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태양광 패널 속에 “사이버 스파이” 논란

전세계가 스페인과 포르투갈, 프랑스 남부 정전사태의 원인이 태양광 발전에 따른 사이버공격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불안에 떨고 있다.

2025-06-16     김시래 경제전문기자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 프랑스 남부의 대규모 정전사태(4월 28일)의 원인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베리아 반도 전체 인구의 약5500만명이 전력 공급 중단의 영향을 받았다. 스페인의 경우 발전용량의 60%가 단 5초만에 전력망이 붕괴됐었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중이며, 태양광 발전소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U사이버보안청은 사이버 공격이나 인적오류, 기상현상 등은 초기 조사에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극심한 기온 변화로 초고압 송전선에 비정상적인 진동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전력망 주파수에 문제가 생긴 '유도 대기 진동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전세계가 스페인과 포르투갈, 프랑스 남부 정전사태의 원인이 태양광 발전에 따른 사이버공격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불안에 떨고 있다.

왜냐하면 유럽의 태양광 발전용 패널중 97%가 중국산 제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태양광 패널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이 전세계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마디로 값싼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중국 화웨이산 관련 부품이 전세계 태양광 시장을 완전 장악한 상태라는 얘기다.

이에따라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 정책을 쓰고 있는 세계 각국은 뜬금없이 '사이버 보안상 취약점'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태양광 산업을 대대적으로 확산시킬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태에 대한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

더구나 우리가 태양광 산업을 발전시키면 중국만 배 불리는 꼴이 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내 태양광 패널, 셀, 모듈의 중국산 비율은 75% 안팎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을 정도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보조금 정책과 저가 공세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완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한화셀이라는 패널 업체가 있기 때문에 정책적인 수단을 통해 역으로 국내 업체의 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쓰면

왜 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걸까?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위험한 이유는 패널마다 부착되는 인버터 때문이다.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직류 전기를 교류로 바꿔 전력망으로 보내는 장치다. 이런 일련의 모든 과정을 인버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관리한다. 인버터 부품 또한 징선유에너지 등 중국산 제품이 세계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그래서 사이버 보안에 취약한 것이다.

물론 중국산 인버터를 쓰는 기업들은 사이버 보안을 위한 방화벽을 설치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최근 중국산 태양과 장비를 분해해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매뉴얼상 정식 부품 이외에 통신장비(?)가 여러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조사에 참여한 통신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통신장비를 쓰면 사이버 보안을 위한 방화벽을 쉽게 우회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 전문가들은 이어 "중국산 인버터를 통해 유럽 각국의 전기 인프라에 원격 접근이 가능하다"며 "러시아, 중국, 북한 등 해킹 세력들이 이를 표적으로 삼는다면 전력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터진 중국 화웨이와 EU 의원들간 뇌물 혐의 사건도 태양광 장비에 대한 불안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불안감으로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100킬로와트 이상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인버터에 원격 접근을 제안하는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중국의 거센 파도에 한국의 태양광 패널 업체가 이번 ‘스파이 ’ 의혹을 계기로 반전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