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신

2013-10-16     편집부

<빛과 그림자> 엔디 케이브
1966년생인 저자는 1984~85년 대처 정부의 탄광 폐쇄 결정에 대항한 끝없는 투쟁, 정부의 미디어 파괴 공작에 대항, 무료 급식 추진 등의 활동에 참여한 상징적인 인물로, 또 다른 열정이 있었으니 바로 산이다. 열여섯 살에 요크셔 광산에 들어온 저자는 훗날 영국 최고의 등반가 중 한 명이 된다. 인도 창가방의 광활한 산맥에 매료된 저자는 혹독한 과정을 거쳐 등반을 하지만 결국 동료 한 명을 잃고 죽음의 고비를 넘기게 된다. 투쟁가로서의 삶, 산악인으로서의 삶의 여정이 펼쳐진다. 허공에서 줄을 의지하는 산악인으로서의 삶이나, 깊고 어두운 광산 속에 들어가는 광부로서의 삶이나, 저자로서는 이 모두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광부 동료들로부터 배운 유머와 자신감이 살아가는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이슬람, 미국의 종교?>  나디아 마르주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내 무슬림 신자들은 별 어려움 없이 살아왔다. 미국 인구의 0.6%를 차지하는 소수자인데다가 상대적으로 미국 문화에 잘 적응해 사는 부유한 젊은이들이 주로 신자인 덕분에 이민, 사회적 소외 같은 논란을 일으키지도 않았고 미국 사회를 위협할 정도로 눈에 띄는 존재들도 아니었다. 2001년까지는 그랬다. 아니, 2008년 전까지는 그랬다. 저자는 2008년을 전환점을 마련한 해라고 보고 있다. 2008년 이후로 이슬람은 미디어,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논란을 일으키며 내부 정치 문제가 된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논란들을 묘사하고 차례로 분석해 이슬람에 새로운 낙인이 찍히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는 미국 내 이슬람이 비판 받는 상황을 보며 자유 국가 및 종교적인 중립을 표방하는 미국의 정체성에 금이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어마어마한 도시 인구> 톰 밀러
지난 30년간 도시 및 근교에 살게 된 중국인은 5억 명에 이른다. 현재 도시 인구는 중국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1960년에 도시 인구가 전체 인구의 겨우 20%에 지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도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2030년 경에는 중국인 10억 명이 220곳의 도시에 분포해 머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인 2억 명은 후커우(호적)을 발급받지 못해 도시 출신의 주민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중국 내에서 여기저기 철새처럼 떠돌아 다니고 있다. 이들의 생활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일정한 거처도 없고 최소한의 사회 보장 서비스도 받지 못하는 하층민으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다른 주민들과 동등한 위치에 오를 것인가? 중국에서 후커우는 대만, 일본에서처럼 단순한 호적 서류가 될 것인가? 저자는 중국 역사상 시골 주민들이 도시로 대거 이주하는 상황에서 후커우가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라고 지적한다.  
 

<불안한 상황에 놓인 거지 동기가 없는 게 아니다!> 미셸 바칼룰리
과연 젊은이들이 기성 세대에 비해 개인주의자들일까? 젊은이들은 세상을 개혁하는 것보다 개인적인 성공을 더 중시하는 것일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젊은이들이 무기력해 보이는 것은 불안한 상황이 일상적으로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불안정한 고용 상황에 처해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무한한 성과주의 경쟁에 지쳤고 기성 세대와는 다른 노동 방식을 택하려고 한다. 단순한 세대 차이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다. 젊은이들은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노동조합이 효과적이라는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노동조합을 대하는 시각이 달라진 것이다. 젊은이들은 일상적으로 연대감을 느끼고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며 새로운 노동 조건이 마련되고 직업적으로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부패의 정신>  에릭 알, 이렌 뤽

파문을 일으킨 정치금융 스캔들 사건. 정치 활동에 대한 감시와 투명성이 높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이권 다툼은 계속되고 있고 일부 계층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죗값을 치르지 않는다. 두 저자는 이 같은 부패 매커니즘을 풀어간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도 부패가 심각하다. 해외 참고자료를 충분히 갖춘 이 책은 ‘반부패 국가 연대’, ‘국제투명성기구’ 같은 국내외 기관들의 노력을 소개하며 마무리된다. 부패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시민 활동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