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의 재발견

2013-09-23     알리 시바니

알제리를 돌아보는 일(1)은 저자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고가 아크람 벨카이드는 1990년대에 기자에 대한 위협이 커지자 조국 알제리를 떠나 2009년이 돼서야 알제리로 돌아왔다. 그 뒤를 이어서 100여 명의 사람들이 알제리로 돌아와 주간지 <라비>(La Vie)의 독자가 되었다. 이들은 독립되기 전 알제리에서 살던 사람들이다. 저자는 2012년 이들을 각자 어린 시절의 추억이 어린 장소에서 만난다.

“알제리를 되돌아보는 글을 쓴다는 것은 의미를 찾는 일, 나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1990년대 내전이 남긴 부담스럽고 위험한 유산을 보면서,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 집권 후에 나온 결과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것이다. 저자는 분노감과 고통을 느끼며, 알제리를 부패와 실업, 오염이 만연하고 젊은이들이 마약에 의존하며 혹독한 현실을 잊으려 하는 ‘국내 망명자의 열도’라고 표현한다.

“알제리는 겉보기에는 현대적으로 발전했지만 생각보다는 인습과 전통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처럼 알제리는 모순이 뒤섞여 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알제리는 거친 모습과 부드러운 모습이 한데 섞여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매우 정이 많고 초대도 많이 하는 따뜻한 곳이다. 철학자 알랭 M. 역시 알제리의 따뜻한 환대에 감동받은 적이 있다.

“우리 알제리의 역사를 쓰는 일은 다른 사람들의 손에 맡긴다. 다른 사람들이 알제리를 우리와 매우 다른 시각, 나아가 우리와 반대되는 시각으로 바라본다 해도 놀라서는 안 된다.” 자히르 이헤다덴 역시 알제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고 <마그레브 탈식민지 역사>(2)를 발표해 ‘애국주의’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우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식민지배자 역사가 부분적으로만 소개된 사건들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해야 한다.” 84세 이헤다덴은 알제리 민중당(PPA)에 몸담으며 식민지에 맞섰고, 여러 부처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그는 식민지 시대에 유럽인들이 출판한 저작물에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북아프리카(마그레브)의 역사를 원시시대부터 16세기까지 다루고, 이어서 1962년까지의 알제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에세이를 집필한다.

1962년은 알제리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독립을 안겨준 해다. 2년 전인 1960년에는 스위스에서 알제리 전쟁 때 프랑스 정부가 사용한 탄압 방법을 보고한 <중재>(3)가 발간되었다. 식민지배에 반대한 프랑스인과 알제리인이 주축이 되어 작성한 이 보고서는 프랑스 군이 사용한 고문에 대한 증언을 담고 있다. 납치부터 민간인에게 사용한 세균무기까지 고문 방법은 다양했다.

이번에 개정판으로 발간된 <중재>는 용기 있게도 1960년 스위스 로잔에서 이 책을 발간한 닐스 안더슨이 서문을 맡았다. 서문에서 안더슨은 학생에서 알제리의 현실을 보고 이 문제에 참여하는 편집자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들려준다. 안더슨에게 <중재>는 알제리 전쟁 동안 출판물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바로 사실을 보도하고 의식을 일깨우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글·알리 시바니 Ali Chibani

(1) Alkram Belkaïd, <다시 찾은 알제리>(Retour en Algérie), Camets Nord, Paris, 2013.
(2) Zahir Ihaddaden, <마그레브 탈식민지 역사>(L'Histoire décolonisée du Magreb>, Dahlab, Alger, 2013.
(3) Hafid Keramane, <중재>(Pacification), Les Petits Matins, Paris,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