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없는 혁명
이탈리아 노동자주의인 '오페라이즈모'의 핵심 인물 마리오 트론티는 1960년대의 이 운동을 기억나게 한다.(1) 노동자주의는 노동자를 중심에 놓는 운동이다. 노동자주의는 이론과 실천적 투쟁을 모두 활용한다. 트론티의 저서는 이론과 투쟁을 아우르려는 노력이 담겨 있기에 흥미롭다.
트론티는 적극적으로 투쟁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자문과 자아비판을 한다. 그는 노동자주의가 조직력이 부족한 운동이고, 그 결과 1970년대에 일부 과격파에 의해 폭력적으로 왜곡됐다는 점을 인정한다. 특히 산업이 중심을 잃었고, 진정한 투쟁을 하는 노동자들의 조직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트론티의 책은 노동자주의의 쇠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오랫동안 공산당 멤버였던 트론티는 1990년 야당의 상원의원이 되어 현재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오쩌둥주의자이자 노동인류학 전문가인 실뱅 라자뤼스(2)도 1980년대에 투쟁과 노동자라는 의미가 퇴색되는 사회의 변화를 경험했다. 투쟁적 제스처를 시대 변화에 맞춰가려고 한 라자뤼스는, 정치는 불연속적 시퀀스이며 계급과 정당이라는 추상적 개념 대신 사람이 중심 개념이 되면서 마르크스주의 역시 레닌주의와 마찬가지로 쇠퇴한다고 주장한다. 라자뤼스의 저서는 노동자 집단의 해체 이후 새로운 정치적 주제를 찾으려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국>으로 막을 열고 현재 <커먼웰스>(3)로 막을 내린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3부작도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근대의 지식과 정치라는 도구로는 더 이상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으며, 국가·계급·민족·정부 같은 기존의 분류가 점차 모호해지고 새로운 힘을 갖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 비물질 노동, 네트워크 증가는 다양함을 경험하고 공통적인 것을 창조하면서 제국을 추월하게 만든다. 다만, 새로운 근대 시대를 위한 방향을 정할 때 다소 추상적인 면이 있다. 이전 저서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들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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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앙토니 뷔를로 Antony Burlaud
번역 / 이주영 ombre2@ilemonde.com
(1) Mario Troni, ‘Nous, operaistes‘(우리, 노동주의자들), Editions d’en bas-Editions de l’éclat, 로잔-파리, 2013.
(2) Sylvain Lazarus, ‘L’intelligence de la politique’(정치의 지성), Al Dante, 마르세유, 2013.
(3) Michael Hardt, Antonio Negri, ‘Commonwealth’(커먼웰스), Stock, 파리,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