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디플로> 구독이 저널리즘 가치를 지키는 것

독자들에게 드리는 호소

2013-10-12     세르주 알리미

 

신문 판매가 저조한 건 사실이다. 게다가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팔린다. 지난 5년 사이, 신문 판매량은 북미 13%, 서유럽 24.8%, 동유럽 27.4% 감소했다.(1) 온라인상에서 거둬들이는 광고수익이 감소하자 그와 연동된 기업 가치도 폭락했다.(2) 미국에서는 신문사들의 가치가 20년 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인플레이션은 감안하지 않은 결과다. 지나치게 많아진 상업지들을 적당히 솎아내어 언론의 이데올로기적 환경을 정리한다는 의미로 보면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식의 균형 잡기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주류 경향에 편승하고 광고주에게 고분고분한 언론들은 연일 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언론들은 고생을 면치 못한다.

<레제코>의 편집장으로서 신문사의 새 주인이 된 LVMH 사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이익을 위해 일했던 니콜라 베투는 <르피가로>로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열심히 니콜라 사르코지를 옹호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 5월 일간지를 창간했다. 가판대 판매량은 간신히 3천부를 넘겼지만,(3) 백만장자들의 기부금 덕분에 1200만~1500만 유로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만약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 부 당 4천 유로가 확보된다면 지금처럼 독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쓸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요컨대, 경영자들은 베투의 신문 <오피니옹>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투는 자랑스럽게 이 신문의 성격을 “자유주의적, 친비즈니스적, 유럽주의적”이라고 정의한다. 아르노의 <레제코>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한편, 세르주 다소의 <르피가로>는 “자유주의적, 보수적, 유럽주의적”(4)임을 표방한다. 그렇다고 경영계에 적대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프랑스에서 ‘자유주의적, 유럽주의적’ 이념이 푸대접 받고 있다는 주장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의 다국적 기업처럼 활동하는 언론인 크리스틴 오크랑은 주간 프로 <프랑스 퀼튀르>와 아침 뉴스 프로 <이텔레>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한때 프랑스 경제인 연합(Medef)을 이끌었던 로랑스 파리조는 경쟁관계인 <RTL>과 <유럽1> 양쪽에 고정출연하는 재능을 발휘 중이다. 만약 방송 중에 BNP 파리바, 나틱시스, 미슐랭 등이 도마에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 세 회사 모두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는 입장인데 정확하고 공정한 발언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언론에서 세금이 너무 많다고 불평하는 소리를 앞으로도 한참 더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나틱시스와 BNP 파리바가 룩셈부르크나 싱가포르에 대부분의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될 공산도 크다.

독자와 광고주가 등을 돌릴 때 언론 사주만 몸이 다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경우, 정부 지원금이 매년 수억 유로에 달한다. 회계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언론사 총매출의 7.5~11% 규모다.(5) 그 중에는 신문 발송비용 지원금도 포함된다. 신문이 광고지를 담는 봉투처럼 되어버린 이유다. 더 가볍고, 간소하고, 광고로부터 자유로운 신문들은 손해를 보는 구조다. 납세자들 역시 신문 배달 비용으로 3700만 유로를 부담한다. 물론 어떤 신문인지는 상관없다. 여기에 재정 상태가 가장 열악한 언론사를 위해 지원되는 9백만 유로가 추가된다.

언론사들에 대한 연민은 기막힌 역설로 되돌아온다. 가령, 세르주 다소의 <르피가로>는 2009~11년 국고로부터 1720만 유로의 지원금을 받았다. 국방비 증액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교육비 등 공공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열을 올리는 신문이다. <르피가로>만큼이나 ‘복지 의존증’을 비판하는 <렉스프레스>도 620만 유로의 지원금을 받았다. 국민을 응석받이로 만들지 말라고 외치는 <르푸앙>도 450만 유로를 받았다. <리베라시옹>과 <누벨옵세르바퇴르>는 현 정권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회당 소속 지자체장들은 이 신문사들이 개최하는 지역 포럼에 지원금을 제공하기도 한다.(6)

 

