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울타리, 카톨릭 사립학교

프랑스 정부의 통제가 먹히지 않는 교육 현장

2025-05-09     안 주르댕 | 사회학자

프랑스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교육재단 내 성폭력 사건, 일명 ‘베타람 사건’ 이후 국회의원들은 학생 보호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고, 정부 또한 사립학교에 대한 감독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공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이른바 ‘자유로운’ 학교들이 교육적 일탈이나 배타적인 문화 형성 등 여러 문제에 대해 거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아동 대상 성폭력이 ‘대규모적 현상’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 중에서 30%가 카톨릭계 학교와 기숙사에서 발생했다. 2021년, 프랑스 카톨릭 내 성적 학대에 관한 조사위원회는 2년간의 조사 끝에 보고서를 교회 당국에 제출했다. 당시 프랑스 주교회의가 임명한 카톨릭 교육 사무총장 필립 들로름은 “기관이 신뢰를 저버린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라고 참회의 뜻을 밝혔다(<라크루아(La Croix)>, 2021년 10월 6일).

그러나 몇 년 후, 바로 그 인물은 더 이상 참회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2025년 2월 20일, 피레네자틀랑티크(Pyrénées-Atlantiques) 지역에 있는 사립 학교인 노트르담 드 베타람(Notre-Dame-de-Bétharram)에서 벌어진 아동 성범죄에 관해 <RMC> 방송으로부터 질문을 받자, 들로름은 강경하게 항변했다.

“사회 전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입니다.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고, 카톨릭 학교만의 책임도 아닙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여러 차례 경고를 받고도, 지금까지 통제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한 적이 없다. 도대체 그 통제란 무엇인가? 프랑스 공교육 당국은 스스로 ‘자유로운 학교’를 표방하는 사립학교와 과연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그리고 그 자유란 정확히 무엇인가?

1959년의 이른바 ‘드브레(Debré)’법은 프랑스 사립학교가 정부와 계약을 맺는 방식을 규정했다. 이 법에 따르면, 사립학교가 ‘공적으로 인정된 교육적 수요’에 부응할 경우, 교사 급여와 학교 운영비는 국가가 부담하게 된다.(1) 사립학교는 ‘고유한 성격’을 근거로 종교 교육을 포함할 수 있지만, 그곳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공립학교의 규정과 교육과정을 따라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모든 학생은 ‘출신이나 신념, 종교와 무관하게’ 이들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차별이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2) 또한 법은 국가의 ‘교육적·재정적 감독’을 규정하고 있으나, 사립학교의 비판자들은 이 법적 안전장치가 매우 미흡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1960년 6월 19일, 전국 세속주의 행동위원회(CNAL)의 호소에 따라 30만 명이 파리 외곽의 뱅센 숲에 모였다. 또한 천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드브레법에 반대하는 항의 서명에 참여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드브레법은 끝내 시행되었고, 이로 인해 세속주의 진영은 큰 타격을 입고 약화되었다.

이후 1981년, 사회당 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프랑수아 미테랑은 ‘프랑스를 위한 110가지 제안’을 당시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는데, 그 안에는 ‘통합적이고 세속적인 국가 교육 공공서비스(SPULEN, Service public unifié et laïque de l’éducation nationale)’의 창설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세속주의 진영이 다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로 여겨졌다.

하지만, 사립학교는 계속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분권화 정책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는 사립학교 재정의 새로운 부분을 떠맡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랭 사바리 교육부 장관은 1984년 초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그는 국회 내 야당과 주교단, 그리고 강력한 사립 교육 학부모 연합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고, 결국 미테랑 대통령은 개혁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내각은 총사퇴했고, 파리 대주교의 요구는 관철되었다.

 

“카톨릭 학교여,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라!”

1984년 3월 4일, 장마리 뤼스티제 추기경이 베르사유에 모인 80만 명의 군중을 향해 외쳤던 말이다. 현재 프랑스의 사립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 약 200만 명 가운데 96%가 바로 이 계약제도 하에 운영되는 7,500개의 카톨릭계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다. 사립학교의 주요 거점은 프랑스 서부 지역과 파리 수도권, 그리고 북부 지역이다.

