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권력에 맞서지 않으면 내부 공모자가 되는 셈!

2014-12-29     에드워드 스노든

 

부당한 권력에 맞서지 않으면 내부 공모자가 되는 셈!

 

망명지에서 만난 에드워드 스노든의 직격 인터뷰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행위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최근 미국의 진보 주간지 <더 네이션>의 카트리나 휴벨, 스테판 코헨 두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망명지 러시아에서의 자신의 근황을 비롯, 민주주의와 정보기술의 관계, 국가권력의 탈선과 시민의식 등에 대한 소회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이 인터뷰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주요 필진들이 운영하는 웹진 <메무와 데 뤼트(Mémoire des luttes)>에 3차례로 나눠 게재된 것으로, 1,2차례는 본지 12월호에 실렸고, 이번 내용은 그 마지막 부분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전 미국 NSA 직원, 러시아 망명 중

 

-만약 당신이 면책 특권으로 내일 당장 집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이 당신의 의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 내 생각은, 기술차원의 개혁에 집중하는 것이다. ‘www’의 창시자인 팀 베르너스 리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는 둘 다 우리 세대가 일종의 인터넷 대헌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는 ‘디지털 권리’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싶었다. 우리 세대가 어떠한 가치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힘써야 하는가를 밝히고 싶은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미국에서 정치적 개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감시와 사생활 보호에 있어서 역사상 세계 최고의 개혁을 공표한다고 해도, 이는 국제적 차원에서 어떠한 영향력도 갖지 못할 것이다. 중국은 물론이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각국에 관련 자국법이 있고, 이 때문에 미국의 개혁을 인정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변화는 없을 것이다. 헌데 누군가가 기술 시스템을 개혁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 개발이 당신이 생각하는 ‘전환’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정치적 행위가 아닌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나에겐 정치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나만의 우회적 방식이 있다. 나는 거대 권력에 직접적으로 대항할 수 없다. 그들의 영역에서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정치적 영향력도 더 크고, 돈도 더 많고, 미디어에도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대중운동 없이는 효과적으로 그들 권력에 맞설 수 없다. 그러나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에서도 보았듯이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연결끈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긴장이 고조되는 한, 사람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저항운동에 가담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

 

-당신은 애국심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내부 고발자’이다. 사람들이 당신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면 좋겠는가?

“나에게 있어서 애국심이란, 누군가가 국가의 이름으로 박차고 일어나서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이것은 정부를 위해서 행동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둘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당신이 집권당의 누군가 혹은 그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해서 애국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당신 국가의 국민들, 공동체, 당신의 가족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행동할 때, 애국자라 할 수 있다. 때로는 어려운 선택, 당신 개인의 이익에 반하는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사람들은 내가 기밀유지 맹세를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완전한 착각이다. 정보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기밀유지 맹세를 하지 않는다. 정보국에서는, 당신이 국가기밀을 발설할 경우에는 고소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표준서식 312’에 서명할 것을 요구한다. 가장 흔히 있는 일이다. 이를 어겨서 감옥에 갈 수도 있다. 물론 맹세를 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이는 일종의 ‘봉사’ 맹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정보국을 위한 맹세가 아니라 헌법의 실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맹세이다. 이를 통해 외부 및 내부의 적으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맹세를 하게 되는 것이다.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누구든지 맹세를 할 의무가 있다. 아무튼 내가 한 맹세도 바로 이 맹세이다. 한편으로, 누군가를 ‘내부 고발자’라고 비난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피해를 입힌다. 우리 모두를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영웅정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대니얼 엘즈버그(미국의 전략연구가이자 평화운동가로 1971년 미국의 베트남전쟁 개입 과정에 관한 국방성의 비밀문서를 폭로함으로써 반전(反戰) 여론을 호소했다)를 ‘영웅’이라고 하는 것, 그 외에 큰 희생을 치른 다른 모든 사람들을 ‘영웅’이라고 하는 것은, 그들을 그들이 완수한 ‘시민적 의무’에서 구분시켜 버리고, 이는 우리 즉, ‘영웅’이 아닌 우리들에게서 시민적 의무를 면제시키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대 범법행위에 연루되어 있으며, 부당하게 권력을 이용하고, 헌법을 심각하게 어겼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이를 지적하고 말하는 시민적 의무 말이다. 우리는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공범자가 된다.”