국가의 불합리한 언론지원제도

사회당은 이미 30년 전에 다음과 같이 선언한 바 있다. “언론 지원제도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돈이 많을수록 더 많은 지원을 받고, 돈이 적을수록 지원금을 적게 받는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간행물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한 후, 정치·시사 문제를 다루는 간행물과 오락을 위한 간행물을 다른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특히 배송료 지원과 관련하여, 광고 분량이 많은 간행물과 그렇지 않은 간행물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7)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입장에서는 참으로 환영할 만한 분석이다. 하지만 분석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2012년 1월, 오렐리 필리페티는 문화통신부 장관 취임을 앞두고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오늘날 분산된 언론 지원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 지원금의 1/3이 사실상 지원이 필요 없는 레저 잡지들에 제공된다. 우리는 지원 창구를 단일화하고 시민을 위한 언론에 지원이 집중되도록 할 것이다.” 필리페티는 아마도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잡지들이 언론의 자유 명목으로 2년 동안 2,500만 유로 이상의 지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어디서 들은 모양이다.(8) 필리페티 장관의 “…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 할 것이다”와 같은 표현이 단지 말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30년 후라면 너무 늦을 테니까 말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어떻게 될까? 아직은 위독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전체 판매량이 감소하긴 했지만(2013년 상반기 -2.6%) 다른 신문들의 사정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다. 특히, 다른 신문들의 가판대 판매량이 두 자릿수나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9)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인위적인 판매 촉진제의 힘을 빌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가령, 우리는 비즈니스 스쿨, 호텔, 택시, 고급 식료품점 등에 ‘일괄판매’ 형태의 무료에 가까운 가격으로 신문을 배포하지 않았다. 첨단 환경오염 제품을 정기구독 신청 기념 선물로 제공하지도 않았다. 내용의 유치함이 광고주들의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잡지들처럼 구독료를 파격적으로 할인해 주지도 않았다.

이런 유혹들을 모두 이겨낸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2012년 우리의 재정은 균형을 되찾았다. 하지만 올해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비용 증가가 예상되지만 또다시 신문 가격을 인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독자들의 구매력 감소로 특별호 등의 판매가 부진하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월간지 구독률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도전에 가깝다. 어쨌든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는 그럭저럭 해나가고 있다.

<르디플로>의 재정은
판매, 정기구독, 기부라는 세 기둥으로 유지

우리에게 공짜 뉴스란 존재하지 않는다.(10) 우리 사이트에 올라온 대부분의 기사들은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다. 일부 기사는 일정 기간(6개월)이 지난 후부터 제한된 기간(2년) 동안만 무료로 열람이 가능하다. 종이 신문과 온라인상에 실리는 이 기사들의 가격은 오직 우리 신문의 구매자와 정기구독자들, 매년 증가하고 있는 기부자들에만 의존한다. 이들 모두는 우리가 독립 언론으로 남기를 바라며, 흥미를 가질 만한 지인들에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마니에르 드 브와>의 구독을 권하고 있다. 요컨대, 우리의 재정은 판매, 정기구독, 기부라는 세 기둥으로 유지된다.

그 중에서 전체 광고 수익을 넘어선 기부금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생존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독자 2075분이 총 17만7500 유로를 기부해주셨다(11). 전년 대비 20% 증가한 기부금 덕분에 우리는 더 나은 신문을 만들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었다. 가령, 새로 선보인 디지털 판은 이미 독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작년 4월부터 우리는 기부 신청서를 보내주시거나 온라인상으로 요청하신 모든 정기구독자들에게 디지털 판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직접’ 정기구독을 신청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럼 중개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비싼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기부금을 내주시는 것만큼이나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인터넷과 ‘무료’ 신문에 대한 논쟁들 속에서 여러 모순들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기자, 작가, 사진가, 예술가들의 불안정한 삶의 조건을 비판하는 이들조차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구실로 온라인상에서 모든 것이 무료화되어야 한다고 자주 주장한다. 공짜 기사를 쓰는 기고가들이 더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게 가능할까? 오로지 사명감으로 기사를 쓰거나, 다른 직업 활동을 하면서 자원봉사로 일하는 특권을 누린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광고와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의 알고리즘과 광고에 의존하는 경제모델의 노예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독자의 기부금, <르 디플로> 생존에 큰 기여 

어렵지 않게 앞날을 예측해볼 수 있다. 뉴스는 디지털화하고 자동화할 것이다. 다시 말해, 뉴스 수집과 구성이 갈수록 로봇의 몫이 될 것이다. 이미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기사들을 선별하는 일만 하는 언론사도 등장했다. 독자의 선호도 역시 실시간으로 온라인상에서 파악이 가능하다.(12) 이미 오늘날 상당수의 기자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정보를 수집하고 기사를 작성한다. 예전에 온라인 서비스 콜센터가 해외로 이전된 것과 마찬가지로, 기자 업무도 그렇게 되지 말란 법도 없다. 그럴 경우 해외 특파원도 필요 없어질 것이다. 현지 언론이 온라인상에 제공한 무료 기사들을 나날이 성능이 개선되는 자동번역기로 변환한 다음 다듬어서 내보내면 될 테니까. 하지만 기사에 따라서는 상대적으로 자동화하고 탈지역화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바로 여기서 우리 신문의 장점이 발휘된다. 현장 취재와 분석이 필요한 기사, 특히 역사적 맥락과 국제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관점, 지적·정치적 입장, 로봇이 흉내낼 수 없는 전문성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기사라면 더욱 그렇다. 베조스의 시계는 이 순간 작동을 멈춘다.