역사학자 앙투안 프로스트는 1980년대 이후 사립학교의 “막을 수 없는 상승세는 종교적 열정이나 신앙의 회복 덕분이 아니었다”라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사립학교의 교육이 종교적이라는 점보다, 진지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평판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1975년 도입된 단일 중학교는 공교육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공립 중학교가 노동계급 자녀들까지 포괄하게 되면서 과밀화 현상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공교육의 질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프로스트는 이러한 흐름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사립학교는 공교육이 실제든, 혹은 그렇게 여겨지든 간에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 속에서 등장한 하나의 대안이며, 학교 교육의 급속한 팽창과 교육 민주화 요구에서 비롯된 여러 제약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자리 잡았다.”(3)

공교육 시스템이 심각하게 부족한 센생드니의 경우, 2011년 이후 전체 학생 수가 단지 10% 증가하는 동안, 사립 중학교 수는 무려 30%나 증가했다.(4)

 

두려움 없는 프랑스인, 비판 없는 기독교인

계약제 사립학교에 대한 감독은 교육·스포츠·연구 일반감찰국(IGESR)이 담당한다.

릴에 위치한 이슬람계 사립 고등학교 ‘아베로에스(Averroès)’의 경우, 감찰 보고서 자체는 긍정적이었으나, 2024년 새 학기부터 협약이 해지되었다. 이는 북부 지역 도지사가 해당 학교의  일부 수업 내용이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에 위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파리 6구에 위치한 명문 카톨릭 사립학교 스타니슬라(Stanislas)의 경우, IGESR이 동성애 혐오와 성차별적 분위기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파리 도지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학교의 교훈인 ‘두려움 없는 프랑스인, 비판 없는 기독교인(Français sans peur, chrétien sans reproche)’이라는 문구가 어떤 신뢰감을 주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기간 재직했던 아멜리 우데아카스테라 전 교육부 장관은 자녀를 이 사립학교에 보냈는데, 그 이유가 “거주 지역 공립학교 교사들의 잦은 결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비록 이 주장은 그 사실관계가 다소 의심스럽지만, 실제로 프랑스 공교육에서는 대체 교사의 부족으로 2018~2019학년도에 예정된 수업 시간 중 약 10%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는 그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5) 공교육 체제의 쇠퇴, 동질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일부 대도시에서의 사립학교의 과잉 공급은 결국 학부모와 학생들을 공교육으로부터의 ‘이탈’, 곧 일종의 분리주의(secession)로 이끌고 있다.

마르세유에서는 카톨릭 사립학교가 116개교에 달할 정도로 번창하고 있다. 카톨릭 교구 교육국장 자크 르 루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카톨릭 교육이 제공하는 교육 모델의 질이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시 당국이 추진하는 학교 재정비 계획도 환영합니다. 공교육이 잘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족들이 우리를 선택하는 이유는 우리 교육 철학에 대한 공감 때문입니다. 우리는 브누아 파양 마르세유 시장과도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경쟁의 논리가 아니라 협력의 논리를 지향합니다.”

이러한 협력의 사례로, 마르세유 시는 모든 초등학생에게 무료 학용품 키트를 배포했으며, 이는 사회경제적 지표가 높은 사립학교 학생들도 포함한 조치였다. 또한, 부슈뒤론 지방의회는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카톨릭 사립학교에 대한 선택적 보조금을 30% 증액했으며, 교구 측은 이를 크게 환영했다. 특히 중학교는 사립학교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일종의 ‘유인 상품(produit d’appel)’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르 루 국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중학교는 확실히 우리 기관에서 가장 활기찬 수준입니다. 학교 규모는 작고, 가정적이며, 지역사회에 잘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르세유에는 약 20여 개의 수도회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들 수도회는 상당한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선교사들의 임시 숙소로 쓰였던 건물들이 오늘날에는 학교 시설로 전환되어, 교구 직속으로 운영되는 학교들 외에 또 하나의 교육망을 이루고 있다. 예수회가 운영하는 학교들은 오랫동안 엘리트 양성 기관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빈곤층 학생을 위한 교육에 중점을 두며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다른 두 학교의 현실 

