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과 시민 사이의 인위적인 근접성

2014-01-14     미쉘 케벨

1970년 이래로, 국가권력이 지방 단체로 분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역대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논거의 일부를 시민과 지방의원 간의 가상적인 근접성에 두었다. 그러나 이 지방의원들이 국회의원보다 시민과 실질적으로 더 가까운가? 그들이 가령 시민들의 걱정거리를 더 잘 이해하는가?

그러려면 지방의원은 시민들을 정기적으로 만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시골 환경에서는 그 가능성이 코뮌의 규모가 커질 때 현저히 낮아진다. 이러한 문제점을 의식하고 있는 여러 시장들은 ‘참여 민주주의’를 펼쳐서 시민과의 접촉을 제도화했다. 그러나 여러 연구보고에서 현행 조치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그 조치들이 단순한 정치적 홍보 활동에 불과하지 않을 경우는, 어느 정도의 소득수준을 이미 향유하는 주민들, 특히 중산층 이상의 주민들이 관여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1) 이처럼 접촉이 부족한 것은 시민들과 사회적 근접성에 의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의 동료 국회의원처럼, 지방의원들도 엘리트 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내무부에 의해 작성된 ‘전국 의원 목록’에 의하면, 인구 2500명 이상의 2474개 코뮌의 시장 중 60% 이상이 직장 간부급이거나 고급 전문직업 종사자들인 반면에 노동자인 시장은 단 0.8%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사회직능별로 이들 두 분야는 경제활동 인구의 각각 15.6%와 23.6%를 차지한다. 이것은 도시의 지자체장 중에서 고위 간부가 노동자보다 117배 이상의 대의성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980년대 초의 지방분권화 법 발효 이후,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프랑스 전체 코뮌 중에서 직장 고위간부 출신 시장의 비율은 15.1%에서 17.4%로 증가한 반면, 노동자 출신 시장은 2.2%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인구가 10만 명 이상인 대도시에서는, 고위간부급 시장의 비율은 경제활동 중인 시장들(왜냐하면 은퇴자가 시장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의 93%에까지 이른다. 이 숫자는 국회의원의 경우보다도 높은 숫자이다.

일반 직장인 출신 시장은 전보다 그 수가 더 늘었다. 그들은 전체의 10.2%를 차지한다. 경제활동 중인 시장들만 고려하면 16.6%에 다다른다. 몇몇 시장직에 여성이 뽑힌 것은 대부분 남녀 평등대우법의 결과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도 여성 진출은 ‘특별 대우’에 더 가깝다. 그것은 대부분, 권력이 덜 중요하고 권력매력이 덜한 작은 규모의 코뮌에만 관련되기 때문이다. 시장들 중 여성 시장의 비율은 인구 50명의 코뮌의 경우 20%에 달하지만, 인구 2000명 이상 코뮌의 경우 평균 10% 대를 겨우 넘는 실정이다.

나이도 지방정치의 선출직 진출에 장애가 된다. 현 시장들의 2008년 임기 초기에 평균 나이가 57세였다. 그들 중 3.7%만이 40세 미만이었다. 현 국회의원들마저도 40세 미만이 7.4%로 지방의원들보다 더 젊다.
‘통치는 시장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고, 시의회 진출은 한결 쉽다’고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단지 부분적으로만 사실이다. 왜냐하면, 투표 규칙이 야당을 부차적인 역할, 심지어는 아무런 역할도 못 하게 묶어 놓고, 시장, 부시장(극히 드물게 다른 인사) 그리고 몇몇의 고위 공무원 등 소수의 손에 권력이 집중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2) 그것은 특히 고정명부제 투표방식인 경우에 그렇다. 장차 이 방식은 인구 3500명 이상 코뮌에 해당되던 것이 인구 1000명 이상의 코뮌에 적용되어 프랑스 인구 84% 이상이 해당될 것이다.

두 개의 주된 이유가 사회적 선발 강화를 설명해준다. 첫째로, 지방분권화는 업무를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에, 직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이 중요시되었다. 지방분권화는 시장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시장 후보자의 수를 증가시키기도 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경제위기에 의해 일반화된 지역 간 경쟁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어, 미디어나 경제 부문의 경쟁에서 필요한 정치적 역량이 없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탈락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설사 지방권력일지라도 집권자의 사회적 위치가 정책 자체에 끼치는 영향을, 또 집권자 자신과 다른 사회계층을 대표할 때의 영향을 결코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미셸 케벨 Michel Kobel

번역•최서연 qqndebien@ilemonde.com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 역서로 <르몽드세계사2>(공역)(2010) 등이 있다.

(1) 미셸 케벨, ‘Le Pouvoir local ou la démocratie improbable (지방권력, 불가능한 민주주의)’ Editions du Croquant, Bellecombe-en-Bauges, 2006년.
(2) <hiérarchies du pouvoir local (지방권력의 서열)>, Savoir/Agir,  Bellecombe-en-Bauges, 2013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