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의 시한폭탄
마리아 엘레나는 진보 성향의 세습 귀족 집안에서 50년째 하녀 일을 하고 있다. 마리아는 갑자기 사라진 손자 내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리아는 알고 지내던 르 비킹과 연락해 손자 내외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르 비킹은 암 때문에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마리아의 부탁을 거절한다. 르 비킹과 마리아 눈으로 바라본 산살바도르는 경찰과 학생들이 벌이는 전쟁으로 혼란스럽다. 마리아는 그 무리 가운데 손자 조셀리도를 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녀의 손자는 게릴라 부대에 들어간 것이다.
남녀관계를 비롯해 모든 것이 혼란과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남녀관계는 원래부터 엎치락뒤치락하는 관계다. “남자들 모두 모든 여자와 데이트를 하고 싶어 합니다, 마리아 엘레나”. 르 비킹이 마리아에게 한 말이다. 르 비킹이 경계심을 내려놓는 얼마 안 되는 순간에 한 말이다. 딸과 함께 경찰서 구내식당을 하고 있는 리타는 엉큼한 경관에게서 딸을 지키려 노력했다. 마리아의 딸 벨카는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벨카는 마리아가 주인에게 성폭행당해 태어났으나 벨카는 이 사실을 모른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시각은 비슷하다. 바로 불안감이다. 이번 소설은 프랑스에서 출간된 소설 가운데 여덟 번째 작품이다. 독자들은 이 소설에서 멕시코 역사의 불안정한 부분을 볼 수 있다. 로베르토 볼라노는 호라시오의 다른 소설에 대해 “바보들의 호르몬 안정을 위협할 정도로 정신적인 자각을 주는 작품”이라고 했다. “호라시오는 독자들이 공공광장으로 자랑스럽게 데려가고 싶어 할 작가”라는 평가도 내렸다. “작가에게 이보다 더 큰 영광은 없을 것”이라며 로베르토가 덧붙였다.
글•베르나르 다게르 Bernard Daguerre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