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뫼르소에 살해된 아랍인

2014-03-04     카멜 다우

 알제리에서 알베르 카뮈의 작품은 여전히 사랑 받고 있고, 카뮈는 자랑스러운 동포로 평가 받는다. 그런데 카뮈의 열렬한 팬인 알제리인들을 불편하게 하는 등장인물이 있는데 바로 카뮈의 <이방인>에 등장하는 무명의 아랍인이다. 어느 일요일 오후, 알제리의 교외에서 해변을 산책하다가 주인공 뫼르소가 쏜 다섯 발의 총을 맞고 죽은 아랍인.

 1939년 6월 5일에서 15일까지 일간지 <알제 레퓌블리캥>에 실린 카뮈의 보고서 <카빌리의 비참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는 프랑스인들이 티지 우주 등 알제리에 만들어 놓은 근무 제도를 비판하고 있다.

 카멜 다우는 현재 소설가로서 문제를 제기한다. 1970년에 모스타가넴에서 태어난 소설가로 지중해를 거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까지 작품이 출간되었다. 일간지 <코티디앵 도랑>의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다우는 카뮈와 알제리에 관한 에세이를 썼다. 다우는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에 의해 살해당한 아랍인의 동생을 1인칭으로 등장시켜 이렇게 말하게 한다. “<이방인>의 그 장면으로 돌아가 봅시다. 그건 범죄의 이야기입니다. 저희 형인 아랍인은 그냥 살해당한 존재가 아닙니다. 뫼르소 다음으로 두 번째로 중요한 인물이지만 이름도 없고 얼굴 묘사도 없고 대사도 없죠.”

 <뫼르소, 반대 조사>의 나레이터인 아랍인 동생은 오랑의 바에 앉아 카뮈를 전공한 교수에게 뫼르소가 소설 속에서 자신의 형인 아랍인을 살해한 장면을 자신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대학교수는 <이방인>에서 무명으로 나온 아랍인의 이름을 지어 준다. 무사. 무사가 죽은 1942년 7월 이후, 동생 하룬은 해방 전쟁, 알제리의 독립, 민족해방전선의 알제리 집권을 겪었다. 하룬의 기나긴 고백을 통해 알제리의 반세기 역사가 그려진다. 소설의 문체는 섬세하다. 하룬은 뫼르소의 도플갱어라고 할 수 있다. 살면서 하룬도 뫼르소처럼 세상의 부조리.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묻지마 범죄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하룬은 뫼르소가 정확히 어떤 이유로 형을 죽였는지 알고 싶어 한다. 태양빛 때문에 죽였다는 것이 정말일까? 하룬은 의문을 제기한다. 하룬은 카데프 야신의 유명한 구절을 인용한다. “프랑스어는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전리품이다.”

 글 ․ 세바스앵 라파크 Sébastien Lapaque

 번역 ․ 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번역서로는 <지극히 적게>(201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