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단신

2012-12-11     편집부

<마오쩌둥의 궁전과 음모> 장뤼크 도메나슈
베이징 중심부에 위치하고 면적은 약 50헥타르인 오래된 장소, 정치 지도자들의 별장이 있는 장소. 저자는 정계의 노장들이 남긴 많은 회고록을 참고해 이 비밀스러운 장소의 역사를 꼼꼼하게 재현한다. 이곳은 바로 높고 두꺼운 붉은 장벽으로 둘러싸인 중난하이. 마오쩌둥을 비롯한 최고 권력층들이 입주하는 곳이다. 마오쩌둥은 자본주의를 따르는 세력을 분쇄하고 권력을 지키기 위해 문화혁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문화혁명으로 권력의 실세가 바뀌게 되었다. 현재의 중국을 이끌고 있는 지도층은 바로 초기 중난하이에 입주한 지도층 세력의 후예들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현재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이 그토록 우려한 자본주의의 부활이 현실화되었다.

 

<북한, 지옥 탈출 9년> 김은선, 세바스티앙 팔레티
1999년, 주인공 김은선은 어머니의 탈북 결심에 따라 언니와 함께 북한을 떠난다. 수년 전부터 계속되는 기아로 가족이 죽어가자 어머니는 이 같은 결심을 한 것이다. 세 모녀는 구걸과 도둑질로 연명하며 중국으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중국인 농부에게 돈에 팔리게 된다. 지옥 같은 9년의 세월을 보낸 후 은선과 어머니는 브로커에게 돈을 지불해 먼저 중국을 떠나 몽골 국경을 넘어 마침내 한국에 도착하는 데 성공한다. 이 책은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고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군대, 감시병에 대해 설명한다. 한편으론 이기심이 만연한 남한 사회를 보며 은선은 북한에서 경험한 협동심을 간혹 그리워한다.

 

<신자유주의의 정책 경제> 브뤼노 아마블, 엘 비르 기요, 스테파노 팔롬바리니
세 명의 저자들은 비주류 사상을 가진 경제학자들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실시한 경제정책을 비교한다. 전후 균형이 흔들리고 있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는 신자유주의 전략은 다시 사회 통합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사르코지와 베를루스코니는 공동 원칙에서 출발했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제적 연합을 구축했다. 사르코지의 정책이 기업의 임원들에게 공감을 얻었다면 베를루스코니의 정책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얻었다. 아울러 저자들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좌파들이 저지른 실수를 은근히 지적한다.

 

<불평등의 세계화> 프랑수아 부르기뇽
중앙은행에서 수석 경제연구원으로 활동했던 저자는 ‘워싱턴 합의’가 권고한 정책들이 오히려 관련된 여러 국가들을 불평등한 사회의 늪으로 몰아갔다고 지적한다. 세계은행은 남미 국가에 워싱턴 합의와 같은 정책을 실시하려 한다. 주제는 흥미롭지만 주어가 불분명하고 해결책에 확신도 없다. 어찌되었든 세계화가 국가들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있으니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들 사이의 격차가 줄어든 이유가 가난한 나라엔 엄청난 부자들이 많아졌고 부유한 나라엔 반대로 빈곤층이 많아져서라면, 과연 계속 추구해야 할 일일까?

 

<토지의 종말> 앙드레 아쉬에리, 모드 렐리에브르
다국적기업과 선진국과 신흥국들이 새로운 골드러시를 하고 있다. 바로 토지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토지가 가치 있는 새로운 대상이자 앞으로 식량 부족에 대비해 원료를 얻을 수 있는 대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12년 초부터 4초마다 가난한 나라의 농지 1헥타르가 부유한 국가나 다국적기업에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토양자원이 고갈되고 생물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 두 저자는 이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하나는 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식생활을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도시화된 지역의 재활용(예를 들어 옥상 정원), 친환경 대중교통, 구내식당의 100% 유기농 식단 같은 노력과 함께 다양한 협회와 비정부기구도 농지를 살리고 개도국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