 

-혹시, 학교에서, 가장 저학년부터 헌법 수호 의무에 대한 수업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부모의 몫이라고도 생각한다. 헌법 수호가 당신의 신조임을, 헌법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헌법 자체를 믿지 않게 된다. 내 부모와 가까운 친척들 대부분이 연방정부를 위해 일했다. 가끔 오해를 사는 것은, 내가 시스템을 전복시키기 위해 투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단지 사회가 시스템을 바꿀 것인지 결정을 내리는 데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길 원했다.”

 

-당신은 대의 정치의 가능성을 믿는가?

“오늘날 대의 정치가 작동하는 방식은 많은 위험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대의 정치는 책무가 의무화될 때에만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후보자들을 선거공약을 내걸고 선거에 나오지만, 당선 후 즉시 공약을 부정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과 관타나모 수용소 문제, 감시 프로그램, 부시 정부의 범죄 조사의 경우를 들 수 있다. 강력하게 피력한 선거공약 중 많은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다. 나는 대선 이전에 정보를 공개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했을 때, 진지하고 진심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민주적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싶었다.”

 

-당신의 개인적 폭로가 다른 사람들에게 혹시 어떠한 피해나 좌절감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첼시 매닝은 35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난 아직 자유의 몸이다. 나는 언제든지 뉴욕에 있는 ACLU(미국자유인권협회)와 이야기할 수 있다. 토론에 참여하고 개혁을 위한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만약 정부가 국가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은 반대 운동을 이유로 시민들을 과중하게 처벌하면 사법체계뿐만 아니라 정부 자체의 정당성까지 불법화하게 될 위험이 있다. 공익을 위한 정치적 행위를 이유로 한 사람을 법정 소환할 경우, 이는 공익을 동기로 한 자기변호의 가능성을 차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그들이 나를 비난하는 모든 내용들은 내가 공익의 논리로 나를 방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해 버렸다.

정부는 개인이 정보국이 저지른 비난받아야 마땅할 행위를 알게 되었을 경우, 관련 당국에 호소하여 문제를 바로잡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니얼 엘스버그의 경우로 돌아가 보자. 정부가 국가안보 피해를 내세울 수 없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어떤 경우에서도 피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소송 중에도 정부는 기밀정보 폭로로 특정한 피해가 있었다고 주장하지 못했다. 엘스버그를 향한 불리한 증언들은 정부의 진정한 우려가 아닌 당혹감에 의한 반응이었다. 폭로로 인한 실제 피해가 정말 있었다면 정부는 피해 증거를 일일이 밝혔을 것이다. 내가 NSA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폭로한 지 1년이 지났고, 의회에서 몇 시간이나 증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밝히길 원하는 익명의 책임자들이 보낸 엄청난 양의 제보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책임자도, 단 한 명의 정부 측 대표도 나의 폭로로 인한 개인적 피해를 밝혀내지 못했다. 당시 NSA 국장 키스 알렉산더가 폭로가 미국에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단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키스 알렉산더가 이렇게 피해를 단언한 뒤, 몇 달 후에 부임한 신임 국장 마이클 로저스는 무엇을 파국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기까지 했다. 결국 심각하다 할 만한 것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명백한 ‘무혐의’로 보았을 때, 미국에서 누군가 당신을 공정한 재판에 세웠더라면 그 재판은 당신이 주장하는 모든 원칙을 지지하고 변호할 수 있는 역사적으로도 드문 좋은 기회였을 것 같다.

