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들의 디자인 미학

2014-03-04     자크 드니<예술평론가>

 

가로세로 7인치에 짧지만 강렬한 형식의 펑크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긴 EP판이다. 스튜어트 베이커는 “이 싱글앨범이 지배적 사상이라면 마땅히 표출할 경멸로 고무된 그래픽 아트의 모든 흐름을 만천하에 드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팬진 <런던스 아웃레이지>를 창간한 후 1977년부터 주간지 <사운드>의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존 세비지와 함께 이 대전(1)을 공동 집필했다. 1977년은 섹스 피스톨즈의 ‘갓 세이브 더 퀸’, 더 클래시의 ‘화이트 라이엇’, 메탈 어번의 ‘파리 마키’, 플라스틱 베르트랑의 ‘포고 포고’의 해이다. 스피커 중에서도 우수한 스피커, 그리고 말끔한 디자인에 심한 커터 자국이 있다. “제이미 레이드의 디자인은 섹스 피스톨즈의 아나키스트적 스타일을 고스란히 보여줬고, 바니 버블스는 스티프 레코드사에게 유머를, 피터 사빌은 조이 디비전에게 강렬함을 선사했다.”

1976년부터 1980년에 집중한 이 주목할 만한 책에는 디자인의 거장이 된 이름뿐만 아니라 펑크의 시초였던 십여 명은 물론, 유명한 미국의 동료(포문을 열었던 MC5의 예언자적인 ‘모터 시티 (이즈) 버닝’과 스투지스의 끔찍한 ‘리얼 쿨 타임’)도 빠짐없이 실려 있다.

글·자크 드니 Jacques Denis

번역·서희정 mysthj@gmail.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역서로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있다.

(1) John Savage & Stuart Baker, <Punk 45 The Singles Cover Art Punk 1976-1980>, Editions Soul Jazz Books, Interart 배급, 187쪽, 39유로.

souljazzrecords.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