그 대표적 사례가 유럽에서도 가장 가난한 동네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생모롱(Saint-Mauront) 중학교다. 이 학교는 마약 밀매로 악명 높은 빈민가 바로 아래에 지어졌다. 이 학교의 학생 70%는 장학금을 받고 있으며, 연간 학비는 517유로 수준이다. 이곳에서는 학생 대부분이 무슬림인 점을 감안하여 종교 교육의 내용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있다. 6학년과 5학년 학생들은 ‘종교문화’ 수업을 받고, 4학년과 3학년 학생들에게는 ‘인간 형성 교육’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학교 건물은 새로 지어졌지만 검소한 편이다. 최근에 리모델링된 과학실의 새 실험대와 실험기자재는 예수회가 운영하는 몽쉐이 재단의 자금으로 마련된 것이다. 이 중학교는 동네에서 평판이 좋아 지원자를 모두 받아줄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학생 선발 시 지원자의 태도를 특히 면밀하게 살핀다. 학업 수준은 학교가 책임지고 관리하는데, 꽤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졸업시험인 브레베(Brevet) 성적은 전국 평균과 아카데미(지역 교육구) 평균을 웃돈다. 방학 동안 약 5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습하는 방학(Vacances studieuses)’ 프로그램도 이러한 성과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교사뿐 아니라 다른 예수회 소속 고등학교의 학생들도 학습 멘토링을 제공한다. 특히 마르세유의 상류층 학교인 에콜 드 프로방스(École de Provence) 학생들은 이렇게 해서 자신들의 교육 과정에서 요구되는 사회활동 프로그램의 한 요소를 이수하게 된다. 한편, 이 에콜 드 프로방스는 초·중·고 통합학교로, 마르세유에서 가장 높은 사회적 지위 지수(IPS)를 기록하고 있다. 고급 주택가인 생지니에에 위치한 이 학교는 배타적이며 폐쇄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아침마다 값비싼 고급 차량들이 학교 주변 도로를 가득 메운다. 때때로 운전면허 없이 고성능 차를 몰고 오는 급한 고등학생들이 짧게 경적을 울리며 서둘러 주차장을 차지하려 한다. 주차장에 어렵게 자리를 확보한 학생들은 명품 브랜드의 재킷을 벗고 서둘러 교실로 향한다. 학교장 마리피에르 샤바르티에는 이렇게 설명한다.

“프로방스 고등학교엔 교복이 없지만, 엄격한 복장 규정(dress code)이 있습니다. 브랜드 옷은 금지되어 있으며, 일정한 절제의 수준을 추구합니다.”(물론, 이는 옷차림에만 국한된다.)

학교의 예배당과 교실, 자습실, 자료정보센터(CDI)와 그 속의 작은 휴식 공간, 학생 식당, 행정 사무실 등 학교 내 모든 공간은 냉방이 완벽히 갖춰져 있다. 유지보수 담당자는 골프 카트를 타고 시설 이곳저곳을 부지런히 이동하며 관리한다. 캠퍼스 내 공원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 몇 그루만 남아있고, 부지의 대부분은 커다란 돔 구조물 아래 자리 잡은 체육 시설이 차지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프로방스 가족’이라는 소속감을 형성하는 중심지다. 크리스마스 연회부터 학부모가 모두 참석하는 6월의 갈라 행사까지 학교의 중요한 행사가 모두 여기서 열린다. 다른 많은 사립학교와 마찬가지로, 프로방스 학교 역시 ‘자유교육 학부모 연합회(APEL)’의 영향력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학부모회(APEL)에는 회원이 90명이나 되고, 학부모회장은 학교가 신뢰하는 파트너입니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은 제 사무실 바로 옆에 있지요.” 샤바르티에 교장은 말을 이어갔다. “프로방스 학교는 일종의 작은 마르세유 마을 같은 곳입니다. 제가 가볍게 기침이라도 하면 온 동네가 제가 암에 걸린 건 아닌지 궁금해할 정도니까요.”

가끔 학부모들은 사목 활동을 돕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녀들의 성공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다. 졸업반 학생 대부분이 ‘수학 심화(Spé maths)’ 과정을 선택하며, 중국어 옵션 수업, KMK(독일어 자격시험), 케임브리지 영어 인증시험(Cambridge English Certificate), 토플(TOEFL) 등 외국어 시험 준비 과정도 운영된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듀얼 디플로마(Dual Diploma)를 취득하고, 대서양 건너편에서의 학업을 준비할 수도 있다. 졸업생 중 약 20%는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는데, 이는 프랑스 대입 시스템인 ‘파르쿠르쉽(Parcoursup)’의 불안감을 덜어준다.

교장은 학생들을 ‘자신의 선택을 주체적으로 하는, 자유로운 젊은 남녀’로 간주하며 그들이 ‘날아오를 수 있게’ 배려한다. 물론 졸업을 기념하는 의식도 성대하게 열린다. 코르니슈 지역의 고급 저택에서는 화려한 연말 무도회가 펼쳐진다.