“나는 전 세계 최고 변호사들에게 나의 무죄를 호소했다. (법리적으로 볼 때) 나는 본국으로 인도될 수 없다. 이것이 폭로 직후 내가 홍콩에 있었을 때 미국 정부가 언짢아했던 진짜 이유이다. 내가 본국에 인도될 수 있는 유일한 경우는, 내 변호사에 따르면, ‘정부조치는 법에 우선한다’라는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이다. 법적 차원에서, 나를 상대로 한 모든 고소를 합치면, 간첩 관련법을 적용하여, 정치 범죄가 되고도 남는다. 정치 범죄란 개인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와 달리 국가를 상대로 한 범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살인자는 한 사람을 죽인 것이고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피해를 입은 것이기 때문에 정치범이라 할 수 없다. 법적으로, 국가에 피해를 입힌 정치범은 본국으로 인도될 수 없다.”

 

-공정한 재판을 보장받는다면, 미국에 갈 생각이 있는가?

“(웃음) 나를 믿어 달라. 그러한 보장은 있을 수 없다. 미국 행정부가 내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러시아에 있게 되었는지 잊어버렸다. 미국 정부는 내가 홍콩을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나를 러시아에 있게 하려고 내 여권을 취소해 버렸다. 미국의 정치적 분위기로 볼 때 나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공격이었다.”

 

-비교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당신을 보면 구소련 반체제 핵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얼핏 떠올리게 된다.

“그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인물인지는 모른다.”

 

-핵물리학자로 구소련 핵폭탄 공동개발자이다. 자신이 만든 폭탄이 미칠 영향을 걱정한 사하로프는 정부정책에 반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반체제 인사’라는 말을 쓰는 것을 원치 않았다. 사하로프는 당신처럼 “첫 번째로, 소비에트 헌법은 내가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나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두 번째로, 소비에트 정부는 헌법을 위반했는데, 소비에트 국민은 정부가 헌법의 이름으로 무엇을 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웃음) 아, 그 이야기는 알고 있다. 사하로프는 정부를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었고, 만들고 난 후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빌 비니(NSA 폭로자)와 내가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빌은 ‘틴 트레드(Thin Thread)’라는 NSA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것은 대량 감시에 대한 비판을 덜기 위해 암호화 장치를 이용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어찌 되었든 대량감시가 불법이고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빌의 생각은, 대상이 누구든 상관없이 그 사람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면서 수집 즉시 정보를 암호화시켜서 아무도 그 정보를 읽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법원만이 정보국 책임자에게 암호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와 정보는 생성될 때 수집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필요할 때 쓸 수 없게 된다는 주장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NSA가 원하는 것이 ‘사후 조사 가능성’이었기 때문이다. 즉, 당신이 수상한 짓을 했을 때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도록 당신의 최근 5년이 완벽하게 저장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빌이 개발하려던 프로그램이 바로 이것이다.”

 

-당신은 로버트 오펜하이머(미국 원자폭탄의 아버지)도 떠올리게 한다. 자신이 무엇인가를 개발한 후 후회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최근 누군가 말하기를, 컴퓨터 공학자들이 보기에 대량감시와 NSA 폭로의 영향력은 원자폭탄의 영향력에 비견할 만하다고 한다. 물리학자들에게 있어서 원자폭탄은 도덕적 중대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대량감시도 마찬가지이다. 정보수집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정보를 수집하는 당사자들도 도덕적 중대성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속한 기관에 실망하여 항의하는 그 많은 사람들이, 그 기관에 무언가를 해주고 자신이 해준 것이 결국에는 해로운 방향으로 이용되는 것을 본 당사자들이라는 사실은 흥미롭다.

내가 일본에서 일할 때, 천재지변이 일어날 경우 정보국의 정보를 복구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당시 나는 대량감시의 정도와 범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나는 수없이 법적문제에 부딪혔다. 후에 NSA가 러시아 통화 정보보다 미국 통화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빌어먹을!’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사람들을 위해서 만든 것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방향으로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충격은 대단하다.”

