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자유로운 목소리

2014-10-30     알랭 빅키

아프리카의 음악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감성적인 책 두 권이 나왔다. 하나는 세네갈 남단에 위치한 나라 기네비사우의 대표그룹인 슈퍼 마마 좀보에 관한 소설(1)이다. 다른 하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가장 극적인 인생을 살다가 2004년 39세 나이로 요절한 가수 브렌다 파시에를 추모하는 에세이다.(2)

슈퍼 마마 좀보 그룹은 국가 해방전쟁의 전투원들이 간직하고 싶어 하는 정신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기네비사우가 1974년에 독립하자 음악가들은 루이 카브랄 대통령과의 모임에서 음악을 연주했다. 가수 둘세 네베의 성공처럼 모든 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프랑스의 젊은 작가 실뱅 프뤼돔은 네베의 죽음에 대해 다루고 네베의 애인 쿠토를 가상의 인물로 등장시킨다. 책에서 쿠토는 항독 지하 운동가였다가 기타리스트가 된 것으로 나온다. 프뤼돔은 소설가라는 위치를 한껏 살려 감동적인 엘레지를 써낸다.

2012년 4월 오후, 군사 쿠데타가 대통령 제2차 선거를 방해하기 얼마 전, 쿠토는 30년의 추억을 생각하고 있었다. 쿠토는 나이든 음악가가 되어 있었다. 저항운동을 하던 시절, 음반이 첫 성공을 거두던 시절, 형제의 나라들에 위치한 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던 시절, 몰락과 재기의 순간 등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었다. 프뤼돔은 다양한 배경을 등장시키며 매력적인 소설을 써 갔다. 가수 둘세의 죽음은 한때 열정을 불태웠다가 나이가 들어 체념하며 살고 있는 쿠토에게 다시 삶의 열정을 불태워주는 계기가 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미래는?

한편, 브레나 파시에를 다룬 에세이는 199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흑인구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며 희망을 품은 파시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슬아슬할 정도로 섹시한 파시에는 마치 임팔라 떼 사이에 있는 암사자처럼 뮤지션들을 이끌고 있다. 당시 파시에의 나이는 20세에 불과했다. 디스코 펑크 스타일의 곡 <I’m not your weekend special>은 남아공의 곡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차트 100위 안에 들었다. 이 곡으로 파시에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보수적인 틀에서 모든 세대의 흑인 관객들을 해방시켜주는 일을 해냈다. 록 음악 비평가 봉가니 마동도의 외침을 생각나게 한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 부모와 같지 않다. 우리는 더 이상 순종적인 흑인이 아니다.” 20년 동안 파시에는 양성애 성향을 드러냈고 유명한 마약중독자였으며 몰락과 재기의 순간을 반복했다. 성대한 결혼식과 초라한 이혼의 대조적인 삶을 보여주었고, 부유한 동네와 게토를 오가면서 콘서트와 논란을 일으킨 인터뷰로 유명세를 타는 등 극적인 인생을 살았다. 그러면서도 파시에는 영어와 줄루어로 노래를 부르며 점점 더 폭 넓은 팬들을 확보했다.

파시에는 죽음을 앞두고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침상을 지켜주었다. 그녀는 참여파 아티스트는 아니었지만 남아공 여성을 짓누르는 관습에서 벗어나 순응주의를 거부하는 태도로 동시대인 중에서도 정치적인 아티스트로 꼽혔다. 이 때문에 남아공 백인정권의 인종차별정책에 저항했던 휴 마세켈라(남아공의 재즈 거장-편주)가 파시에를 위해 이 책의 서문에 감동적인 글을 썼다.

 

글‧알랭 빅키 Alain Vicky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번역서로는 <프랑스 엄마처럼>(2014) 등이 있다.

 

(1) Sylvain Prudhomme, <위대한 사람들>, Gallimard, 파리, 2014년

(2) Bongani Madondo, <I'm not your weekend special>, Picador Africa, 케이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