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단신
전직 프랑스 외교관 출신이자 현재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파스칼 다예즈 뷔르종과 한국인 기자 김종노가 한반도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두 저자는 한반도의 분단이 왜 일어났는지 설명한다. 이 책은 북한과 한국에 관한 편견을 깨는 책이다. 북한이 조만간 큰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데 의문을 제기하고 북한이 걸어온 길을 분석한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는 ‘경제 기적’을 강조하지만 경제발전 이면에 숨은 점을 설명하고 한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에 대해 들려준다. 또한 두 저자는 한국 드라마를 보며 생각보다 복잡한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서로 도움을 준다. 또 한국 영화의 두 가지 다른 면을 상세히 설명한다. 한국 영화는 크게 두 종류인데, 유럽에선 호평받지만 정작 본국인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주의 영화와 한국 관객과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사랑받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다. 한반도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 표지는 황량한 풍경을 배경으로 무덤 하나가 있는 사진이지만 표지 분위기와 달리 이 책은 서문에 나온 것처럼 ‘평화로운 분위기’의 책이다. 일본 동북부에 위치한 주민 4만 명의 작은 도시 카마이시 주민이 2011년 3월 11일 해일 이후 서로 협력하는 훈훈한 내용을 그린 책이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일본 동북부 대지진의 의미와 경험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카마이시의 임시 영안실을 조사했다. 저자는 밀려 들어오는 시신을 처리하는 일을 하겠다고 서로 자원하는 사람들을 조명한다. 책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치바는 은퇴한 장의사로 역시 자원봉사자로 지원해 시신들의 얼굴을 평화롭게 만들어주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한다. 코이즈미는 의사로 매일 수십 구의 시신을 자세히 보며 신원을 파악하는 일을 한다. 시신 가운데는 그의 친구와 동료도 있었다. 절망적인 자연 재해 앞에서도 사람들이 파괴된 고향 도시를 복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독일이 경제를 안정시킨 것은 20년 전부터 지도자들이 해온 정책 덕분이 아니라 전후 도입한 자본주의 모델로 기업이 발전하고, 생산수단이 분산되고, 전문 교육시스템이 생긴 덕분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현재 프랑스 경제 월간지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편집장으로 있다. 그가 1990년대 대량 민영화에 대해 열심히 지지하는 데 대해선 생각해볼 일이지만 교육적 재능이 탁월해 정보 전달력이 뛰어나다. 책은 얇지만 프랑스와 독일을 비교하는 예시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추진한 개혁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조차 슈뢰더 총리만큼 우파적 개혁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은 유럽 최고의 나라일까. 여성 노동, 공공 투자, 인구 불균형 부문에서는 열등생이다.
죄수들은 탈모, 습진, 불안감, 자해 행위 때문에 상담을 받는다. 그러나 이 정도 예만으로는 죄수들의 건강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없다. 이 책은 감옥에서 심각한 만성적인 병이 많이 나타나고, 특히 중독 혹은 적절한 정신상담 부족으로 심각한 정신병을 키우는 죄수가 많다고 경고한다. 구치소 의사인 저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 죄수 상담 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실제로 저자는 치료 문제가 아니라 구치소 삶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자는 구치소 환자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거나, 폭력적 성향을 키워가거나, 자살 시도처럼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의료진은 간수 및 형무소 담당 부서와 긴밀하게 연락해 정보를 공유해야 하고, 의사가 의료기록을 작성하는 방식은 형법에 나와 있다. 하지만 이는 환자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는 의사의 직업윤리를 위협한다. 저자는 이 점에 대해 철학적 접근을 통해 공론화를 제안한다.
개인이 피부색이나 종교에 따라 특정 인종으로 분류되면 경제·사회적으로 불평등을 당할 수 있을까. 사회학자인 저자는 교육, 법, 보건, 주거 혹은 일자리에서 인종적 차별이 나타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별한 조사를 통해 암묵적으로 행해지던 인종 차별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여기에 아프리카 이민자 후손들이 이름이나 주거지 때문에 일자리를 구할 때 차별받고 특정 직업군에 몰려 있게 되는 상황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