 

-이미 말했듯이 우리는 종종 이곳 러시아에 온다. 그런데 당신은 러시아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웃음) 한 마디도 하기 싫다.”

 

-왜 싫은가? 모두가 당신이 원해서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에 대한 부정적 선전이 갖는 효력, 적어도 정보력이 없거나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유권자들에게 갖는 효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면 당신들도 놀랄 것이다. 아마도 신문을 읽고 대학생들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양질의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상황을) 이해할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가 러시아에서 생을 마감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이 사람들은 (미국 정부가 내 여권을 압수해서) 타지도 못한 남미행 비행기 안의 내 좌석을 사진 찍어 트윗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게다가 여전히 내가 망명을 요청하기 위해 푸틴에게 정보를 팔았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상원위원회의 위원장이 매일 아침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보고서를 읽고 이 모든 음모와 모략이 허구임을 선언하고 난 다음에도 말이다.”

 

-아마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나고 시간이 좀 지난 후, 당신을 미국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다. 그런 희망을 갖고 있다.

“나도 그렇게 믿고 싶다. 그런데 우리는 갈 데까지 갔다. 모든 단계를 다 거쳤다. 그리고 더 이상 정보국 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리지 말자는 정치적 결정이 내려졌다. 정보기관들은 난처한 상황이 되었다. 정말로 곤란한 입장이 되었다. 폭로가 그들의 신비주의를 망쳐놓았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동안 정보국 사람들은 영화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 오사마 빈 라덴 추격을 다룬 미국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과도 같았다. 영웅이었다. 그런데 대량감시와 관련된 폭로가 그들을 일종의 ‘빅 브라더’ 스타일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로 격을 확 낮추어 버렸다.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바마 정부는 정보국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천 번의 칼부림을 당하고 죽는 것은 아닌가, 두려워하는 것 같다.”

 

-영화 이야기가 나왔는데, 로라 프로이트러스의 <시티즌포> 이외에도 당신과 관련된 영화 2~3편이 제작되고 있고 곧 개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환영이다. 나는 영화계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 유명, 명성에는 문외한이다. 누가 주연을 맡을지, 아는 바도 전혀 없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다루려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박수를 쳐주고 싶다.”

 

-당신은 이미 유명하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내가 한 것은 시민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사인해 준 것이 전부다. 아, 그리고 법원 영장에 서명했다.”

 

-아마 그럴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인지도를 어떻게 이용할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이미 유명하고, 이것을 겪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웃음) 꼼짝달싹 못하게 된 것 같다!”

 

-게다가 당신도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있다. 사람의 운은 어느 순간 갑자기 변하기도 한다.

“아, 그럼 닥칠 일이 좋은 일이기를 바라야겠다.”

 

-우리를 위해 많은 시간을 내주었다. 우리도 감사하지만 독자들도 고마워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는가?

“나의 미래가 어떨까 생각해 보면,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있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아마도 기술 분야와 정치 분야를 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요컨대, 정부에게 부족한 것은 기술이다. 기술이 우리 삶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정치계에서 일하는 사람은 많지만 기술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놀라운 것은, 실리콘 밸리의 대기업들이 워싱턴 정부와 함께 일하게 된 것이 최근의 일이라는 사실이다. 내 개인적 정치 참여에 대해 말하자면, 어떤 사람들은 내가 극단적 리버테어리언, 또는 슈퍼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기술자로서 말하자면, 나는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가 보인다. 자동화로 일자리가 점차 줄어들 것은 확실하다. 만약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최저 임금을 보장해주거나 그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다른 일자리를 주지 못하면, 사망자까지 낼 수 있는 심각하고 폭력적인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이중에 일정 부분은 사회에 재투자되어야 한다. 헤지펀드와 같은 곳에 투자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공산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좌파도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번역·김수영 ksy_french@naver.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