 

교육 규제에서 벗어난 ‘불균형적 현실’

샤바르티에 교장은 이런 세태를 솔직히 인정했다. “사회적 다양성을 촉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용기 있는 자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그녀가 건립 과정을 꼼꼼히 감독하고 있는 마르세유 15구의 로욜라(Loyola) 중학교는 도시 남쪽 부유한 지역과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샤바르티에는 이 새로운 학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학생 선발의 전적인 자율권을 활용해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서로 만나고, 모두가 성공하며, 모든 재능이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이동 가능한 벽과 바퀴 달린 가구들을 활용해 학급을 소규모 그룹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시간표 역시 학생들의 다양한 학업 수준을 최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편성된다. 교육 프로그램은 이냐시오 전통의 교육적 우수성(이냐시오 데 로욜라가 창설한 예수회 수도회의 교육 철학과 전통을 의미—역주)과 문화적 개방성을 결합할 계획이다.

또한, 친환경 소재로 지어진 이 ‘평화로운 안식처’는 이른바 ‘탄력적인 건축’으로 설계되어, 결코 외부와 단절된 벙커 같은 건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다목적 홀과 체육 시설은 지역사회 내 여러 협회에도 개방될 예정이다.

공공 기관 역시 이 계획에 신뢰를 보이고 있다. 지방의회는 200만 유로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정부는 학교 인가 절차를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단축시켜 이 계획을 신속히 승인했다. 하지만, 면허 없이 달리는 고급 차량을 타고 다니는 프로방스 학교 학생들이 과연 이곳까지 찾아올까?

이에 대해 카톨릭 교육 사무총국(SGEC)은 신중한 입장이다.

“사립학교 학생 1인당 평균 총 비용은 공립학교 학생 1인당 평균 총 비용의 약 70% 수준입니다.”(6)

이 차이는 다양한 요소에서 비롯된다. 특히 장학금 수혜 학생 비율의 차이, 공립학교의 경우 건물 유지 비용을 지방자치단체가 전적으로 부담한다는 점 등이 크게 작용한다.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간의 비용 비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공공자금의 지원이 포함된 기준을 전제로 한 것이다. 여기에 사립학교가 자체적으로 부담하는 민간 재원까지 감안하면, 양측의 실제 총비용 차이는 크지 않거나 오히려 사립이 더 많을 수도 있다—역주)

정확한 산정은 어렵지만, 사립학교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연간 재정 지원은 약 20억 유로, 국가의 지원은 약 90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계약제 사립학교 운영 비용의 약 75%는 공적 자금으로 충당되는 셈이다.(7)

이러한 재정 지원 수준 자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사이에서 특별히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특수성은, 막대한 공적 자금이 지원되면서도 사립학교가 공립학교에 부과되는 각종 규제로부터 지나치게 자유롭다는 점에 있다. 사회학자 슈크리 벤 아예드는 이를 ‘불균형적 현실’이라 지적했다.(8)

2023년 봄, 교육청소년부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몇 달 전, 파프 은디아예는 카톨릭 교육 대표인 들로름과 함께 계약제 사립학교의 사회적·교육적 다양성 증진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실행 계획은 ‘등록의 자유’와 ‘가족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강제적이지 않고 점진적인 접근 방식으로 설계된’ 만큼, 사립학교가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이루어져 온 기존의 선발 방식을 실제로 바꿀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9)

이와 함께 이 합의는 국가 및 그 산하 기관들에 대한 카톨릭 교육 사무총국(SGEC)의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즉, 카톨릭 학교 네트워크와 카톨릭 교회가 정부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된 셈이다. 이는 드골 시대의 공화국이 어떻게든 막고자 했던 일이다.

 

“상류층 자녀들의 진로에 맞춰 시스템을 바꾼다”는 비판도

진보정당인 ‘불복하는 프랑스(LFI)’ 소속 국회의원 폴 바니에는 사립계약학교 재정 지원에 관한 국회 정보조사단을 이끌었다. 공동 보고관과 함께 그는 국가의 관리·감독이 매우 부실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간 7,500개교 가운데 예산 감사는 고작 5건, 지난 4년 동안 국립교육·연구행정총감실(IGAENR)이 실시한 감사는 단 4건에 불과했다. 이에 국회의원들은 각 학교별로 사회적·학업적 다양성 목표를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처럼 국가와의 새로운 계약 방식은 3~4년마다 평가를 받게 되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재정적 벌칙을 부과받는다. 이 같은 제안이 나오자, 일부에서는 “의원이 다시 ‘학교 전쟁’을 불러일으킨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와 같은 논란 속에서도, 카톨릭 교육의 변화를 모색하는 다양한 움직임이 존재한다.

