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끝난 뒤에
<개의 별자리>는 근대 모험소설, 자연소설, 추리소설, 이렇게 세 장르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콜로라도가 배경으로 강력한 인플루엔자 전염병이 휩쓸고 지나간 지 9년, 남은 사람들은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내가 살해당하기 전에 먼저 죽여야 한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두 남자는 서로 다른 성향이지만 힘을 합한다. 서로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길을 가기 위해서다.
“나는 이 땅에서 유일한 나의 친구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내 친구라고 상상한다.” 내레이터인 히그는 낚시하는 것과 중국 시 읽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으로 인간관계를 포기하지 않는다. 반글레이는 전직 카우보이로 과거의 유일한 끈이 되는 개 재스퍼를 데리고 산책한다. “반글레이의 믿음을 끝까지 따라가다보면 마음을 울리는 외로움을 얻게 된다. 세상과 당신. 차가운 별들. 우리가 걷는 동안 조용히 희미하게 사라지는 별들. 어느 한 곳의 가능성을 믿으면 다른 곳을 얻게 된다.”
어느 날 둘 중 한 사람이 돌아오지 않게 되고 남은 이에게는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새로운 공포, 새로운 탐험이 시작된다. 이 소설의 힘은 바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기술이다. 소설은 처음에는 추상적이고 서술적이다가 점차 감동적이고 섬세하고 낭만적이고 재미있어진다.
혼란스럽고 야만적인 세상이 사라지면서 조용한 자연과 아름다운 세상이 모습을 드러내며 동시에 멜랑콜리함이 느껴진다.
글·위베르 아르튀 Hubert Artus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역서로 <열두 살에 선생님이 된 바르티>(201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