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자들을 위한 샴페인

<안녕,자정> 장 리스

2014-06-03     마리 노엘 리오

1927년, 장 리스는 서른일곱 살에 첫 책 <좌안>을 발표했다. 장 리스(1890~1979)는 대영제국이 물러나던 도미니크 섬에서 태어났다. 댄서였다가 세 번의 불행한 결혼, 알코올, 밀수 등으로 얽힌 삶을 살았다. 리스는 소설 작품에서 내면의 방황,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시절을 그렸다.

1939년도에 집필한 <안녕, 자정>은 리스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서문은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친구로, 헤밍웨이의 <파리는 축제다>에서 등장인물로 나왔던 포드 매독스가 집필했다.

 주인공인 영국 여성 사샤 잰슨은 런던에서 가식적이면서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누군가 돈을 약간 빌려주어 사샤가 파리 몽파르나스로 돌아오도록 했다. 과거 사샤는 아주 어린 나이에 몽파르나스로 와서 매력적인 네덜란드 남자와 결혼했지만 버림받은 적이 있었다.

1920년대에 사샤는 자유롭지만 빈털터리의 삶을 살았다. 여러 애인을 두어 출산을 했지만 사산하고 말았다. 현재 사샤는 어느 남자가 예전에 선물로 준 모피 외투를 걸치고 있다. 술로 세월을 보낸 사샤는 나이에 비해 외모는 50대처럼 보인다. 사샤는 예전 추억과 악몽이 깃든 곳으로 다시 왔고 다시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이젠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믿지는 않으면서도.

 사샤는 한창 잘 나가던 젊은 시절이나 지금이나 예민하고 여리다. 술이 얼큰히 취한 사샤는 모자와 그림을 사고 재미있는 사람을 만난다. 그렇게 만난 사람 중 한 명이 지골로(남창)이다. 그는 사샤가 입은 모피 외투를 보고 돈 좀 있는 여자라 생각해 접근했다.

이 소설은 감성적이고 나르시스적 느낌이 나는 멜로드라마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문학적인 교훈을 준다. 차가울 정도의 객관적인 묘사와 활기찬 감성은 작가 자신의 인생을 반영하고 시니컬하지만 서정적인 단어는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묘사한다. 리스는 이 소설에서 불안과 절망을 우아하게 그린다. 자기 자신을 잃는 것에 대해 그린 작품이다. 거울을 내밀어 독자가 이 거울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분명히 알아차리게 하는 소설 기법 면에서 리스는 독특한 작가이다.

 글·마리 노엘 리오 MARIE-NOËL RIO

 번역· 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졸. 번역서로는 <이렇게 될 줄 몰랐어>(20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