팟캐스트 ‘카톨릭 교육의 다양성’에서는 색다른 시도를 통해 영감을 주는, 다양한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다. (10) ‘바니에-바이스베르그 보고서’가 발표되자, 카톨릭 교육 사무국(SGEC)은 이에 자극을 받은 듯,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들을 공개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현재 사립 중등 교육 기관에는 유복한 가정 출신 학생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의 비율은 2000년 41.5%에서 2021년 55.4%로 증가했다.(11)

이에 대해 사무총장은, 이는 “대도시의 부르주아화와 관련된 사회인구학적 현상”이라고 해명하려 한다. 그러나 사회학자 피에르 메를은 이 현상을 오히려 카톨릭 교육이 택한 ‘상향 전략’으로 해석한다.

특히, 직업계 고등학교를 없애고 일반계 중심으로 재편하는 정책은 “상류층 자녀들의 진로에 맞춰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며, 그 결과 상류층만의 교육 세계, 즉 상류층에 의한 게토화를 낳는다”라고 지적했다.(12)

 

“카톨릭 교육이 없다면, 카톨릭이라는 말 자체가 무의미”

오른(Orne) 주 세(Sées) 교구의 카톨릭 교육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로맹 레메리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만여 명의 학생이 다니는 약 50개의 교육기관을 감독하고 있다.

주교와 뜻을 함께하는 그는 “가능성의 장(場)에 열려 있는 영성을 기반으로 한 통합적 교육”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우리 학교에서는 신앙의 여정을 제안하지만, 교리는 어디까지나 ‘제안’일 뿐입니다. 우리는 국가에 충실하며, 지방자치단체를 존중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지자체의 예산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가 책임지는 31개 학교는 이 농촌 지역에서 공교육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그 역할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학급은 조용히 폐쇄되고 있습니다. 파업도 없고 현수막도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우리는 정규직 30명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국가에 반납해야 했습니다.” 레메리는 이렇게 탄식했다.

그런데 미래는 더 암울하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의 전망에 따르면, 3세에서 18세 사이의 인구가 2030년까지 24% 감소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작은 생존을 위해, 무엇이든 다 하는 학교

오른(Orne) 주의 작은 마을 메를로에 있는 생 조제프 초등학교는 학교를 지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야말로 할 수 있는 건 다한다.

축제를 열면,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 운동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지역 업체를 돌아다니며 경품을 모으고, 먹거리를 준비한다. 농민들은 지방도로 옆에서 호객을 한다. 건초 더미 위에 펼친 방수천에는 지나가는 운전자들을 위한 문구가 적혀 있다.

“생 조제프 학교. 축제: 게임, 고기 바비큐…”

마을 상인들은 고기를 기부하고, 그 대가로 학교 급식 조리사는 가끔 그 가게에서 식재료를 구입한다. 이처럼 공동체의 헌신이 대단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학교를 유지시켜 주는 실질적 이유는, 세(Sées) 시에 있는 마리-이마큘레 중학교와의 행정 통합 덕분이다. 생 조제프는 현재 이 중학교의 행정적 분교가 되어 있는 상태다.

중학교 교장은 매주 한 차례씩 초등학교에 와서 모든 학년을 담당하는 임시 교사들을 도우며 운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는 단지 지역 인구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 이 오른 주의 한적한 지역에서는, 국가와의 계약 아래 운영되는 카톨릭 학교가 같은 계열이면서도 국가와의 계약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주교 역시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다. 1988년, 근본주의 성향의 몇몇 사제들이 사도적 생활 공동체인 ‘성 베드로 사제 형제회(Fraternité sacerdotale Saint-Pierre)’를 설립했다. 오늘날 이 형제회에는 두 개의 신학교가 있으며, 계약 외 사립학교도 여러 곳 운영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른(Orne) 주 세(Sées)에 위치한 ‘크루아-데-방(Croix-des-Vents) 학교’이다. 중세풍 소도시인 세의 입구에는 견고한 돌담과 정교하게 제작된 철제 울타리, 울창한 숲이 예배당과 약 7,000㎡ 규모의 건물을 감추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기부 캠페인 안내문에는 “아직 2,000㎡에 보수가 필요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연간 학비가 1만 유로(약 1,450만 원)를 넘기도 하지만, 이 비용만으로는 학교 운영에 필요한 모든 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영혼의 구원은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이지만, 진리에 이르는 교육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수단이 필요합니다.”

