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페니'를 '아연 페니'로 비용절감? 트럼프 왈 "그런 동전 왜 만들어!!!"

평생 장사꾼으로 살아온 트럼프(78) 는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비합리적이고 낭비적인 1센트짜리 페니를 주조해왔다"며 "페니를 만들지 않으면 연간 5600만달러(약 775억원)의 예산 절약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5-05-23     김시래 경제전문기자

평생 장사꾼으로 살아온 트럼프(78) 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에게 1센트 짜리 페니 생산을 즉각 중단토록 지시했다. 그는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비합리적이고 낭비적인 페니를 주조해왔다"며 "페니를 만들지 않으면 연간 5600만달러(약 775억원)의 예산 절약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현재 3조 8000억 달러(약 5255조4000억원)에 달하는 미 행정부의 세금 적자를 줄여야 한다며 예산절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이번 페니 생산 중단의 연간 예산절감효과는 0.000014%인 한마디로 조족지혈 수준이다.

어쨌든 미 조폐국은 최근 페니 제조용 금속판의 마지막 주문을 완료하고, 재고가 소진되면 완전히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고 22일 밝혔다. 기존에 발행된 페니는 여전히 법정화폐로 인정된다.

또 트럼프의 지시를 법률로 영구화할 수 있는 초당적인 법안이 발의돼 있다. 마이크 리 공화당 의원과 제프 머클리 민주당 의원은 최근 '센스 낫 센츠 법안(Make Sence Not Cents Act·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잔돈을 줄이자는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국 법전에서 페니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제작비 너무 비싼 '구리 페니'

아연 합금 방식으로 바꿔서

사실상 '아연 페니'로 눈속임

나름 '합리적 노력'도 해 와

현재 페니 1개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약 4센트다. 페니는 구리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약간의 아연이 첨가돼 있다.

페니는 원래 순수한 구리로 제작됐다. 하지만 지속적인 구리가격 상승으로 비용절감 차원에서 1982년부터 구리에 아연을 섞은 합금으로 만들어왔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실상 '구리 페니' 가 아닌 값싼 '아연 페니'로 바꿨던 셈이다. 100% 구리로 만들던 것을 97.5% 아연 바탕에 구리 2.5%로 도금한 게 현재의 미국 페니다. 그 마저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 페니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페니는 지난해만도 32억개가 발행됐다. 전체 신규 동전 화폐의 절반이상을 페니가 차지했다.

사실 페니가 사라져도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에서 페니는 주로 유명 관광지에서 동전을 압착시켜 목걸이나 악세서리로 만들어 파는 것으로 더 많이 쓰일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페니가 없어지면 소매업체들이 일부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잔돈을 받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또 반올림 규칙을 적용해 현금 결제 때 가격을 일부 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 결제가 증가하면서 현금이나 동전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라 큰 혼란을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페니의 발행 중단을 계기로 '링컨 페니'가 다시 화제가 되기도 한다.

링컨 페니는 1909년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의 10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발행됐다. 한 면에는 링컨의 얼굴이, 다른 면에는 밀 이삭이 새겨져 있다. 이 동전은 1958년 링컨 기념 페니로 대체 되기전까지 계속 발행했다.

그런데 이 링컨 페니중 청동으로 주조된 1943년 발행된 것은 추정가치가 230만달러(약 32억원)으로 알려졌다. 또 연도 오류가 있고 철로 주조된 1944년 링킨 페니는 110만달러(약 15억원)에 이른다.

특히 이들 동전이 아직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누구나 우연히 가질 수 있어 더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한국 화폐의 1원짜리 동전도 미국의 페니와 사정이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원 동전은 100% 알루미늄으로 1966년부터 발행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제조원가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과거 10원짜리 동전은 제조원가가 30~40원으로 알려져 1원짜리도 3~4배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