요컨대, 종이 신문은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지만, 콘텐츠 수집과 분류, 온라인 배포에 만족하지 않는 언론의 미래마저 어두운 것은 아니다. 논평하고, 비교하고, 관점을 제시하고, 조사하고 분석하는 언론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도 살아남을 것이다. 무기력과 절망에 저항하며 재기를 노리는 시기에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긍정적인 경험들을 소개해야 하고, 그 맥락과 실현 조건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진보적 제언들을 내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제언들의 양립 가능성을 따져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세계와 사회, 사회 집단들의 균형과 역관계, 그들 사이의 연합의 가능성, 자본의 연합과 구별되는 국제연대의 가능성 등에 대해 정확히 어떤 분석을 제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이 분석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변화를 추동할 우선적인 대안들과 실현을 위한 전략을 탐색해야 한다. 결코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이다. 대부분의 신문들도 못 하는 일이다. 온라인 뉴스의 세 가지 고유한 특성을 살펴보면, 그와 대조적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독특함을 파악할 수 있다. 우선, 새로운 기기들의 출현으로 더욱 심각해진 콘텐츠 과잉 현상이 있다. 매일 수십억 개의 텍스트, 음향, 동영상들이 흘러넘치는 동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매달 28쪽 분량(한국판 40쪽)의 한정된 기사들을 제공한다. 우리는 수다를 떨기보다 핵심을 전달하고자 한다.

두 번째로, 뉴스 생산의 혼선 문제다. 매일 수억 명의 네티즌들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한다. 그러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기자, 학자, 단체 활동가들 등 몇 백 명 정도의 협력자들에게 의존한다. 다양한 재능을 동시에 겸비한 이들은 자신의 전문분야와 관련된 지식을 전달할 때 결코 간편한 지름길을 택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검색엔진 구글이 정보 위계화 수단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편집위원회의 선택에 따라 기사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모든 상황이 우리가 추구하는 저널리즘의 죽음을 재촉하는 듯 보인다. 가판대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싼 구독료를 제시하는 언론사들 때문에 신문판매점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배급망이 해체되고 있다. 공공지원금은 우리처럼 생각을 담는 신문보다 오락을 위한 잡지들의 발송비로 낭비되면서 라가르데르, 아르노, 볼로레와 같은 갑부들의 재산 증식을 돕고 있다. 아이튠즈와 같은 온라인 상점은 그것을 이용해 홍보와 판매에 나서는 간행물들보다는 그 주인인 애플의 이익에 복무하고 있다.

그럼에도 독자 여러분의 지원이 계속되는 한 50여개국에서 발행되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지적 모험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생존은 독자 여러분에게 달려있다. 우리가 달리 누구에게 기댈 수 있겠는가?

 


 

<르디플로> 한국어판 정기구독 시 <르몽드 세계사> 증정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의 생존과 독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가령 직접 구입하는 방법과 정기구독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 문의하시는 독자 분들이 많이 계신다.
<르디플로>와 같은 신문의 영향력은 상당 부분 공공장소에서의 노출에 의존한다. 독자분들 주위의 공공도서관이나 각종 기관에 <르디플로>를 적극 권유하시면 참 고마운 일이다.  따라서 원하신다면 낱권으로 구입을 하셔도 좋다. 지속적으로 사 보신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언론의 다원주의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낱권 구입보다 정기구독이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된다.

단, 우리에게 직접 정기구독을 신청하실 경우에만 그렇다(구독안내 참조). 판매 대행 업체의 정기구독 상품 목록에도 우리 신문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판매 방식은 우리에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한다. 카드결제나 계좌이체는 우리를 도와주는 방법 중 하나다. 갈수록 제작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 구독료 납입 편지 발송은 재정적, 환경적 부담이 상당하다. 
<르디플로> 한국판 편집부 드림

 


