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끈질긴 투쟁
장 피에르 뒤레와 앙드레 상타나 감독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싶지만 TV 채널과 배급 회사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빈곤에 시달리는 프랑스에서도 이런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들이 TV에 자주 방영되지 않는다. 뒤레와 상타나는 피에르 부르디외의 세계의 빈곤을 영화로 제작(1)하는 데 성공했다.
뒤레와 상타나는 “그냥 살아가기만 하는 것이 버겁기만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대로 울 수도 없죠. 울면 더 비참해지니까요”라고 말하는 빈곤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스크린에 담았다. 또한 뒤레와 상타나는 프랑스 대중 구제협회에서 일하는 두 자원봉사자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기도 했다. “사람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이 흔해지면 이제 남은 것은 사회의 비참함이죠.”
한편, 로랑 아스 역시 프랑스의 어두운 부분을 필름에 담았다. 프랑스 도보 여행을 하며 피레네 산맥에서 북해까지 일직선으로 횡단하는 모험에 나서게 되고 이를 필름에 담았다. <행복…약속의 땅>(2)이라는 제목의 이 필름은 단순히 도보여행 과정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아스가 프랑스를 다니며 직접 목격한 프랑스 사회의 비참한 상황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아스는 공장에서 일하는 것 자체는 좋지만 지금과 같은 열악한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 싫다는 노동자 커플, 생활은 가난하지만 자연 풍경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는 귀농인, 아무리 문제가 많아도 조국 프랑스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젊은이 등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들을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이를 보여준다.
프레데릭 프레스만의 <정원으로 된 세상>(3)은 파리 벨빌 공원의 일상을 1년 동안 관찰한 작품으로 로랑 아스의 필름과도 통한다. 프레스만의 필름 역시 프랑스의 다양한 서민들의 모습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벨빌 공원은 도시 재개발 계획에 따라 탄생했으나 이로 인해 빌랭 거리 같이 서민들이 살던 파리의 지역들이 철거되어 사라졌다. 주민들이 항의했으나 소용은 없었다. 프레스만은 동네에 다시 영혼을 불어 넣기 위해 꽃과 나무를 가꾸는 정원사 제라르의 이야기도 필름에 담았다. 서민들을 없는 자라고 함부로 대하는 정치인들에게 교훈을 주는 작품이다.
(1) Jean-Pierre Duret, Andréa Santana, <투쟁하다>(Se battre, 2013), 2014년 3월 5일 개봉.
(2) Laurent Hasse, <행복…약속의 땅>(Le Bonheur…Terre promise, 2011), 2012년 12월 26일 개봉.
(3) Frédérique Pressmann, <정원으로 된 세상>(Le monde en un jardin), 2014년 1월 22일 개봉.
글·필립 페르송 Philippe Person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번역서로는 <지극히 적게>(201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