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인구 많을수록 교통사고율 낮아
마르틴 오브리 전 릴르 시장은 새로운 자전거 셀프서비스 제도를 소개했지만 자전거에 올라 달라고 부탁한 사진 기자들에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아, 싫습니다, 웃기잖아요!” 정치 결정자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는 친근한 수단으로 생각하지만, 나는 싫고 다른 사람들이 타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여가활동을 위해 가끔 타는 것으로 생각하지 매일 타는 교통수단으로 보지는 않는 것이다.
저널리스트이자 블로거인 올리비에 라즈몽(1)은 오히려 지금은 자전거가 일상에서 다시 중요한 이동 수단이 되었다는 주장을 한다. 지난 3월에 당선된 일부 시장들(티옹빌, 포, 베튄)은 자전거 전용도로 혹은 인도를 없애며 자동차의 귀환을 옹호하지만 자전거는 신체와 도시의 건강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예산과 돈독한 사회관계를 위해서도 이롭다.
그런데 자전거가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데도 왜 프랑스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비율이 3%에 지나지 않을까? 네덜란드, 헝가리, 덴마크에 비하면 그 비율이 10배 정도가 적다. 경제학자 프레데릭 에랑(2)은 유럽의 교통수단 역사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19세기에 자전거가 등장하고 자전거의 사용법이 쉬워지자 전례 없는 자유로운 이동시대가 열렸다. 이는 여성의 해방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자전거는 1930년대에 잘 나가다가 영광의 30년이 지나면서 여기저기서 인기가 시들해졌고 이 같은 현상은 1970년대 중반까지 계속되었다.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플랑드르, 독일어권 스위스, 북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은 전후 자전거의 몰락을 막고 자전거를 장기간 부흥시키는 데 성공했다. 반면, 프랑스, 영국, 스페인 같은 나라들은 자전거 사용이 줄어들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자전거의 인기가 시들게 된 것은 오토바이의 인기 때문이다. 법의 규제가 심하지 않아(나이, 헬멧 착용, 속도 등) 사고가 많이 발생해도 오토바이는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인프라가 자동차에 맞게 형성된 도시에서는 자전거가 다시 인기를 끌기는 힘들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자동차 중심의 도로법과 교통 플랜을 준수하기 힘들어 한다.’ 에랑의 글이다. 지역 위원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세우는 정책에만 그친다. 이런 자전거길의 경우, 위험한 교차로나 정비가 안 된 도로에 마련된 ‘무늬만 자전거 전용도로’여서 정작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사용할 수가 없다.
에랑은 통행 속도와 주차를 제한해 자동차 이용을 줄여야만 한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북유럽에서는 효과를 거두었다. 베를린에서 자전거 이용은 20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 뮌스터에서는 자전거의 이용인구(38%)가 자동차(36%)보다 높다. 코펜하겐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1991년과 2005년 사이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 4배로 늘어났다. 자전거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는 비율은 이미 35%다. 코펜하겐은 2020년이 되면 자전거 이용인구가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자전거 이용자들과의 긴밀한 협의로 여러 혁신적인 방안이 마련되었다. 1970년대부터 적극적인 자전거 정책을 보여준 덴마크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며 자전거 이용률을 높였다. 자전거 타는 사람 혹은 도보자가 많을수록 사고를 당하는 일이 줄어든다.
글‧필립 데캉 Philippe Descamps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번역서로는 <프랑스 엄마처럼>(2014) 등이 있다.
(1) Olivier Razemon, <페달의 권력>, Editins Rue de l’échiquier, 파리, 2014년
(2) Frédéric Héran, <자전거의 귀환>, La Découverte, 파리, 20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