‘무료 뉴스’의 부메랑

피터 칸은 2007년까지 월 스트리트 저널의 편집인 모임을 이끌었다. 아래 기사는 2009년 발표한 그의 글 중에서 발췌한 것인데, 여기서 그는 무료화 도박을 감행하는 미국 출판산업을 조롱하고 있다. 그 이후, 상당 부분의 출판이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지불을 요구하면서 후퇴를 거듭하게 된다. 당신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유명한 기업의 주인이다. 고객들은 그 기업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들을 구입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어느 날, 당신은 새 경영자를 모셔왔다. 그는 더 좋은 성능의 신제품을 더 신속하게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새 제품은 외관상으로만 다를 뿐 원래 제품과 별 차이가 없음에도 기존 고객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이 성공에 대단한 비결이 숨어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제품과의 차별점이라곤 가격이 무료가 되었다는 것뿐이니까.
결과는? 고객은 더 많아졌지만 매출은 급감했다. 과거 돈을 주고 제품을 구입했던 고객들마저 무료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서 이윤은 갈수록 줄기만 한다. 당신은 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어딘가에 결함이 있는 건 아닐까 자문하기 시작한다. 신제품을 유료로 전환해야 할지 고민하는 당신을 전문가들은 너무 늦었다며 만류한다.
인터넷이라 불리는 새로운 매체에 매혹당한 언론 사주들이 실제로 벌인 일이다. 그들은 공들여 만든 제품(뉴스)을 젊은 인터넷 전문가들로 하여금 대화형 서비스에서 이전 기사 검색 기능까지 온갖 장치들로 치장하게 한 다음 모두 무료로 제공했다.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활자가 촘촘히 박힌 종이 신문을 살 의향이 있는 독자들도 대상에 포함됐다. 뭔가 잘못 생각한 것이다.

글·피터 칸Peter Kahn
‘Quality Reporting Doesn't Come Cheap’, <The Wall Street Journal>, 2009년 9월 26일.

 

글·세르주 알리미 Serge Halimi

번역•정기헌 guyheony@gmail.com
파리8대학 철학과 석사 수료.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주요 역서로 <리듬분석> 등이 있다.

(1) WAN-IFRA, ‘Tendances mondiales de la presse(세계 언론 경향)’, 2013년 6월 2일자 보고서. 같은 기간, 광고 수입은 북미 42.1%, 서유럽 23.3%, 동유럽 30.2% 감소했다.
http://www.wan-ifra.org/fr/press-releases/2013/06/02/tendances-mondiales-de-la-presse-l-avenir-des-medias-d-information-repose-
(2) 뉴욕타임즈 컴퍼니는 1993년 11억 달러에 매입한 <보스턴글로브>를 한 야구팀 구단주에게 7천만 달러에 매각했다. 2006년 5억1600만 달러를 호가하던 필라델피아의 한 언론사는 5500만 달러에 팔렸다. 1994년 가치가 1억8천만 달러에 달했던 <시카고 선-타임즈>는 2천만 달러 정도에 매각될 예정이다(1994년 이후 미국의 물가는 55% 상승했다).
(3) <CB News>, 2013년 9월.
(4) 편집장 알렉시스 브레제의 표현, <Le Figaro>, 2013년 3월 28일.
(5) ‘Les aides de l'Etat à la presse écrite(신문에 대한 국가 보조금)’, 프랑스 상원 재정위원회에 제출된 회계감사원 자료, 2013년 7월.
(6) 쥘리앙 브리고, ‘언론사의 돈벌이 이벤트, 과연 위기의 언론을 살릴까(Forums locaux pour renflouer la presse nationale)’,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3년 9월호.
(7) ‘La loi sur la transparence et le pluralisme de la presse(언론의 투명성과 다원성을 위한 법률)’, <Dossiers de la Lettre mensuelle de Matignon>, mensuel du Service de diffusion et d'information du Premier ministre, n°9, 1983년 12월.
(8) 상기한 회계감사원 자료를 참조했다. 비교를 위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연간 매출액은 1천만 유로 정도임을 밝혀둔다.
(9) <라크루아>만이 유일하게 판매량 증가를 보였다. 실제 판매 부수에서 급격히 인기가 하락 중인 <리베라시옹>을 앞섰다.
(10) ‘L'information gratuite n'existe pas(공짜 뉴스란 존재하지 않는다)’, 2010년 10월 13일, http://www.monde-diplomatique.fr/carnet/2010-10-07-information 참조.
(11) 작년 광고 수입 총액보다 많은 액수다.
(12) 이냐시오 라모네, ‘Automates de l'information(조립공장으로 간 뉴스, 디멘드 미디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2년 4월호. 에브게니 모로조프, ‘로봇이 내 퓰리처상을 앗아간다?(Un robot m'a volé mon Pulitzer)’, 2012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