 

마치 19세기에서 온 듯한, 학생들 옷차림

남학생들은 네이비색 재킷에 반바지를 입고, 여학생들은 작은 클로딘 칼라가 달린 남색 블라우스에 짧은 치마를 입는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남녀공학은 사라진다.(13)

남학생들에게는 ‘남성적인 교육법’과 ‘유럽 문명에 대한 사랑’을 주입한다.

“좌표 없이 흘러가는 이 유동적인 세상에서, 우리는 학생들에게 역사적·문화적 유산을 전하며 뿌리 깊은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려 합니다.”

라틴어 수업은 필수이고, 그레고리오 성가와 복성(複聲) 음악 수업도 반드시 들어야 한다. 문학 수업에서는 “대중 영합주의로 인해 종종 잊혀진 고전들”, 예를 들어 호메로스나 실뱅 테송  같은 작가들의 작품에 중점을 둔다.

반면, 인간의 성(sexualité humaine)에 관한 교육은 고등학교로 미룬다.

이 외에도 감독 아래 이뤄지는 자율학습과 주 2시간의 교리 수업, 럭비 필수 수업까지 포함되면 학생들의 시간표는 빽빽하게 채워진다.

2001년부터, 크루아-데-방(Croix-des-Vents) 학원이 내세운 교육 철학은 많은 가정들을 세(Sées) 인근으로 이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학생들을 위한 엘리트 중등 교육기관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었다. 2018년, 학부모들과 성 베드로 사제 형제회 회원들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오른(Orne) 주 의회는 대성당 옆에 위치한 17세기 궁전을, 상징적인 금액의 임대료만 받고 이들에게 장기 임대해 주었다. 그리하여 아르장트레-생트안 학원이 문을 열었고, 이곳은 “오늘날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는 진정한 여성적 소명에 응답할 줄 아는, 충만한 여성”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도가 하루의 흐름을 구성하긴 하지만, 역사 과목 등 학업에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한 예로, ‘정복왕 윌리엄(Guillaume le Conquérant. 노르망디 공작으로 1066년 노르만 군대를 이끌고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앵글로색슨 군대를 물리친 후 잉글랜드 왕위에 오른 인물—역주)’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 기간 동안, 아르장트레의 소녀들은 특별한 ‘손님들’을 맞이했다. 

“그분들은 노르망디 중세 복장을 입고 오셔서… 바이외 자수법으로 수놓는 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여학생들은 학교 신문에 감탄이 담긴 표현을 썼다. 불을 뿜는 공연자도 행사에 함께했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반별로 펼쳐진 ‘예수 탄생 장면 꾸미기’ 경연대회에 대해 마찬가지로 들뜬 어조로 보도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아기 예수에 조명을 활용한 연출 효과” 덕분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우승 상품으로는 초콜릿 한 상자를 받았다. 프랑스에서 계약 외 교육(enseignement hors contrat)은 전체 학생의 1%만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성평등 ABCD 프로그램(ABCD de l’égalité)’에 대한 반발, ‘만인을 위한 시위’, 대안 교육 열풍 등에 힘입어 지난 10여 년 사이 이러한 학교의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14)  2023년 한 해에만 새롭게 설립된 학교는 108곳에 달했다. 이들 대부분은 ‘학교를 위한 재단(La Fondation pour l’école)’의 법률 자문을 받을 수 있었다.(15)

이 재단은 2008년, 강경 카톨릭 진영 인사인 안 코피니에 여사가 설립한 것으로, 프랑수아 피용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 자비에르 다르코스 산하 공익 재단으로 공인되었다. 기부자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덕분에, 재단은 안정적으로 기금을 모으고 활동을 확대해 나갔다.

작년 한 해에만 유산 기부와 후원을 통해 약 295만 1,000유로(약 48억 원)를 확보했고, 그 중 201개 ‘자유 학교(écoles libres)’에 지원금을 배분했다. 이들 학교 운영 자금의 약 3분의 2는 결국 프랑스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충당된 셈이다.

 

몬테소리 교육법과 사제의 소명

“물론 아주 작은 규모의 학교들도 많지만, 계약 외 사립학교(hors contrat)는 프랑스 중등 교육기관의 6.5%를 차지합니다.”

