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중심주의, 비인간적 폭력의 그늘(2)
권력의 그림자, 세계를 지배한 폭군들의 초상
그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고, 확장하고, 잇기 위해 끊임없는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이를 위해 무력, 전쟁, 탄압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으며, 이를 선동하고, 준비하고, 다양한 성공을 거두며 실행한다.
권력의 그림자, 세계를 지배한 폭군들의 초상
세계를 지배했던 이 위대한 인물 중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추천할 만한 인물은 거의 없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업적을 과장하거나 심지어 날조하는 데 몰두했던 찬양조의 전기 작가들로 자신을 둘러싸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의 명성에 큰 손상 없이 시대를 관통했다. 심지어 가장 끔찍한 인물들도 역사가들과 민중의 기억 속에서 어느 정도의 관용을 받는다.
그들은 효과적인 자기 홍보를 위해 현대적 커뮤니케이션 기술, 전문가, 고문, 그리고 다른 ‘스핀 닥터’(spin doctor, 정치인이나 공적 인물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언론 보도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일하는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을 뜻함—역주)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인물과 운명의 다양성을 넘어, 그들은 상급 권력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공통된 몇 가지 특성을 공유한다. 무엇보다도, 상황의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자신이 본래 선천적으로 비범한 존재라는 확신이다. 자만심, 오만함, 과대망상, 무절제, 과대망상증 등은 그들에게 있어서 제2의 천성이다.
이러한 확신은 그들을 둘러싼 하급자와 궁정인들의 맹목적인 충성과 이해관계가 얽힌 무리에 의해 구역질이 날 정도로 지속되며, 그들이 살아가는 전례 없는 화려함으로 더 견고하게 강화된다. 그런 그들은 자신들이 가장 하찮은 신하들처럼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살아서는 기적을 만드는 마법사들에게 의지하고, 죽어서는 미래 세대의 교화를 위해 낭비적인 묘소를 건설하는 데 전념한다.
다음으로, 그들은 늘 경계하며 지속적인 두려움과 불신 속에 살아간다. 가장 가깝고 충성스러운 측근들을 포함한 주변 인물들, 동료들과 다른 통치자들, 신하들, 그리고 자기 백성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암살, 폐위, 배신, 음모, 적대적 동맹의 형성, 기습 공격, 쿠데타, 반란, 폭동, 혁명에 대한 두려움은 대개 근거가 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그들은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사람들을 매수하며, 자신들이 두려워하는 바로 그 수단을 선제적으로 쓴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고, 확장하고, 잇기 위해 끊임없는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이를 위해 무력, 전쟁, 탄압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으며, 이를 선동하고, 준비하고, 다양한 성공을 거두며 실행한다.
욕심 많은 청탁자들
나머지 시간에 그들은 사냥을 많이 하는데, 이는 오랫동안 전쟁을 대비한 좋은 체력 단련으로 여겨졌다. 그들은 토너먼트, 창싸움, 도전, 결투로 서로 겨루다가, 후에는 덜 위험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더 선호하게 된다.
그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현혹하고, 취하게 하며, 지나치게 화려한 행사, 축제, 연회, 게임, 의식, 성적 쾌락을 베푼다. 이 모든 것은 군주 숭배를 위한 의례적 연출 속에서 이루어지며, 베이징의 중국 황제들, 델리의 무굴 제국, 콘스탄티노플의 비잔틴 황제와 술탄들, 베르사유의 루이 14세 궁정이 남긴 교훈적 증거들이 있다. 오늘날의 소군주들도 이런 낭비적인 화려한 놀이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것을 재현하는 즐거움을 누른다.
그러나 군주는 권력을 행사할 수단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현대 국가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점점 정교해지는 사회 통제 기술로 강화된 강력한 관료제가 등장하기 전까지, 그는 충성이 절대 보장되지 않는 제한된 세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약점은 그가 그들을 의존적 상태로 유지하려는 노력, 그들에게 베푸는 부와 특권, 그리고 그가 위임하는 폭력이나 공포의 행사로 보완된다.
