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국가들, 러시아와의 ‘국경 갈등’(2)

프랑스 해군, 북극 활동 확대 가능성 높아져

2025-04-15     필립 레마리 | 언론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EU-NATO와 러시아의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해상 항로 개척과 맞물려 북극 지역의 경제적 잠재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북대서양, 북극해, 발트해는 냉전 시기와 유사한 전략적 중요성이 다시 부각하고 있으며, 최근 몇 달 동안 이어진 잇단 무력 시위와 사건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전략적 경쟁의 장으로 변한 대립 현장을 2회에 걸쳐 보도한다.

 

북극 항로에서의 상업 항해 확대와 관련해, 프랑스 해군전략연구센터(CESM)의 니콜라 마주키는 빙하 해빙 가속화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초강력 폭풍이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영구동토층 위에 건설된 항로 주변의 각종 인프라(항로 표지 시스템, 항만, 가스 터미널 등) 역시 영구동토층 해빙으로 인해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러시아가 추진하는 북극 항로 개발은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사업이며, 최근 스스로를 ‘북극 인접국’이라 선언한 중국 역시 이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인다. 중국은 향후 자국 물류 운송을 위한 경로로서뿐만 아니라, 항로 통제 기술 공급국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 북극 항로의 실제 물동량은 여전히 크지 않다. 2023년 기준으로 약 3,500만 톤이 운송됐는데, 이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16억 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프랑스 해군 역시 북극에서 ‘기후 변화가 지정학적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최대한 자주 이 극한의 냉수 해역에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주도로 아이슬란드 인근, 그린란드 동쪽 해역에서 실시된 ‘노던 바이킹(Northern Viking)’ 훈련에 7개국과 함께 참가했고, 알래스카 인근에서 실시되는 ‘아틱 디펜더(Arctic Defender)’ 훈련에도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는 스스로를 ‘극지 국가’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며, 자국 해군은 다시 극한의 한랭 환경과 바다 위를 떠다니는 얼음 조각인 부유빙에 대응하는 능력을 익히는 중이다. 그러나 프랑스 해군이 보유한 자원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프랑스는 북극 지역의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11년에 출범한 다자적 협력 기구 ASFR(Arctic Security Forces Roundtable)과 북대서양 해안경비 포럼에 참관국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극지 전략에 있어 군사적 역할은 아직 미미하다.

2022년, 프랑스 극지·해양 특사로 임명된 올리비에 푸아브르 다르보르가 발표한 ‘극지 전략’도 주로 과학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실제 운영은 프랑스 극지연구소와 프랑스 남극·남방영토 관리청(TAAF)이 맡고 있다. 2024~2030년을 다루는 극지 전략계획 법안이 상원에서 마련되었으나, 아직 통과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올해 5월 공개될 예정인 프랑스 국가전략검토 수정안에서는, 프랑스 해군의 북극 활동 확대가 핵심 과제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글·필리프 레마리 Philippe Leymarie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