학교를 위한 재단(Fondation pour l’école)을 현재 이끌고 있는 미셸 발라디에는 자랑하듯이  말했다. 그는 이전에 보수 성향이 강한 그리스도 왕 주교회(Institut du Christ Roi Souverain Prêtre) 산하의 생 도미니크 학교를 운영했다. 이 공로로 2022년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르피가로>, <발뢰르 악튀엘>, <라디오 쿠르투아지> 등 보수 언론에 자주 출연하는 인물이지만, 극우와 연관 지어지는 데에 대해서는 불쾌하다고 했다.

“우리는 우리 헌장을 존중하기로 약속한 모든 사람들에게 자문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신규 학교들 중 상당수가 몬테소리 교육법에서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신앙 기반 학교들의 비중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요.”

학교를 위한 재단이 ‘보호하고 있는(abritées)’ 10여 개 교육기관들은 이탈리아 교육자 마리아 몬테소리의 교육 원칙을 나름대로 해석해 차용하고 있다.

그 중 아리스토텔레스 재단(Fondation Aristote) 은 학생들이 “가슴으로 위대한 프랑스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무료 교과서를 제작해 배포한다.

 

“자유롭고자 한다면, 가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엑셀랑스 루랄리테는 “그리스-기독교 문화에 기반한 고전적 인간학”에 뿌리를 둔 학교들을 농촌 지역에 설립하고 있으며, 알리앙스 플랑타시오 재단은 “학문적으로 엄격한 교구 소속 전통 학교들”의 설립을 장려하고 있다.

“해마다 새로 사제의 길을 걷는 이들 가운데 20%는 우리로 부터 나옵니다. 머지않아 주교님들께서도 우리를 기꺼이 자신들의 사목 자원으로 받아들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미셸 발라디에는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 카톨릭 교회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오늘날, 그는 국가와 계약을 맺은 카톨릭 교육과 계약을 맺지 않은 교육의 간격이 점차 좁혀질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상황에 따라 양측의 동맹이 일부 주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을지언정, 프랑스 정부 재정의 지원이 따를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국가 보조금 없이는 존립이 어려운 카톨릭 교육계로서는, 그런 제안에 쉽게 응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실 1921년 프랑스 하원에서 있었던 한 연설은 오늘날까지도 의미심장한 뉘앙스를 던진다.

카톨릭 사회주의 운동의 대표 인물이자 열정적인 공화주의자였던 쥘-오귀스트 르미르(Jules-Auguste Lemire) 신부는, 국가 보호를 받는 전쟁고아들이 자유학교(écoles libres)에 다닐 경우 장학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경고했다.

“자유롭고자 한다면, 가난할 줄도 알아야 한다.”

 

 

글·안 주르댕 Anne Jourdain
사회학자


(1) 이 법의 조항들은 『교육법전(Code de l’éducation)』에 수록되어 있으며, 이 단락에 인용된 문장들은 그 교육법전에서 발췌된 것이다.
(2) 토마 브로다티, 루익 뒤 파르케, 파스칼 프티, 「사립학교 입학 시의 차별」, 『프랑스 경제 리뷰(Revue française d’économie)』, 제29권, 제2호, 파리, 2014년.
(3) 앙투안 프로스트, 변화하는 사회 속 학교와 가족, 1930년 이후, 루이-앙리 파리아스(Louis-Henri Parias) 책임편, 『프랑스 교육 및 교수 일반사』 제4권, 누벨 리브르리 드 프랑스(Nouvelle Librairie de France), 파리, 1981.
(4) 「센생드니 지역 시별 중학교 재학생 수」, 2015년 3월 30일, www.data.gouv.fr ; 「학생 수」, 센생드니 교육청(Direction des services départementaux de l’éducation nationale de la Seine-Saint-Denis), www.dsden93.ac-creteil.fr ; 「센생드니 지역 중등 교육기관 수-사립 중학교」, 프랑스 국가통계경제연구소(INSEE), 2024년 10월 3일, www.insee.fr
(5) 『교사 결원 관리: 교육 연속성 보장을 위하여』, 프랑스 회계감사원(Cour des comptes), 주제별 공공 보고서, 파리, 2021년 12월 2일.
(6) 폴 바니에와 크리스토퍼 바이스베르그 인용, <프랑스 하원 문화·교육위원회 정보보고서>, 「계약 내 사립학교에 대한 공적 자금 지원 관련 정보조사단의 활동 결과에 대한 결론」, 보고서 번호 2423, 프랑스 국회(Assemblée nationale), 2024년 4월 2일 제출.
(7) 『2024년 기준 지표 및 통계 참조자료(Repères et références statistiques 2024)』, 평가·전망·성과국(DEPP), 프랑스 교육·고등교육·연구부, 파리, 2024년.
(8) 폴 바니에와 크리스토퍼 바이스베르그 인용, 앞의 책.
(9) 「계약 내 사립학교의 사회적·학업적 다양성 : 교육부 장관과 카톨릭 교육사무국 사무총장 간 협약 체결」, 2023년 5월 17일, www.education.gouv.fr
(10) 「카톨릭 교육의 전망-팟캐스트」, https://enseignement-catholique.fr
(11) 『계약 내 사립교육』, 프랑스 회계감사원(Cour des comptes), 주제별 공공 보고서, 파리, 2023년 6월.
(12) 피에르 메를, 「카톨릭 교육의 사회적 분리주의-사립고등학교의 부르주아화, 교육과정 제공과 교육 정책」, 『사회학(Sociologie)』, 제15권, 제4호, 파리, 2024년.
(13) 다음에 인용되는 문장들은 크루아-데-방(Croix-des-Vents) 학원과 아르장트레-생트안(Argentré-Sainte-Anne) 학원 공식 웹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이다.
(14) 그레고리 샹바 & 알랭 슈바랭, 『몬테소리에서 신경과학까지-공공 교육에 대한 총공세』, 케스티옹 드 클라스 출판사, 파리, 2024년.
(15) 로랑스 드 코크, 「대안 교육이 학교를 구할 수 있을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23년 9월.

