기 힘든 긴축정책, 점점 커지는 불평등, 소비와 불안감만 자극하는 미디어. 저자는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포퓰리즘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미디어가 전하는 정보를 분석하고 이에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평등을 구축하려면 모두의 지식을 발전시키는 공동 공간(학교·병원)을 마련해야 한다.
<아나키스트 대백과Ⅰ> 세바스티앵 포르
교육전문가이자 아나키스트였던 저자(1858~1942)는 루이즈 미셸과 신문 <아나키스트>를 창설했고, 당시(1904~17) 혁명적 방법을 가르치는 학교 라루슈를 세웠다. 또한 저자는 여러 동료들과 함께 기금을 모아 아나키스트 운동, 나아가 전체 사회운동을 자료로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1934년 출간된 4권짜리 이 대백과는 약 3천 쪽으로 아나키스트에 대해 총정리한 귀한 자료다. 제1권은 요즘도 불분명한 개념(세속화·사회주의), 세간에 잊힌 투쟁(종교세력의 보수주의에 대한 투쟁, 노동자 탄압에 반대하는 투쟁, 반군사주의, 세계주의 등)을 중심으로 관련 역사와 쟁점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