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치 토론 현장

2014-08-27     마르틴 뷜라르

서구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중국 내에서 정치 토론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면?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 언론의 조명을 받는 야당인사들뿐만 아니라 많은 지식인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면? 저자 에밀리 프랑키엘(1)의 결론이다. 프랑키엘은 중국 정치 토론 현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물론 프랑키엘은 중국 내에서 정치 토론이 허심탄회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서구식 민주주의 제도의 도입을 주장한 사회운동가 류샤보의 구금이 좋은 예다. 그러나 프랑키엘은 야당 인사와 지식인에 대한 대우가 다르다고 강조한다. 야당 인사들은 탄압을 받지만 지식인들은 어느 정도 관용적인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프랑키엘의 책은 정치 전문가인 대학교수 2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로 시작한다. 대학교수마다 어느 정도의 수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각종 전략을 사용한다. 검열을 피하기 위해 홍콩이나 해외에서 저서가 출간되는 것을 선호하는 교수들도 있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적지 않은 채 중국에서 출간되는 것을 택하는 교수들도 있다. 학술적인 토론을 선호하는 교수들도 있고 권력과 대화를 시도하며 조언을 하려는 교수들도 있다. 사회에 기대하는 교수들도 있다. 교수들 모두 중국 공산당과 해외 후원자 측의 비위를 모두 맞추어야 한다. 중국 공산당은 대학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협회, 기관, NGO 같은 해외 후원자 측은 연구 주제를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키엘은 또한 이들 엘리트층이 걸어온 길을 조명한다. 1979년 중국 개방 이후 나타난 여러 사상에서부터, 2000년대 들어 불평등 등 중국의 현안에 대한 지식인층의 자각을 다룬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1당 독재 시스템을 전면 거부하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는다.

모두가 추구하는 것은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 중국의 모델이다. 대신 해결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경제와 정치면에서 서구식 시스템에서 필요한 부분을 차용하자고 주장하는 연구자들이 있고 중국 현지에 맞는 실험과 개혁을 통해 점진적인 민주주의 이론을 세우는 연구가들도 있다. 시민의식과 참여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연구가들도 있다. 민주주의는 중국에서 터부시되기는커녕 관심 있는 토론 주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토론은 중국을 넘어 다른 곳의 관심을 받을 만하다. 장 피에르 카베스탕의 저서(2)는 정치 시스템 자체를 비판하며 중국 공산당의 구조, 작용방식, 군 등 프랑스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중국 정치 시스템을 잘 다룬 참고도서로 평가 받는다.

카베스탕은 지도층의 변화 능력, 정치, 경제, 지식 엘리트층 사이의 합의를 강조할 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에서 감지되는 긴장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룬다. ‘민주화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실패해 오히려 권위적인 체제가 굳건해지거나 이집트나 러시아처럼 준권위적인 체제가 굳건해질 수 있다. 카베스탕은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마르틴 뷜라브 Martine Bulard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1) Emilie Frenkiel, <Parler politique en Chine(중국에서 정치를 말하다)>, Presses universitaires de Frence, 파리, 2014년

(2) Jean-Pierre Cabestan, <Le Système poltique Chinois(중국의 정치 시스템)>, Press de Sciences Po, 파리, 20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