 

 

두 세기의 법, 두 개의 교육 시스템

 

1850년- 팔루(Falloux) 법은 교육의 자유를 선언했다.(카톨릭 교회의 교육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며, 사립학교 설립이 법적으로 가능해짐―역주)

1904년 - 콩브(Combes)법
수도회에 의한 교육 금지. 카톨릭 수도회가 운영하는 학교 폐쇄. 이후 비시(Vichy) 정권(1940)이 이를 복구하고, 나치 압제에서 해방된 이후에도 허용됨. 그 결과, 오늘날까지 수도회는 교구와 더불어 카톨릭 교육을 운영하며, 바티칸과 단절된 일부 공동체는 계약 외 학교(hors contrat) 형태로 참여.

1905년(12월 9일) - 정교분리법 
제2조: “공화국은 어떤 종파도 인정하지 않으며, 급여도 보조금도 지급하지 않는다.”
단, 이 조항은 알자스-모젤 지방과 일부 해외 영토에는 적용되지 않음. 알자스-모젤에서는 오늘날까지 공립학교 내 종교 교육이 실시됨.
 
1959년 - 드브레(Debré) 법
사립학교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기본법. 계약을 맺은 사립학교의 교사는 국가 공무원 신분으로 급여를 받고 국가의 감독을 받는다. 이 조치는 공교육 세속주의 진영으로부터 “역사적 흐름에 역행하는 법”이라는 비판받음(방센 서약, 1960년 6월 19일).

1977년 - 헌법상 교육의 자유 명시
11월 23일, 프랑스 헌법재판소는 교육의 자유가 공화국 법률이 인정한 기본 원칙임을 명확히 함.
11월 25일, 게르뮈르(Guermeur) 법은 계약 내 사립학교 교장에게 교사 채용 권한 부여.

1984년 - 사바리(Savary) 법안 시도와 철회. 공립학교, 사립학교 통합을 통해 “공교육의 통일과 세속성”을 실현하고자 한 법안. 이는 미테랑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였으나, 자유학교 지지자들의 대규모 시위와 반발로 인해 법안은 폐기됨.

1993~1994년 - 프랑수아 바이루(Bayrou)의 지방자치단체 지원 확대 시도
사립학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 확대를 허용하려 했으나, 1994년 1월 13일, 헌법재판소는 공립학교와의 형평성 훼손 우려로 위헌 결정.

2005년 - 상시(Censi)법. 계약 내 사립학교 교사의 공무원 신분을 재확인.

2009년 - 카를(Carle)법. 주민이 타 지역의 계약 내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경우, 거주지 지자체가 해당 사립학교의 운영비를 부담해야 할 수도 있음.

2018년 - 가텔(Gatel)법. 계약 외 사립학교(hors contrat) 설립 절차를 간소화함.

2019년 - 블랑케르(Blanquer) 법. 의무교육 시작 연령을 
3세로 조정. 이에 따라 지자체는 사립 유치원 운영비도 일부 부담해야 하는 법적 의무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