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식민 지배자들

2013-07-09     크리스토프 바르니

2012년, 알제리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역사와 기억이 다시 한 번 교차된다. 알제리전에 대한 기억이 역사적 사실과 다른 경우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알제리 역사에 관해 진실하고 꼼꼼한 연구가 담겨 있는 책들이 출간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1961년 발표된 앙드레 누시의 논문을 재편집해 발행한 도서(1)는 아랍 농부 펠라의 인생을 최초로 깊이 다루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알제리 동북 쪽에 위치한 상공업 도시 콩스탕틴 출신인 저자는 알제리 식민지배에 반대한 몇 안 되는 유럽인 가운데 한 명으로 이 때문에 극우파들에게 배척받고 위협을 받았다. 질베르 메니에는 서문에서 저자 누시의 약력을 간단하게 설명한다.

누시는 알제리의 정치 활동에 참여했고, 알제리에 관한 오랜 자료 속에 파묻히며 시간을 보냈다. 1954년 11월 알제리전의 시작을 알리는 ‘붉은 만성절’ 전까지 누시는 알제리에 관한 오랜 자료를 보며 이런저런 의문을 던지며 시간을 보냈다. 알제리전이 발발하자 누시는 전쟁 중인 알제리를 조사했고, 1959년 논문을 발표했다. 알제리전은 계속되었다. 알제리에서 프랑스인들이 철수하자 누시는 알제리 국민 대다수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셸 르발루아의 방대한 도서는 식민지배를 당한 알제리의 정치 역사를 비중 있게 다룬 책이다. 저자는 증조할아버지인 이스마일 위르뱅의 전기를 다룬 제1권(2)을 발표하고 10년 이상이 지나 제2권(3)을 발표했다. 하지만 저자가 단순히 가족관계 때문에 이 시리즈를 쓴 것은 아니다. 꼼꼼한 자료 조사(고문서, 당시 잡지와 신문 기사, 다양한 증언)가 돋보이는 르발루아의 저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인간적인 위르뱅의 투쟁, 스스로 주인이라 생각하는 프랑스 식민지배자들과 침략당했다고 생각하는 알제리 주민들 사이의 증오심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위르뱅은 나폴레옹 3세가 ‘아랍 왕국’에 대해 취한 정책에 영감을 준 인물이었다. 나폴레옹 3세는 프랑스의 132년 식민지배 역사상 보기 드문 명민한 권력자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저자 르발루아는 의문을 제기한다. 새로운 형태의 알제리 식민지배가 가능한 것일까? 대답은 혼란스럽다. 역사를 보면 국민전선이 1936년 실시한 블륌 비올레트의 프로젝트에서 알베르 카뮈의 정전협정에 이르기까지 알제리의 식민지배 정책은 실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민지배 시스템은 개혁이 가능한 것이었을까? 개혁 같은 것은 없었다.
끝으로 알제리인 법률가 타하르 크할푼과 프랑스인 역사학자 질베르 메니에가 쓴 저서(4) 역시 흥미로운 에세이다. 알제리인과 프랑스인이 알제리와 프랑스가 얽힌 역사를 공동으로 작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메니에는 알제리인과의 공동 역사서 작업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알제리 독립 50년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의미 있는 책이다.

글•크리스토프 바르니 Christophe Wargny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역서로 <못생긴 씨앗 하나>(2012) 등이 있다.

(1) André Nouschi, ‘지배를 당한 시점에서 1919년  까지 콩스탕틴 시골 주민의 삶의 수준에    관한 조사’(Enquête sur le niveau de vie    des populations rurales constantinoises de    la conquête jusqu’en) 1919, Bouchène, 생 드니,    2013.
(2) Michel Levallois, ‘이스마일 위르뱅. 아   랍 왕국 혹은 프랑스-무슬림 알제리? 1848~70’  (Ismÿl Urbain. Royaume arabe ou Algérie    francomusulmane? 1848~70), Riveneuve, 파리,   2012.
(3) Michel Levallois, ‘이스마일 위르뱅    (1812~1884): 새로운 형태의 알제리 정복’   (Ismÿl Urbain(1812~84): une autre conquête de   l'Algérie), Maisonneuve & Larose, 파리, 2001.
(4) Tahar Khalfoune, Gilbert Meynier, ‘역사 속   에서 알제리에 대한 제고’(Repenser l'Algérie    dans l'histoire), L'Harmattan, 파리,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