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방식은 무엇보다 사람의 문제다.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소장 마리크리스틴 케슬레는 외무성에 근무하는 인력과 프랑스 제3공화국에서 현재 정부까지의 외교 업무 조직을 상세히 연구한다.(1) 케슬레는 과거에 대사들이 귀족 출신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인도 될 수 있는 직책이 되었다면서 1880년의 시험제도, 1929년부터 시작된 인턴제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국립행정학교(ENA)가 이에 기여했다고 설명한다. 책에서 케슬레는 약 200명의 대사들이 어떻게 대외에서 프랑스를 대표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설명한다. 아울러 대사를 보좌하는 다양한 외교 인력, 안전, 환경, 인도적 지원 같은 전문가들이 있는 부서 등도 조명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변화를 겪으며 대사는 아무리 준비가 안 된 부문에서도 중재 역할을 맡아야 하는 위치가 된다. 대사들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서열화가 심하지 않은 신분이다. 하지만 자신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프랑스에서 영향력이 더 큰 프랑스 기업 대표, 지방정부 대표, 대학교수, 전문가들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이같은 위치의 외교관 역할에 대해 정확한 에피소드나 개인 이력을 통해 체계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대사를 지낸 캉봉 형제가 좋은 예다. 한 명은 런던에 영국대사로 파견됐고, 또 한 명은 베를린에 독일대사로 파견됐다. 하지만 형 폴(1843∼1924)은 영불협상을 마무리지었는 데 비해 동생 쥘(1845∼1935)은 프랑스 정치인 조제프 카요의 평화 회복 시도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했다. 모리스 쿠브 드 뮈르빌은 샤를 드골에게 독불 연합이 가능할 것이라는 직감을 갖도록 보좌했으나, 모스코바에 파견된 프랑스 대사 중에서는 소련에 대한 프랑스의 정책을 따로 펼치지는 못했다.
프랑스와 아프리카 사이의 외교를 다룬 책도 출간될 계획이다. 도미니크 드셰르프가 집필한 <컬러들: 어느 아프리카 주재 프랑스 대사의 회고록>(2)은 40여 년간 아프리카 9개국에 파견돼 근무한 어느 프랑스 대사의 이야기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정치 문제를 다룬다.
저널리스트 프랑크 르노가 쓴 <외교관들: 프랑스 대사관 건물 뒤에서>(3)는 프랑스 대사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사건을 다루며 흥미를 자극한다.
(1) Marie-Cristine Jessler, <대사들>(Les Ambassadeurs), Presses de sciences Po, 파리, 2012. (2) Dominique Dechert, <컬러들: 어느 아프리카 주재 프랑스 대사의 회고록>(Couleurs. Mémoires d‘un ambassadeur de France en Afrique), Pascal Galode, 생 말로, 2012. (3) Franck Renaud, <외교관들: 프랑스 대사관 건물 뒤에서>(Les Diplomates: Derrière la façade des ambassades de France), Nouveau Monde, 파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