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의 나라에 가다
서문에서부터 책 내용이 간단히 요약되어 있다. 서문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경제개혁법안을 다루지만 그에 따른 결과(불안정과 빈곤의 증가 등) 소개에는 신중하다. 독일이 협력 국가들에게 취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는다. 맹은 독일이 유럽연합에 끼치려는 영향이 그리 부정적이지 않은데도 그리스가 지레 경계하며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오딜 베냐이아 쿠이데는 독일에 대해 솔직히 다룬다. 현재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대기자인 베냐이아 쿠이데는 <독일은 희생을 치를 것이다>(2)를 집필하기도 했고 독일에서 5년간 특파원으로 있었다. 베냐이아 쿠이데도 반독일 정서에는 반대하지만 그래도 독일이 안고 있는 어두운 면을 기술한다. ‘프랑스보다는 독일이 빈고한 사람과 소외된 사람들이 더 많다.’ 베냐이아 쿠이데는 IAQ(노동과 숙련 연구소)의 통계를 인용하며 쓴 글이다. 독일인 580만 명, 즉, 대략 독일인 5명 중 1명은 1시간에 8.5유로 미만의 돈을 받으며 일하고 있고 독일인 150만 명은 1시간에 5유로 미만의 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새로운 최저 임금에 대한 협상(1시간에 8.5유로)은 작은 변화를 상징한다.
독일의 또 다른 약점으로는 인구가 있다. 독일의 여성 1인당 아이 수는 1.3명(프랑스는 2.01명)으로 독일 인구는 현재 인구가 8천100만 명이지만 2050년에는 6천850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베냐이아 쿠이데는 이런 글을 덧붙인다. ‘독일의 출산율이 이렇게 낮다보니 더 유럽을 지배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베냐이아 쿠이데는 독일의 극우 세력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다. 2000년과 2006년 사이에 독일의 비밀 신 나치 조직에 의해 터키인 소상인 아홉 명과 젊은 여자 경찰이 살해되었다. ‘독일은 놀랍게도 히틀러의 망령이 여전히 배회하고 있고 히틀러의 사상이 전후 신세대에게까지 퍼져 있는 것에 당황하고 있다.’
20년 넘게 독일 전문가로 활동 중인 브뤼노 오당은 저서 <독일 모델의 속임수. 위험한 유럽>(3)에서 독일에 비판적인 의견을 보인다. 오당은 독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독일은 위기에 처해 있다. 경기 침체는 2013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2000년대 초반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실시한 반복지 개혁은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가 이어가고 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며 내수도 침체되고 있다. 독일이 유럽 연합 회원국들에게 제시하는 재정긴축은 수출 기업들의 활로를 막고 있다. 여성들이 사회와 직장에서 받는 차별도 여전하다. 저출산 위기도 심해지고 있고 에너지 요금이 폭등하고 있다. 지금까지 집값과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있다.’
오당은 여러 가지 객관적인 예시와 수치를 근거로 독일의 문제점을 열거하고 있다. ‘유럽은 위험하다. 사회를 고통으로 몰아넣는 정책과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정치 지도자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포퓰리즘, 극우, 잘못된 국수주의와 지역주의가 유럽 대륙에서 힘을 얻어가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 오당이 내린 결론이다.
글·도미니크 비달 Dominique Vidal
(1) Alain Minc, <독일 만세!>(Vive Allemagne!), Grasset, 파리, 2013
(2) Odile Benyahia-Kouider<독일은 희생을 치를 것이다>(Allemagne paiera), Fayard, 파리, 2013
(3) Bruno Odent, <독일 모델의 속임수. 위험한 유럽>(Modèle allemand, imposture), Le Temps des cerises, 파리,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