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 주, 중국보다 13배나 많은 재소자

2013-11-08     맥심로빈

미국에서는 재소자의 수가 3년 연속해서 줄어들었다. 2012년만 해도 3만 명가량이 감소했을 정도다.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미국은 교도소를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민주당과 공화당이 주 정부 차원에서 재소자 숫자를 줄인다는 안에 드물게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그리하여 캘리포니아 주(2012년에 이 주에서만 절반이 줄어들었다)나 텍사스 주에서는 형량을 줄이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반대로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여전히 부도수표만 발행해도 10년 징역형을 받을 수가 있으며, 절도죄 재범자에 대한 최저형량은 지금도 감형 없이 24년이다. 수감율은 20년 만에 배로 늘어나 지구상의 다른 어느 곳보다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지금 현재 4만 4천 명을 조금 넘는 사람들(90명당 한 명)이 교도소에 갇혀 있는데, 이 비율은 전국 평균의 두 배이며 중국보다 열세 배나 더 높다.   

자신의 감옥에 갇힌 루이지애나 주

한층 더 불안한 것은, 루이지애나 주의 경제적 존속이 이 높은 수감율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루이지애나 주는 1990년대 초에 일종의 파우스트적 거래라 불릴 만한 협정을 맺었다. 재소자들의 숫자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루이지애나 주는 형량을 줄이든지, 아니면 교도소를 더 많이 짓든지 해야만 했다. 두 번째 해결책이 선택되었다. 연방 정부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서 교도소 건설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루이지애나 주의 보안관들은 자기가 담당하는 카운티에 교도소(Parish jail)를 지어 관리하라는 제안을 받게 되었다. 루이지애나 주는 농촌 주(州)로서는 부담이 매우 큰 이 투자에 대해 하루 최고 24.39달러에 달하는 수감자의 수감 비용을 카운티 보안관들에게 상환해주고 있다. 비교를 해보자면,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의 경우에는 수감자 1인의 1일 수감 비용이 55달러에 달한다. 장기형을 받은 수감자들만 수감되는 주립 교도소는 열두 개에 불과한 반면 카운티 교도소는 무려 160개가 외진 도시 여기저기에 분산되어 있다. 

비즈니스로 전락한 외진 지역의 교도소

면화산업의 위기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농민들은 교도소들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범죄학자인 버크 포스터 루이지안 드 라파에트 대학 초빙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경제 불황을 겪고 있는 외진 지역에서 교도소는 하나의 비즈니스가 되었습니다.” 많은 주민들에게 전망이 가장 좋은 일자리는 교도소 간수다. 시간당 8달러로 보수는 적지만 퇴직연금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교도소의 침대 점유율은 자금이 최대한 회수될 수 있도록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교도소는 수익을 내지 못해 간수들을 해고하는 것은 물론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전직 <타임스 피카윤> 신문 기자인 신디 창은 이렇게 말한다. “그건 호텔을 짓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보안관은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침대가 늘 점유되도록 해야만 하는 거죠.” 그래서 카운티 교도소의 간수장들은 뉴올리언스나 베턴루지 같은 대도시의 재소자가 넘치는 교도소에서 재소자를 몇 명 데려오기 위해 매일 아침 다른 교도소에 차례로 전화를 건다. 재소자 양도는 무엇보다도 입소문과 간수장들 간의 연줄을 통해 이루어진다. 몇몇 농촌 교도소의 경우 체계가 이미 확실하게 잡혀 있어서 전화통화만으로는 재소자를 데려올 수가 없다. 루이지애나 주 북쪽 인구 2만 명의 도시 리치랜드에 교도소를 소유하고 있는 찰스 맥도날드 보안관은 “불쌍한 사람들을 등쳐서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어차피 감방생활을 해야 한다면 이왕이면 우리 교도소에서 했으면 하는 거죠.”라고 말한다.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 재소자들

루이지애나 주는 지난 25년 동안 교도소를 단 한 곳도 짓지 않았으며, 저가(低價)의 농촌 교도소에는 지금 현재 루이지애나 주 법정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수감되어 있다. 이곳에서 수감자 한 사람당 지출되는 비용은 최저로 축소되는데, 수감자들의 비참한 생활조건이 이 점을 증명해준다. 포스터는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확인해준다. “유지 비용과 간수들의 월급, 보좌관의 이익을 제하고 나면 재소자들을 위한 몫은 거의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침대가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80개까지 놓여 있는 거대한 공동침실에서 잠을 자고 있는 형편이지요. 식사에 책정된 예산은 극히 적고, 치료비를 부담한다는 건 아예 생각지도 못할 일입니다.”

이 교도소들은 이론적으로는 재소자들의 형량을 1년 이내로 줄이는 것이 목표지만, 실제로 평균 수감 기간은 8년 6개월에 달한다. 재소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조차 없이 11년 이상(1) 갇혀 있는 형편이다. 왜냐하면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역설적으로 재활정책이 사실상 장기형이나 무기형을 받은 재소자에게만 적용된다. 낡은 주립 교도소에서는 재소자들이 심리적, 의학적 도움을 받고, 여가활동을 할 수 있으며, 재활을 위한 직업교육의 혜택을 받는다. 예를 들어 아보엘 교도소는 해마다 일반인들도 볼 수 있는 로데오 경기를 열고,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감형 없는 무기형을 선고받은 앙골라 교도소에서는 자동차 정비교육이나 난방설비 설치 교육이 실시된다. 그런데 보안관들의 교도소에는 이런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루이지애나 비정부 조직인 ‘사법정의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다나 캐플란은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거의 대부분 재활교육이 절대 교도소에서 나오지 못할 사람들에게만 실시되고 있다.”고 개탄한다.

보안관들은 교도소에서 벌어들인 돈을 자동차와 무기, 컴퓨터, 방탄복 등 자신의 경찰조직에  필요한 물품들을 새로 사는 데 쓴다. 그들이 정확히 얼마의 이윤을 남기는지를 알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식사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이 한 사람당 하루에 1.5달러가 채 안 되고, 여가활동과 재활교육에 드는 예산도 얼마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루 비용이 주 정부에서 지불하는 24.39달러에 못 미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재소자가 석방되는 날 그에게 제공되는 버스 티켓과 10달러를 합치더라도 그렇다.


글·맥심 로빈 Maxime Robin

번역·이재형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박사과정 수료. 전문번역가.

(1) Louisiana Departement of Correction, Baton Rouge, 2013년 1월.


'지성의 창',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monde Diplomat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