첫 번째 측근 집단은 왕족들, 즉 형제, 자매, 배우자, 자녀, 손자, 조카들(적자든 사생아든)로 구성되며, 이들에게는 영지, 수입, 직위(특히 군사적인 것)를 제공해야 하고, 그들의 지위에 맞는 혼처를 찾아주어야 한다. 원칙적으로 그들의 운명은 군주의 운명과 연결되어 있어 그를 섬기는 것이 그들에게 이롭지만, 군주의 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생기면 상황이 달라진다. 가장 확고한 왕조의 역사에서도 피로 얼룩진 부친 살해, 자식 살해, 형제 살해의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다음으로는 크고 작은 봉건 영주들, 그들의 가족과 의무를 진 자들이 차례를 잇는데, 이들의 충성도는 다소 불안정하며, 이런 부류는 모든 지역과 시대에서 발견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지속성을 보장하고, 자신들의 이익(이는 항상 군주의 이익과 일치하지는 않는다)을 방어하고 강화하는 데 능하다. 그들은 군주에게 지원을 제공해야 하지만, 때로는 군주만큼, 때로는 군주보다 더 강력하고 부유하기 때문에 그 지원에 대해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다.
다음은 수많은 궁정인들, 욕심 많은 청탁자와 기생충 같은 자들로, 그들은 주인에게 접근할 수만 있다면 어떤 직책이든, 소득과 특권을 얻어내려고 애쓴다.
마지막으로 군주의 신뢰에만 의존하는 모든 종류의 하인들이 있으며, 이들은 언제든 해임될 수 있다. 장관, 고위 관리, 총독, 관료와 재상, 장군과 제독, 재정 관리와 세금 징수원, 심지어 왕실의 하인들, 시종부터 침실 시중, 의사와 약사, 내시, 그리고 군주의 숨겨진 약점과 악덕을 알고 있어 이를 통해 영향력이나 이익을 얻을 줄 아는 근위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폭군의 권력은 크게 그 군대의 힘에 달려 있다. 군대는 그의 모든 관심의 대상이며, 귀족 전사들, 징집병이나 강제로 입대한 ‘자원병’, 전문 용병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가 반드시 벌일 전쟁을 위해 장비를 갖추고 훈련받는다. 적어도 초기 시대에는 그 자신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전투의 한가운데로 직접 이끌기도 했지만, 후에는 신중하게 거리를 두었다.
이들 중에는 항상 정예 부대가 있는데, 전투에서의 효율성, 잔인함과 그들이 불러일으키는 공포, 현 권력에 대한 헌신으로 유명하며 보상받는다. 황금 군단, 예니체리, 맘루크, 사무라이, 시크교도, 구르카, 그리고 우리에게 더 익숙한 해병대, 공수부대, 무장 친위대, 특공대 등이 그것이다.
권력의 해부학, 폭군의 통치술과 지배 장치
나폴레옹의 말처럼 “총검으로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그 위에 앉을 수는 없기에”, 폭군에게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경찰이 필요하다. 이들은 체제의 적과 가짜 친구들을 감시하고, 스파이 활동을 펼치며, 체포하고, 진압하고, 가두고, 추방하고, 제거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는 더러운 일로, 세계 곳곳에서 몇몇 유명한 하수인들, 그들의 부하들, 암살자들, 비밀 요원들, 죽음의 분대, 민병대, 게슈타포, 소련 비밀경찰,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이름을 날렸다.
이제, 남은 것은 정신과 영혼의 통제다. 이는 종교적 권력의 과제로, 세속 권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때로는 그것과 구분조차 되지 않는다. 종교는 모든 시대, 모든 장소에 존재하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단일신교든 다신교든, 교회와 성직자 체계로 조직되었든 아니든 상관없다. 그 기능은 기존 질서에 대한 복종을 받아들이고 정당화하게 하는 것이다.
기독교든, 이슬람교든, 힌두교든, 불교든, 유교든, 도교든, 인간은 지상에서의 짧은 삶 동안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고 저세상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벗어날 수단이 없는 믿음의 그물망에 갇혀, 기도, 의식, 주문, 순례로 삶이 규제되고, 종교 실무자들의 촘촘한 망에 둘러싸여, 자신의 처지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금, 보석, 대리석, 자주색으로 장식된 예배 장소로 군중과 함께 몰려가는데, 어떻게, 그리고 왜 신앙을 갖지 않겠는가? 더구나 의심, 항의, 반항의 모든 기미는 즉시 고발되고 가혹하게 억압된다.
글·크리스티앙 드 브리 Christian de Brie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