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추천 '읽을 만한 책들'

2009-03-02     편집자

 ●중동편

 

 <어떤 종류의 자유인가? 이라크의 여성과 이라크 점령 >
 나지에 알-알리, 니콜라 프라트 지음

 
 나지에 알-알리는 런던의 동양 및 아프리카 연구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니콜라 프라트는 이스트 안젤리아 대학의 교수다. 이 책에서 두 명의 저자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를 점령하면서 이라크 여성을 해방시켜주었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습하면서 이라크는 혼란스러워졌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대상은 여성들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또한 두 저자는 1950년대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이라크 여성운동을 역사적으로 조명하고 있으며 여성의 정치 참여를 놓고 벌어지는 논란을 분석한다. 이 책은 여성을 존중하고 평화적이며 반제국주의적인 정치는 이루어질 수 없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사상편

  <무사무욕, 경제적인 인간의 중요한 계약>
 존 엘스터 지음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의 기본이 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 이론은 두 가지 면에 따라 생각할 수 있다. 한 가지 면은 이익이고, 또 한 가지 면은 합리다. 하지만 이익과 합리라는 이 두 가지 개념은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제한을 받을 때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몇 가지 인간의 행동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가령 기부는 아무런 사심 없이 행해지는 행동처럼 보인다. 경제 원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무사무욕이란 가면에 불과하며 그 뒤에는 실리가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실리를 추구하지 않는 인간학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유를 따지며 실리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원칙에 어긋나며 관용이 제일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사회철학자 존 엘스터는 몇 가지 인간의 행동 사이에 차이가 나타난다고 보았고 이를 통해 인간은 실리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가정을 세웠다. 이에 대한 논리로 존 엘스터는 동기를 개념적으로 나누고 분석해 보면 인간의 행동에 대해 알 수 있다고 했다.
 그의 논리는 두 가지 모습을 보이는 돈의 심리적인 모델을 활용하기보다는 역사와 사회학 자료에 기반을 두고 있다. 돈의 심리적인 모델이 보이는 두 가지 모습은 이렇다. 하나는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면, 또 하나는 좀더 직관적인 면이다. 이 같은 이론은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와 알렉시스 드 토크빌과 같은 학자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미디어편

  <뉴스를 소유한 사나이>
 마이클 울프 지음

 

 이 책의 부제는 "루퍼트 머독의 비밀스런 세계 속으로"다.
 루퍼트 머독에 관한 영어권 도서로는 13번째에 해당한다. 그 이전에 나온 루퍼트 머독 관련 도서들과 달리 이번 책은 나레이터 형식으로 되어 있다. 2007년에 머독이 밴크로프트 가족에게 다우존스 그룹과 그룹이 소유한 언론 <월 스트리트 저널>을 양도해 달라고 설득하기 위해 벌이는 작전을 연대별로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머독의 커리어를 짚어나간다. 왜 루퍼트 머독은 <월 스트리트 저널>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가? 이 질문에 저자는 머독의 심리를 분석하며 다양한 대답을 내놓는다. 78세인 머독은 언론의 보물인 <월 스트리트 저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첨단 기술이 판을 치는 현대지만 루퍼트 머독은 여전히 출판언론 매체에 애착을 보인다.

 ●언어편  

 

<언어의 제국 혹은 언어 제국주의?>
 클로드 모릴라 지음

 
 수수께끼 같은 제목이 흥미를 끄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 클로드 모릴라는 현대 시대의 주요 이데올로기 원칙 중 하나인 '언어주의'를 비판한다. 인간 관계에서 언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언어는 사색에서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따라서 현대에 언어주의는 축소와 확대 적용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하며 제국주의처럼 지배를 하고 있다.
 우선 언어주의는 모든 지식을 단순한 언어로 전락시키며 좀 더 대중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언어주의는 세상 자체, 즉 사회에도 영향을 끼친다. 물질, 생산, 이용, 지배가 언어로 축소되는 시대다. 이처럼 저자는 언어주의가 얼마나 세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며 일상의 언어에 얼마나 파고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아울러 저자는 언어주의 같은 이데올로기를 키운 사회 및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자문해본다.
 이 책은 루퍼트 머독에 대해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루퍼트 머독의 입장에서 저자는 글을 쓰고 있으며 여전히 루퍼트 머독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편

 

  <왜 우리는 일을 하는가?>
 다니엘 리나르 엮음 

 

 이 책은 부제에 나와 있듯 노동에 대한 자아를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윤리헌장, 맞춤관리, 목표교육 등 경영자들은 직원들의 자아를 끌어 모아 회사를 운영했다고 한다. 10가지 설문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왜 인간에게 노동은 꼭 필요한 일인지를 밝힌다. 특히 인간이 노동을 통해 자아를 형성하는 일에 왜 사회가 간섭을 해야 하는지를 밝힌다. 파브리스 기보는 노동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감옥에 있을 때는 노동이 해방이다. 수감자도 노동을 하는 동안에는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논리는 가사 도우미에게 적용하기에는 다소 모호하다. 이와 관련해 아니 뒤쉬에는 이렇게 말했다. "가사 도우미는 힘든 일을 통해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희생이란 가면 아래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결국 가사 도우미라는 직업은 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한편 엮은이인 사회학자 다니엘 리나르는 이렇게 말한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늘 대기하고 있고 언제든 부르면 오라고 요구하면서,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단순히 하자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사회 대신 교묘하게 요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회사에서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쌓는 데 실용적인 가이드>
  앙투안 다리마 지음 

 

 "시니컬할수록 성공하고 존경을 받는다." 스위스 출신의 젊은 임원이 '앙투안 다리마'라는 가명으로 출간한 신랄한 에세이 <회사에서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쌓는 데 실용적인 가이드>에서 쓴 글이다.
 프랑스 회사에 다니며 겪은 일을 바탕으로 쓴 이 에세이는 경영자의 이미지를 새로운 영웅으로 살려준다.
 다른 사람들의 머리 위에 오를 때는 일하는 것이 행복해진다. 능력이 꼭 필수는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해 놓은 일을 교묘히 이용해 이익을 보는 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강한 사람이 이기는 사회생활에서는 특히 자기 자신을 마케팅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법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은 보이는 모습이 중요하다. 부하 직원들과 거리를 두면 둘수록 부하 직원들은 두려워한다. 여기에는 '해고되면 어쩌지'란 두려움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임원은 직원들을 쉽게 조종할 수 있다.
 또한 저자는 늑대 같은 젊은 임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말을 모호하게 하고 절대 그 어느 것도 약속하지 마라.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뉘앙스를 풍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